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과 여성의 정체성을 타진하고 재정의하는 넉넉함을 보여준 작품 <파라다이스> 이후 5년간의 침묵 끝에 내놓은 소설이다. 말랑말랑한 사랑이 아니라 증오를 일깨우는 사랑을, 운명을 강요당한 두 여자의 삶을 바라본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이전에 그녀의 작품에서 느껴지던 긴장과 무거움이 다소 사라진 느낌이다. 오히려 훨씬 더 가볍고 여유롭게 읽을 수 있는 부드러움에서 독자들은 이전보다 작품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노벨문학상, 퓰리처상 수상 작가
뉴욕타임스 선정 미국 NO.1 소설 『빌러비드』의 토니 모리슨
토니 모리슨, 문학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토니 모리슨. 그녀의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미국 내에서만 보통 1천만 부가 팔린다. 그녀는 문학성과 대중성은 함께 갈 수 없다는 독자들의 고정관념을 일거에 무너뜨린 대단히 힘센 작가다. 또한 그녀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미국 사반세기 최고의 NO.1 소설, 『빌러비드』의 작가이기도 하다. 이토록 위대한 작가가 한국에서만 유독 사랑받지 못하는 이...
노벨문학상, 퓰리처상 수상 작가
뉴욕타임스 선정 미국 NO.1 소설 『빌러비드』의 토니 모리슨
토니 모리슨, 문학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토니 모리슨. 그녀의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미국 내에서만 보통 1천만 부가 팔린다. 그녀는 문학성과 대중성은 함께 갈 수 없다는 독자들의 고정관념을 일거에 무너뜨린 대단히 힘센 작가다. 또한 그녀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미국 사반세기 최고의 NO.1 소설, 『빌러비드』의 작가이기도 하다. 이토록 위대한 작가가 한국에서만 유독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그녀의 이름 앞에 붙어 다니는 ‘흑인 여성’이라는 수식어 때문이 아닐까? 흑인 여성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흑인 사회와 그 안에서 고통 받는 여성의 문제를 심도 있게 파헤친 흑인 여성 소설가 등등. 이것이 우리의 편견을 더 단단하게 옭죄는 장애물이 아닐까?
어느 작가든 자신이 가장 깊이 천착하는 문제를 형상화한다. 앞서 말했다시피 토니 모리슨은 흑인이고, 흑인 여성이고, 흑인 여성 작가다. 그녀에게는 흑인 사회가, 흑인 여성의 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이므로 그녀의 작품은 흑인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가 택한 하나의 창Window에 불과하다. 독자들은 작가가 내다보는 고유한 창을 통해 삶의 진실과 감동을 느낀다.
토니 모리슨이 말한다.
“흑인 여성의 문제는 결코 편협하거나 사사로운 주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토니 모리슨은 사랑을 작품의 중심에 놓는다. 그러나 그 사랑은 인생을 구원하는 사랑이 아니다. 그녀가 그리는 사랑은 『빌러비드』의 지독한 사랑, 『재즈』의 강박적 사랑이다. 존재감마저 뒤흔드는 이 사랑에는 배신, 증오, 경멸, 자기혐오가 배어 있다. 이것은 흑인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 노예시대부터 인권운동으로 이어지는 그들의 역사가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을 위협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인생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토니 모리슨의 사랑은 모성애, 동경, 우정 등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망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순수한 욕망을 위협하는 사회와 자기모순에 빠진 인간들은 늘 우리 곁에 있다.
2003년에 출간된 그녀의 최신작 『러브』도 사랑 이야기다. 『빌러비드』의 지독한 사랑, 『재즈』의 강박적인 사랑이 『러브』에도 고스란히 들어 있다. 이 소설은 ‘열한 살에 인생이 바뀌어버린 두 여자의 삶과 그들의 삶을 불행으로 이끈 한 남자의 욕망’을 다룬다. 이 지극히 통속적인 이야기를 위대한 작가 토니 모리슨은 과연 어떻게 풀어갔을까? 비평가들은 한목소리로 ‘음탕한 이야기를 서정시로 완성한’ 모리슨에게 ‘경이롭다’는 찬사를 바쳤다. 『러브』는 가장 토니 모리슨다운 작품이며, 그녀야말로 진정한 이야기꾼이라고 극찬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친절하게도 토니 모리슨이 쓴 묵직한 감투가, 그녀를 둘러싼 견고한 틀이 버거워서 그녀의 소설들을 아직 읽지 못했다면 『러브』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50년간 서로 사랑하고 증오한 두 여자 이야기
어린 시절 절친한 친구였던 히드와 크리스틴. 호텔을 운영하는 갑부이자 크리스틴의 할아버지인 코지가 재혼 상대로 열한 살의 히드를 선택하면서 두 사람의 운명이 뒤바뀐다. 빈민가 출신인 히드는 코지의 그늘 아래서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지키려고 크리스틴에게 등을 돌린다. 크리스틴은 자신을 바라보지도 않는 할아버지와 그에게 절대 복종하는 어머니에 의해 집 밖으로 내몰린다. 그러다가 코지가 죽자 두 사람은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한집에 살면서 서로 죽기만을 기다리는 나날을 보내게 된다. 이 치열한 동거를 끝내기 위해 히드는 소년원 출신 주니어를 고용하는데…….
『러브』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소설 속의 사랑은 말랑말랑하고 감미롭고 용기를 주고 구원하는 사랑이 아니다. 탐욕스럽고 집요하고 날마다 증오를 일깨우는 사랑이다. 토니 모리슨은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속에 가둬둔 채, 거부할 수 없는 선택에 의해 운명을 강요당한 두 여자의 삶을 애잔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그들을 잔인한 삶 속으로 몰아넣은 코지의 과거, 그의 비밀을 꺼내들고 ‘이 탐욕스러운 권력자에게 돌을 던지겠는가’라고 묻는다. 이들의 사랑은 배신하고 미워하고 죽여야만 완성되는 사랑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독한 사랑은 아름다운 서정시처럼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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