다양한 행정기관들 중, 백성들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 임금을 비롯한 권력기구와도 직접적인 관계를 맺었던 조선시대의 "포도청." 포도청에 대한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인식은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포도기관으로서의 "포도청"의 전문성과 역사성을 강조하고, 더 나아가, 포도청이라는 하나의 기관을 통하여, 전 조선시대를 폭넓게 볼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한다. 사회와 국가의 건전 상태를 나타내는 하나의 척도로서의 포도청을 새롭게 재조명해본 책.
출판사 서평
포도청을 통하여 조선시대 사회상을 본다는 것은 무척 흥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포도청을 통하여 조선시대를 보는 노력이 적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 책은 우선 조선시대의 경찰관서?인 포도청의 진면모를 역사적 진실에 기초해 살피면서, 나아가 이 속에서 한 시대의 사회상을 간파해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포도청은 도둑을 잡는 기관일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법을 집행하는 폭넓은 기관이기 때문에, 그것의 역할만 봐도 그 시대상을 거의 다 살필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 포도청은 백성들과 가장 밀접하게 접해 있으면서, 또한...
포도청을 통하여 조선시대 사회상을 본다는 것은 무척 흥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포도청을 통하여 조선시대를 보는 노력이 적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 책은 우선 조선시대의 경찰관서인 포도청의 진면모를 역사적 진실에 기초해 살피면서, 나아가 이 속에서 한 시대의 사회상을 간파해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포도청은 도둑을 잡는 기관일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법을 집행하는 폭넓은 기관이기 때문에, 그것의 역할만 봐도 그 시대상을 거의 다 살필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 포도청은 백성들과 가장 밀접하게 접해 있으면서, 또한 임금을 비롯한 권력기구와도 직접 연관되어 있는 기구였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포도청은 \"네 죄를 네가 알렷다\" 식의 고문이나 하는 곳으로, 포졸은 백성들의 원성만을 사는 원악 향리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일제 식민지시대를 거쳐 내려온 잘못된 인식으로서, 오늘날 경찰에 대한 부정적 요소가 거의 여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세계에서 우리 포도청만큼 오랜 역사를 가진 전문 포도기관은 없다. 1829년에야 제복을 입고 칼을 찬 근대식 경찰인 파리경찰청과 런던경찰청이 생긴 데 비해, 포도청은 그보다 300년 이전인 1500년대에 이미 설치되었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한편, 조선후기로 접어들어 범죄가 다양해지면서 그에 따라 포도청의 역할도 커진다. 포도청 등록의 그 방대한 범죄 수사기록을 보면, 절도, 강도는 물론이고 사전 주조, 인삼 밀매, 국경의 잠상행위, 밀도살 등 범죄가 뿌리내린 생생한 사회상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포도청을 매개로 한 시대의 거시적 조망은, 가깝게는 그 시대 백성들의 역동적 삶을 설명하는 동시에, 나아가 오늘의 경찰을 살아있는 역사에 기초하여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한다. 분명한 것은 포도청의 기능이 약할 때 사회는 혼란스러워지고 왕권이 쇠잔해지며, 나라를 잃을 정도로 국력이 미미해진다는 것이다. 즉, 포도청의 이미지는 그 사회, 국가의 건전 상태를 나타내는 바로미터가 된다.
실제사건인 조선 최대의 포도청 습격사건을 전개하여 글 서두의 흥미를 높이고, 법전, 실록, 포도청 등록 등의 문헌에서 해당 사항을 발췌하여 사적 고증을 거치는 한편, 권력이 미분화된 상황에서 타 기관으로부터 받는 멸시, 권세가나 양반 등 신분적 제약에서 받는 비애, 부패된 포졸로 인해 백성들로부터 얻는 비난 등 포도청의 어두운 후면도 담았다.
이 책을 통해 조선 유교사회가 안정을 추구하며 당당한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데 동참한 포도청의 존재의미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기찰에는 변언이라는 수사 은어를 사용했다. 밤이 되면 포교가 포졸에게 암호를 지시하고 각 동리의 으슥한 곳에 잠복시켰다. 포교를 민간에서는 나그네라고 불렀는데, 이 나그네는 포졸에게 암호를 주었다. 잡을 사람이 김가면 개비쇠, 이가면 화초쇠다. 박가는 등걸쇠, 조가는 쌕쌕이쇠다.
이름도 암호로 했는데, 이필원李必遠은 \"화초쇠 꼭 먼 놈\"이고, 조만근趙萬根이면 \"쌕쌕이 만 뿌리 놈\"이다. 이때 포교는 암등暗燈을 길게 늘어뜨려 거의 땅에 닿게 하고, 쇠털을 댄 미투리를 신고 발소리가 나지 않게 하고, 또 소매 속에는 쇠도리깨를 숨기고 순찰을 했다.
