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시대이자 위조의 시대인 중세 천년을 아우르는 탁월한 중세 안내서! 독일의 저명한 역사가인 호르스트 푸어만은 중세의 삶과 죽음, 생활방식, 문서 위조, 교황선출 방식, 위대한 인물들과 권력 다툼 등을 통해 ‘중세에서 가장 중세적인 것’들을 보여준다. 중세를 제대로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신앙의 시대이자 위조의 시대인 중세 천년을 아우르는 탁월한 중세 안내서! 독일의 저명한 역사가인 호르스트 푸어만은 중세의 삶과 죽음, 생활방식, 문서 위조, 교황선출 방식, 위대한 인물들과 권력 다툼 등을 통해 ‘중세에서 가장 중세적인 것’들을 보여준다. 특히 교황선출 방식의 변화 과정이나 교회의 위조문서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 나라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적이 없는 내용이므로 중세를 제대로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 본문 소개
중세는 유물론과 자본주의적 사유로 물든 오늘날의 우리와는 다른 세계관을...
신앙의 시대이자 위조의 시대인 중세 천년을 아우르는 탁월한 중세 안내서! 독일의 저명한 역사가인 호르스트 푸어만은 중세의 삶과 죽음, 생활방식, 문서 위조, 교황선출 방식, 위대한 인물들과 권력 다툼 등을 통해 ‘중세에서 가장 중세적인 것’들을 보여준다. 특히 교황선출 방식의 변화 과정이나 교회의 위조문서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 나라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적이 없는 내용이므로 중세를 제대로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 본문 소개
중세는 유물론과 자본주의적 사유로 물든 오늘날의 우리와는 다른 세계관을 지닌 시대였다. 오늘날 우리의 눈으로 볼 때는 한없이 어리석게 보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믿는 세계와 삶의 의미, 곧 하느님 나라의 구현을 위해 자신의 삶 전체를 바쳤다. 이제 막 전체주의적인 사유체계를 벗어나 개인주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우리 한국인들에게 중세의 삶의 방식이 아름다운 것으로 여겨지기는 어렵다. 이것은 유럽 방식의 종교적 전체주의의 세계였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중세의 ‘다름’을 인정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다름을 바탕으로, 중세 사람들의 삶의 태도를 이해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자기들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매우 제한된 지식을 지닌 채, 자신들이 이해하는 한에서 헌신적인 삶을 살았다. 저자가 설명하고 있듯이 중세는 단순히 역사적 시간의 개념이 아니라 이렇듯 다른 삶의 태도를 가리키는 표현이기도 하다.
중세를 관찰하면서 발전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오늘날의 우리의 삶은 진정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 보게 된다. “오늘날 우리의 삶은 비즈니스이지만 당시의 삶은 존재였다.”는 부르크하르트의 말이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는가? 오늘 우리는 모든 일을 돈이나 개인의 명예를 위해서 하고 있지만 중세 사람들은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 하느님의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려고 애썼다. 우리 눈에 황당하게 보인다고 이런 삶의 태도를 무조건 비웃을 수 있는가? (옮긴이의 글 16~17쪽)
실제로 예를 들어 9세기 초에 기록된 프리슬란트 민간법은 어머니가 ‘몸에서 나온’ 갓난아기를 목 졸라 죽이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며 대신 다른 여자가 벌을 받으면 되었다. 하지만 아이에게 젖이나 꿀 같은 최초의 음식이 제공된 후에는 죽이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아기는 계속 상당한 위험 속에서 살았다. 많은 젖먹이들이 첫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질병이나 불결한 위생상태로 인해 희생되었다. 보통 어머니는 갓난아기를 데리고 온 가족과 함께 한 침대에서 잠을 잤으므로 작은아이들이 눌리거나 질식해서 숨지는 일이 꽤 있었다. 어쨌든 고해기록부에는 어머니가 술에 취해서라든가 술에 취한 남자들이 침대에서 구르다가 유아를 질식사시켰다는 등의 기록이 빈번하게 보인다.
