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여는 순간 독자 여러분은 한 인문학자가 40년이 넘는 세월에 걸쳐 재구성한 '지식의 공화국' 국경 안으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역자 후기 중에서>. 이 책은 지식인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 인류에 존재하는 제도들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 간다. 더불어 여성의 지식, 남성의 지식, 신분에 대한 지식 등 다양한 종류의 지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을 수 있다.
출판사 서평
“지식의 탄생과 흐름, 분류, 판매, 소비, 상품화, 그리고 지식인들의 정체를 추적한 노老학자의 연구 !”
“체계화된 정보에서 산파술, 천 짜기, 사냥과 요리까지, 이 모두가 지식의 경계 안에 자리한?다 ! ”
“국경이라는 경계를 초월해 지식인들이 살던 지식의 공화국에 대한 연구 !”
《지식: 그 탄생과 유통에 대한 모든 지식》은 지식의 탄생과 흐름은 어떠했는가, 지식인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 인류의 지적 혁신을 촉진하거나 가로막았던 제도들은 무엇이 있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 또한 독자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
“지식의 탄생과 흐름, 분류, 판매, 소비, 상품화, 그리고 지식인들의 정체를 추적한 노老학자의 연구 !”
“체계화된 정보에서 산파술, 천 짜기, 사냥과 요리까지, 이 모두가 지식의 경계 안에 자리한다 ! ”
“국경이라는 경계를 초월해 지식인들이 살던 지식의 공화국에 대한 연구 !”
《지식: 그 탄생과 유통에 대한 모든 지식》은 지식의 탄생과 흐름은 어떠했는가, 지식인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 인류의 지적 혁신을 촉진하거나 가로막았던 제도들은 무엇이 있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 또한 독자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지식의 의미를 다룬다.
이 책은 다양한 종류의 지식들에 주목하고 있다. 활자화된 학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인쇄술의 발명과 지식의 ‘폭발’까지 폭넓은 범위를 넘나들며 남성의 지식과 여성의 지식, 이론적 지식과 실용적 지식, 신분이 높은 사람들의 지식과 낮은 사람들의 지식, 유럽인들의 지식과 비유럽인들의 지식 등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식’이란 무엇인가
보통 현대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지식의 개념은, ‘날 것’인 ‘정보’와 달리 ‘익힌 것’, 즉 사고과정을 거쳐 분석 또는 체계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 피터 버크는 기존의 ‘지식’을 넘어 주술이나 마법, 천사나 악마에 대한 것들까지 지식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는 지식의 범위를 추적하기 위해 인쇄술의 창안으로 인해 ‘지식의 폭발’이 일어났던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 출판된 텍스트들을 기본 자료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고 또 문자화된 지식만을 다루고 있는 것도 아니다. 문자중심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도, 삽화 등도 책의 내용에 포함시켰다.(지도는 지식의 이동에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한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과연 지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요리, 천 짜기, 사냥, 경작, 산파술까지도 지식의 경계 안에 자리한다.(28～31쪽) 피터 버크는 지식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이제 모든 문화에는 복수의 ‘지식들’이 존재한다는 점, 또 사회사는 사회학처럼 ‘한 사회 안에서 지식으로 인정받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31쪽)
‘지식인’, 그들은 누구인가?