\"한발 더 놓아라\" 하면 속히 가자는 뜻이고, \"새벽녘이다\" 하면 단서를 잡았다는 말이 된다. 또 \"미꾸리다\" 하면 새나갔다는 말이다. \"먼 산이다\" 하면 건너가 보라는 말이고, \"우뚝 솟았다\" 하면 그 사람이 범인이 틀림없다는 말이 된다. 그러다가 범인을 발견하여 \"파리\" 하고 소리를 지르면 잠복해 있던 포졸 6명이 나오고, \"참새\" 하면 데리고온 포졸 전부가 나와서 범인을 포위하고 체포한다.
포교들이 쇠털을 댄 소리 안 나는 신을 신고 다니는 것처럼, 이번에는 도적들이 똑같은 쇠털을 붙인 미투리를 신고 도둑질을 하러 다니다가, 진짜 포교가 뒤를 밟고 있는 것을 알면 이 도둑은 동료에게 \"소리개 떴다. 병아리 숨어라\" 하고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포교와 포졸들은 암호로도 서로 의사소통을 했는데, 포교가 갓 왼편을 건드리면 멀리서 바라보던 포졸들이 잡지 말라는 신호로, 갓 오른편을 건드리면 꼭 잡아라는 뜻으로 알았다. 그리고 포교가 범인을 발견하고 확인하면, 뒤따르던 포졸들에게 손을 들어 다섯 손가락을 펴 보인다. 이것은 오라로 묶으라는 신호이다.
포졸들은 오라를 허리춤에 숨기고 다녔다. 포교의 지시를 받은 포졸들은 오라를 던져 범인을 낚아챈 뒤에 꽁꽁 묶어서 잡아갔다. 이때 포교는 늘 허리에 차고 다니는 종이광대를 범인의 얼굴에 씌워 끌고갔는데, 이것은 범인의 얼굴을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수와 같은 것이다.
눈만 보이게 구멍을 뚫은 것인데, 일제가 들어오면서 짚으로 만든 용수를 머리에 씌웠다. 포교가 이 종이용수를 잊어버리고 다닐 때가 있다. 이때 포교는 \"아차! 맨꽁무니구나\"라고 말한다. 신문할 때도 \"밥을 내라\" 하면 고문을 해서라도 불게 하라는 말이고, \"모양을 내라\" 하면 도망가지 못하도록 잔뜩 묶으라는 말이다.
\"거문고를 타라\" 하면 나무틀에 엎어놓고 고문을 하라는 것이며, \"경을 치라\" 하면 사정없이 때리라는 말이고, \"학춤을 추라\" 하면 학이 춤추듯이 두 팔을 뒤로 비틀어 매달아 고문하라는 말이다. \"대장으로 모셔라\"는 말은 칼을 씌우라는 뜻인데, 포도대장 역시 칼을 차고 있었기 때문에 허리에 차는 칼과 목에 채우는 칼이 발음이 같은 데서 온 말이다.
저자 소개
허남오
동아 대학교(법학박사), 호주 캔버라 대학 졸업. 21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현재 부산지방병무청장으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환경의 법이념을 찾아서](넥서스, 1996) [한국경찰제도사](동도원, 1998)가 있다.

목차
1. 조선최대의 포도청 습격사건
1. 목수들의 집단난동 ...13
2. 포도청 습격사건의 종말 ...19
2. 조선의 경찰기관
1. 왕조의 뿌리 ...37
2. 죄인을 잡아가두는 직수기관 ...45
3. 비직수기관 ...57
4. 지방기관 ...67
3. 포도청
1. 한성부의 치안 ...85
2. 포도청의 설치와 변천 ...88
3. 순라제도 ...106
4. 풍속교정 ...118
5. 기찰 및 신문 ..130
6. 형벌 ...144
4. 도적과 포도청
1. 조선의 범죄 ...165
2. 포도 및 장도 ...167
3. 조선의 3대 도적 ...175
4. 조선의 신종범죄 ...186
5. 형률의 개혁 ...193
5. 왕권과 포도청
1. 왕권 강화책 ...205
2. 금제 ...216
3. 포도청 등록 ...226
4. 조선 말기의 포졸 ...237
6. 경무청
1. 한말의 신경찰제도 ...277
2. 경무청 ...283
3. 경부 ...289
4. 경위원과 경무청 ...291
5. 경시청과 경찰권 상실 ...297
7. 빼앗긴 경찰권
1. 원악 포졸 ...305
2. 권력기관의 알력 ...312
3. 백성의 저항 ...320
4. 역대 포도대장과 경무사 ...329
-참고문헌 ...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