또한 세례를 받은 아이와 세례를 받지 않은 아이들을 엄격하게 구분했다. 세례받지 않은 아기의 어머니는 더 큰 참회의 형벌을 받았다. 아기에게서 교회의 축복을 빼앗아 하늘나라에 가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분이 높은 여자의 경우에도 형벌이 컸다. 다른 많은 경우처럼 이 점도 ‘신분정의’가 중세를 지배했다는 단순한 비난이 타당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중세 초기에는 죽음이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적이었는지는 묻지 않았고, 동기나 상황이 아니라 형벌을 통해 행위를 용서해주었다. (제1부 인생관과 생활방식 71~72쪽)
그레고리우스 7세가 성직매매를 고집스럽게 밝혀냈다면 성직자의 독신에 대한 요구는 더욱 혁명적이었다. 당시에는 결혼한 사제들이 드물지 않았다. 11세기에 도이치-네덜란드 농부들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우니보스(Unibos)》라는 작품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마을 사제가 결혼을 해서 에버스베르크 마을에 ‘신부 사모님’의 자리를 만들었으며 사제가 죽은 다음 그녀는 자선활동을 한다는 이야기였다. 11세기 중엽에 만들어진 투르의 신도명부에는 150명 정도의 이름이 나오는데, 거기에는 주교의 딸들과 두 성직자의 아내들이 대단히 소중한 신도라고 적혀 있다.
그레고리우스 7세는 교황에 즉위하자마자 결혼한 사제들에게 적극적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하급 성직자들이 유죄판결을 받았고 그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법에 저항했다. 콘스탄츠 주교구에서만 해도 주교회의에서 3600명의 성직자들이 무리를 지어 이 결정에 반발했다. 그러자 사제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서들이 나돌았다. 그레고리우스 7세가 속인들에게 결혼한 성직자들의 미사를 피하라고 요구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한 요구는 교회 신도들에게 종교지도자들에 맞서라고 부추기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개혁은 관철되었다. 바로 이 개혁이 평신도 사이에서 강력한 지지를 얻었기 때문이다. 평신도들은 자신들의 영혼이 구원받지 못할까 걱정하여 일부는 폭력적인 수단을 써서 사제들의 엄격한 생활을 관철시키려고 했다. 결혼한 사제들의 ‘첩(아내)’들은 쫓겨나고 죄를 지은 성직자들은 린치를 당했다. 결혼하지 않은 성직자만이 은총의 일에서 안전했다. 당시 사람들은 이시도루스(Isidorus)의 알레고리 해석에 의존했다. “카엘렙스(caelebs, 결혼하지 않은)\"란 “카엘로 베아투스(caelo beatus, 하늘의 복을 받은)\"였다. 사제의 독신을 방해한 사람들은 법적으로 제재를 받았다. 사제의 처들은 첩으로 여겨졌고 사제의 자식들은 부자유스러운 노예로서 교회재산에 속했다. (제2부 중세의 위대한 인물들 137~138쪽)
오늘날의 관찰자는 교황선출에서 본질적인 요소들을 다음의 세 가지라고 꼽는다. 추기경들이 선거인단을 이루는 것, 3분의 2 이상 찬성 그리고 비밀회의 방식. 1059년에 열린 주교회의의 결정사항은 오늘날의 선거방식을 향한 첫걸음일 뿐이었다. 이 법령에서는 교황선거를 추기경들에게 일임하고 있지만 선거방식은 아직도 명백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이 법령에는 당시 로마 교회의 부주교이던 힐데브란트가 결정적으로 관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의 연구에 의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교황선출법령에 그의 서명은 들어 있지 않았다. 그가 교황으로 추대된 과정은 막 결정된 규칙에 위배되는 일이었다. 힐데브란트는 1073년에 알렉산데르 2세 교황의 장례식이 거행되는 동안 장례행렬이 ‘사슬에 묶인 성 베드로(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교회’를 지나고 있을 때 민중의 소요를 통해 교황으로 임명되었고 바로 이 교회에서 즉시 즉위식을 가졌다. “그들은 미친 사람들처럼 내게로 덤벼들었다.”고 그레고리우스 7세가 된 그는 자신의 선거공지문에 썼다. “그리고 내게는 말할 기회도 상의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그레고리우스의 추대는 새로운 선거법을 위반한 일이었다. 사흘 동안의 애도기간조차 지켜지지 않았고 추기경 협의기구는 정해진 일을 하지 못했다.(제3부 신의 대리인, 교황 229~230쪽))
많은 위조자들은 정말로 하늘을 위해 봉사했다. 최후의 만찬의 가르침, 성사, 예배식, 성서의 금식규정 등을 위한 증언들을 꾸며낸 사람은 분명히 지상의 보상을 희망하지는 않았다. 눈앞에 물질적 이익이 없는 이런 위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11세기에 이미 세례를 받은 사람에게 한 번 더 성수를 뿌리는 일을 남용으로 여기게 되었을 때, 정확하게 때를 맞추어서(물론 위조된) 초대교회 교황 클레멘스 1세(ClemensⅠ, 88년경∼97년경 재위)의 편지 한 통이 나타났다. 이 편지는 이런 일을 금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널리 주목받았고, 이 텍스트는 여러 곳에서 계속 변조되었다. 위조문서들은 성직자 규정에 영향을 미쳤다. 일요일을 신성