사회학자 카를 만하임은 지식인들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인텔리겐치아’로, ‘어디에도 뿌리를 박지 않고, 상대적으로 계급에서 자유로운 집단’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지식인들은 지식의 ‘발견자, 생산자, 전파자’들이라고 알려져 있다.(41쪽) 당연히 중세 지식인들의 모습은 오늘날과는 매우 다르다. 중세시대 대학교수와 학생들은 대부분 성직자이자 수도회 소속이었다. 특히 교수들은 철학자나 신학자로 불리던 사람으로 스스로를 ‘학식 있는 사람’, ‘학자’, ‘스승’, ‘예지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불렀다.(46～47쪽)
1600년을 전후해 유럽의 학자들 사이에서는 지식인의 분화 과정이 시작된다. 자신들을 ‘저술가’나 ‘작가’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집단이 출현하는가 하면, ‘정보 중개인’이나 ‘지식 관리자’라고 부를 수 있는 집단도 등장한다. 이때 ‘정보 중개인’은 다른 곳에 있는 학자들끼리 교제할 수 있는 역할을 하였고, ‘지식 관리자’는 자료 수집뿐만 아니라 체계화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었다. 대표적인 정보 중개인으로 도서관의 사서를 들 수 있다. 학자이기도 했던 이들은 동료 학자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소개하는 역할에 충실했다.(53～56쪽)
오늘날과 같은 지식인들의 출현은 19세기의 급진적 인텔리겐치아의 후예들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인텔리겐치아’라는 말은 학식은 있으나 관료제도 안으로 들어갈 생각이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한다. 19세기 말에는 ‘지식인 선언’이 처음 등장하기도 했다. ‘드레퓌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지식인들은 드레퓌스 대위를 옹호하는〈지식인 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을 근거로 지식인들이 19세기 말에 등장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물론 자크 르 고프 같은 역사가는 지식인이 중세 때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오늘날에는 지식인을 시대의 선각자나 고귀한 인품을 가진 이들로 생각한다. 그러나 근대 유럽 지식인들의 위상은 지금과는 달랐다. 15세기 말 이탈리아의 한 인문주의자가 동료에게 보낸 편지에서 늘어놓은 넋두리를 보자. “얼마 전까지도 군주들과 어울렸던 내가 무슨 나쁜 운세 때문인지 지금은 학교를 연 신세가 되었다네.” 일부 유명한 교수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학교 교사들의 보수가 낮았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당시 지식인들의 이런 푸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47쪽)
그리고 이 책은 16세기부터 18세기의 유럽에서 여성 지식인이 없었을 거라는 일반적인 짐작이 편견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당시 여성 지식인의 존재를 여러 가지 흔적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지식을 설명하기 위해 이 직종에서는 처음으로 펜을 든 여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파리의 산파産婆 루이즈 부르주아는 1609년 《다양한 경험》이라는 책을 펴냈다.(32쪽) 크리스틴 드 피상은 15세기에 《여성의 도시》라는 책을 썼고, 마리 르 자드 구르네는 몽테뉴의 《에세》를 편집했으며 남녀평등에 관한 논문을 쓰기도 했다. 이와 같은 여성 지식인들을 18세기 말 무렵에는 ‘블루스타킹bluestocking'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이 남성 지식인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지위를 차지한 것은 절대 아니다. 여성이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으며 (남성)인문주의자들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면 사정없이 내몰리고 말았다.(44쪽) 여성 지식인들은 중심에 다가가지 못한 채 주변인으로 서성일 뿐이었다.
지식인들의 공동체, ‘지식의 공화국’: 수도원, 대학, 도서관에서 여인숙, 이발소, 커피하우스까지
근대 초 지식인들은 지식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가상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다. 저자 피터 버크는 이 공동체를 ‘지식의 공화국’(또는 ‘학식의 공화국’)이라고 이름 붙인다.(107쪽) 이 공화국은 국경도 지방도 없었다. 오직 지식이라는 공통분모로 경계 없이 만나고 흩어졌다. 그리고 지식인들은 이 공동체의 유일한 시민들이었다. 미시적 차원으로 접근하자면 수도원, 대학, 도서관, 병원, 여인숙, 이발소, 실험실, 강의실, 연구실, 커피하우스에 이르기까지 이 당시 작은 규모의 공동체는 매우 많았다.
이러한 지식의 공화국 안에서 특히 인쇄소에 속해 있던 서점은 지식인들이 동료들을 만나는 장소로 즐겨 이용하던 곳이었다. 에라스무스는 베네치아의 학자이자 인쇄업자인 마누티우스의 인쇄소에 자주 들렀다. 17세기 베네치아에서는 파올로 사르피와 그의 친구들이 ‘십ship’이라는 서점을 자주 찾았고, 갈릴레오의 적수였던 오라치오 그라시는 로마의 ‘선sun’을 자주 찾았다.
지식인들이 즐겨 찾던 곳으로 도서관도 빼놓을 수 없다. 오늘날과는 달리 이 당시 도서관은 학문의 중심지이자, 지식인들의 교제 장소이기도 했다. 책을 읽는 것은 물론이고, 학식을 쌓는 사람들끼리 정보와 생각을 교류했다. 따라서 이 무렵의 도서관에서는 지금처럼 정숙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했다. 사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104～105쪽)
당시 지식공화국의 국경이 유럽에만 한정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선교사 마르티노 마르티니는 생애의 대부분을 중국에 머물며 중국 사료들을 연구했다.(101쪽) 그는 중국에 대한 지식을 유럽에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일본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일본의 경우 위험한 서양인들을 통제하기 위해 인공 조성한 나가사키항 근처 데시마섬은

목차
서문
1. 지식이 탄생하다
지식사회학, 첫선을 보이다/지식사회학, 부활하다/지식사회학, 역사를 만들다/지식이란 무엇인가?/지식은 복수로 존재한다
2. 지식인들이 출현하다
지식인들은 언제 처음 나타났나??/중세의 지식인들/인쇄술, 일자리를 만들다/교회와 국가가 창출했던 일자리들/지식인들 사이에서 일어난 분화/지식인, 집단적 정체성의 형성/이슬람세계와 중국의 지식인들
3. 지식이 제도화되다
르네상스/과학혁명/계몽주의운동/결론, 그리고 기독교도와 무슬림의 교육세계 비교
4. 지식의 공화국이 탄생하다
학식의 공화국 또는 지식의 공화국/일본 지식의 창구 나가사키와 데시마/주변과 중심 또는 현장과 서재/항구를 통한 유럽의 지식 수입/항구의 경쟁자였던 지식의 수도들/도서관의 지리학 /도시, 자신에 관한 정보를 생산하다/지식은 어떻게 처리되었을까?/지식의 보급은 어떻게 이루어졌나?/더 넓은 바깥세계를 발견하다
5. 지식을 분류하기 시작하다
지식의 인류학/지식의 분류학/학과란?/교과과정은 어떻게 짰나?/도서관에서 책이 배치되는 순서/백과사전은 어떻게 구성되었나?/지식을 주제로 분류하다/분류방식의 변화로 지식의 지형도가 바뀌다/재조직되는 학과와 강좌들/도서관의 책들에도 재분류 바람이 불다/박물관에 있는 희귀품들의 분류방식/백과사전의 지식은 알파벳순으로/학문은 진보한다/결론
6. 지식을 통제하다
중앙집권화와 함께 등장한 관료제/교회, 모델이 되다/상대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라/통제욕과 호기심으로 나라 밖 정보를 수집하는 제국/나라 안 정보 수집은 시찰, 질문서, 통행증으로/정부의 도구로 이용되는 지도/통계학, 수치로 표시된 정보의 출현/정보의 보관과 검색/지식 검열이 이루어지다/정보의 누출 혹은 공개
7. 지식을 판매하다
지적 재산권, 지식이 권리 혹은 재산이 되다/산업스파이를 이용해 내가 갖지 못한 정보를 얻는다/이윤과 직결되는 시장정보/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정보 활용/증권거래소, 주식투기꾼들, 그리고 정보/인쇄술, 지식의 상품화를 자극하다/지식의 상품화 과정 들여다보기, 16세기 베네치아/지식의 상품화 과정 들여다보기, 17세기 암스테르담/지식의 상품화 과정 들여다보기, 18세기 런던/상품으로 취급되는 뉴스, 그리고 잡지/눈이 돌 정도로 다양한 참고서적의 등장/점점 더 방대해지고 또 비싸지는 백과사전/결론
8. 지식을 소비하다
독법의 역사/참고서적의 출현과 독서방식의 변화/알파벳 순서대로 정보를 조직하는 방식/시간이 흐를수록 늘어가는 정보들/정보를 얻던 방식들/몽테뉴 대 몽테스키외/외국에 관한 정보 구하기
9. 지식의 위기에서 탈출하다
회의주의의 아버지 피론이 부활하다/실용적 회의주의/지적 위기의 탈출을 위해: 수학적 접근/지적 위기의 탈출을 위해: 경험주의/원천으로 돌아가자: 각주의 출현/경신성과 회의, 그리고 지식의 사회사
주/참고문헌/역자후기/인명 및 용어 색인/도서 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