중세는 유물론과 자본주의적 사유로 물든 오늘날의 우리와는 다른 세계관을 지닌 시대였다. 오늘날 우리의 눈으로 볼 때는 한없이 어리석게 보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믿는 세계와 삶의 의미, 곧 하느님 나라의 구현을 위해 자신의 삶 전체를 바쳤다. 이제 막 전체주의적인 사유체계를 벗어나 개인주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우리 한국인들에게 중세의 삶의 방식이 아름다운 것으로 여겨지기는 어렵다. 이것은 유럽 방식의 종교적 전체주의의 세계였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중세의 ‘다름’을 인정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다름을 바탕으로, 중세 사람들의 삶의 태도를 이해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자기들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매우 제한된 지식을 지닌 채, 자신들이 이해하는 한에서 헌신적인 삶을 살았다. 저자가 설명하고 있듯이 중세는 단순히 역사적 시간의 개념이 아니라 이렇듯 다른 삶의 태도를 가리키는 표현이기도 하다.
중세를 관찰하면서 발전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오늘날의 우리의 삶은 진정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 보게 된다. “오늘날 우리의 삶은 비즈니스이지만 당시의 삶은 존재였다.”는 부르크하르트의 말이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는가? 오늘 우리는 모든 일을 돈이나 개인의 명예를 위해서 하고 있지만 중세 사람들은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 하느님의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려고 애썼다. 우리 눈에 황당하게 보인다고 이런 삶의 태도를 무조건 비웃을 수 있는가? (옮긴이의 글 16~17쪽)

실제로 예를 들어 9세기 초에 기록된 프리슬란트 민간법은 어머니가 ‘몸에서 나온’ 갓난아기를 목 졸라 죽이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며 대신 다른 여자가 벌을 받으면 되었다. 하지만 아이에게 젖이나 꿀 같은 최초의 음식이 제공된 후에는 죽이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아기는 계속 상당한 위험 속에서 살았다. 많은 젖먹이들이 첫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질병이나 불결한 위생상태로 인해 희생되었다. 보통 어머니는 갓난아기를 데리고 온 가족과 함께 한 침대에서 잠을 잤으므로 작은아이들이 눌리거나 질식해서 숨지는 일이 꽤 있었다. 어쨌든 고해기록부에는 어머니가 술에 취해서라든가 술에 취한 남자들이 침대에서 구르다가 유아를 질식사시켰다는 등의 기록이 빈번하게 보인다.
또한 세례를 받은 아이와 세례를 받지 않은 아이들을 엄격하게 구분했다. 세례받지 않은 아기의 어머니는 더 큰 참회의 형벌을 받았다. 아기에게서 교회의 축복을 빼앗아 하늘나라에 가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분이 높은 여자의 경우에도 형벌이 컸다. 다른 많은 경우처럼 이 점도 ‘신분정의’가 중세를 지배했다는 단순한 비난이 타당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중세 초기에는 죽음이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적이었는지는 묻지 않았고, 동기나 상황이 아니라 형벌을 통해 행위를 용서해주었다. (제1부 인생관과 생활방식 71~72쪽)

목차
옮긴이의 글_천년의 역사, 중세를 찾아가는 길
머리말_내 이웃과 친구들을 위한 중세 안내서
제1부 인생관과 생활방식
중세를 이루는 중세적인 것들
중세의 삶과 죽음
기사들의 생활
제2부 중세의 위대한? 인물들
중세의 신화가 된 카를 대제
시대를 앞서간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
사자공작 하인리히
제3부 신의 대리인, 교황
중세의 지상권력자는 누구인가
교황은 어떻게 선출되었는가
교황의 성스러움에 관하여
세계공의회의 역할과 역사적 토대
제4부 위조의 시대
위조가 공인된 시대
신의 영역에서는 위조도 진리이다
원전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
제5부 중세의 축제와 법률
축제의 역사적 의미
역사가가 법을 말해도 되는가
중세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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