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1. 기록되지 않은 통한의 소록도 역사, 일제의 ‘생체실험’ 재조명!
- 백동호 신작소설 《보리밭에 달 뜨면》 출간!
-《실미도》에 이어 다시 한 번 충격의 역사가 펼쳐진다.
전라남도 고흥반도 녹동항에서 남쪽으로 약 600미터 지점에 있는 소록도는 지금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경관을 자랑하는 섬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세월이 흘러도 좀처럼 가시지 않는 통한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소록도에는 나환자 치료를 위한 국립소록도병원이 있고 나환자 집단 거주 지역이 있다...
1. 기록되지 않은 통한의 소록도 역사, 일제의 ‘생체실험’ 재조명!
- 백동호 신작소설 《보리밭에 달 뜨면》 출간!
-《실미도》에 이어 다시 한 번 충격의 역사가 펼쳐진다.
전라남도 고흥반도 녹동항에서 남쪽으로 약 600미터 지점에 있는 소록도는 지금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경관을 자랑하는 섬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세월이 흘러도 좀처럼 가시지 않는 통한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소록도에는 나환자 치료를 위한 국립소록도병원이 있고 나환자 집단 거주 지역이 있다.
장편소설 《실미도》(전2권)를 통해 북파 특수부대원들의 잊힌 역사를 복원해 사회적으로 커다란 충격파를 던졌던 작가 백동호가 이번에는 일제강점하 소록도 이야기를 그린 장편소설 《보리밭에 달 뜨면》을 출간해 또 한 번의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그간 소록도 관련 서적은 수다하게 출간되었다. 연구논문을 비롯한 역사서, 문예서 등 다양한 집필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작가 백동호는 아직도 역사가 좌시하는 소록도의 숨겨진 진실이 있다는 것에 주목해 집필을 결심했다. 일제강점하 소록도자혜의원 제4대 원장 수호(스오 마사히데b\u0005]\f?? 재직 당시 소록도 나환자들에게 가해진 생체실험 사실이 어느 책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소록도의 살인공장 감금실에서 최소한 나환자 1만 명 이상이 마루타로 희생당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역사서조차 변변하게 기록하고 있지 않지만 당시 소록도에 있었던 나환자들에게 일제가 자행한 생체실험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저는 어느 기구한 한센인의 삶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일제치하의 소록도, 그중에서도 특히 제4대 원장이었던 수호(스오 마사히데b\u0005]\f??가 소록도에 부임하고 나서 최소한 1만 명 이상을 살인공장 감금실에서 갖가지 생체실험으로 끔찍하게 살해하는 과정을 밝혀보고자 노력했습니다. 마루타로 살해되어 화장된 한센인 1만여 명의 유골은 납골당에도 안치되지 못했습니다. 바닷물에 버려져 아직도 원한의 피눈물로 철썩이고 있을 소록도의 슬픈 영혼들에게 이 한 권의 소설과 저의 뜨거운 눈물을 바칩니다.
- 중에서
전국 각지에서 소록도에 붙잡혀온 나환자들은 ‘나환자 낙원 건설’이라는 감언이설을 앞세운 수호 원장의 지휘 아래 강제 노역에 동원된다. 나환자들은 낙원 건설과 자력갱생을 위한 자체 기반 마련이라는 솔깃한 사탕발림에 속아 인간 이하로 취급받으면서도 인간답게 사는 날이 다가올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일제는 생화학무기 개발을 위해 731부대를 창설했다. 731부대의 생체실험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소록도 생체실험이 계획되었다. 일제가 소록도에서 나환자 생체실험용으로 연구한 세균은 파상풍균과 괴저균이었다. 소록도는 바다로 둘러싸인 제한된 공간이었다. 변변찮은 시설에서 페스트나 콜레라를 섣불리 연구하다가 실수로 전염병이 번지게 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일제는 전염병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살상할 수 있는 세균이 무엇인지 궁리 끝에 결국 파상풍균과 괴저균을 떠올리게 된다. 두 가지 균 모두 일단 감염되었을 경우 병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균을 좀 더 독하게 만들 수 있다면 치명적인 생화학폭탄 제조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731부대에서 생체실험 교육을 이수하고 소록도에 파견된 오사카(\u0002???는 나환자를 대상으로 파상풍균과 괴저균을 연구한다. 오사카의 파상풍균 주사는 당시 나환자들에게 ‘땡긴주사’, ‘경련주사’로 알려졌으며 주사를 맞은 환자들은 100퍼센트 사망으로 이어졌다. 세균전 연구를 위한 오사카의 마루타 시험이었던 것이다.
2. “그깟 문둥이 새끼들 다 죽여!”
두견새 목에서 피를 내먹듯 살아온 사람들의 한 맺힌 절규가 들려온다!
그토록 많은 숫자의 나환자들이 마루타로 죽어가면서도 생체실험을 멈추게 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당시 수호 원장 지휘 아래 나환자들에 대한 엄격한 통제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소록도 나환자들에게는 단 일초의 자유도 주어지지 않았다. ‘낙원 건설’의 미명 하에 자행된 강제노역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할 만큼 가혹했다. 당시 강제노역의 피맺힌 기록은 이미 출간된 서적 및 관련 자료를 통해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혹독한 강제노역과 일본인 관리들과 한편이 되었던 조선인 나환자 평의회위원들의 감시는 단 한 마디의 불평불만도 터져 나오지 않게 나환자들을 옭아맸다. 그 과정 속에서 잔인무도한 생체실험이 자행되었고, 수없이 많은 나환자들이 비명 한 번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죽어갔다.
수호 원장은 어이없게도 나환자들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했다는 공로로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으며 일왕으로부터 귀족 작위를 받았다. 지방의 평범한 관리일 뿐이었던 수호 원장이 소록도갱생원 원장으로 근무한 대가로 엄청난 신분상승을 꾀할 수 있었던 건 오직 한 가지 이유밖에 없었다. ‘생체실험을 통한 세균전 연구 업적’이 바로 그것이었다. 일제는 소록도에서 나환자들을 모두 죽이더라도 생체실험을 계속한다는 방침을 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소록도에서는 1945년 8?15 해방 때까지 생체실험이 줄곧 이어졌다. 숨도 못 쉴 만큼 끔찍한 탄압과 억압 속에서도 나환자들의 분노와 항거가 터져 나왔다. 위선자 수호와 그를 따르는 친일분자들에 대한 응징이 나환자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나환자 이길용은 수호 원장에 대한 지나친 아부 근성으로 수호의 동상을 세우자고 제안해 동료 환자들을 참혹한 노역의 현장으로 몰아넣은 박순주를 시해했으며, 이춘상은 소록도에서 자행되는 비인간적인 만행을 묵과할 수 없었던 끝에 직접 수호 원장을 시해한다. 이춘상의 의거는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에 버금가는 쾌거였다. 이춘상이 아직도 독립유공자로 추서되지 않는 것은 우리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3.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지워서는 안 될 학살의 현장을 가다.
일제가 수호 원장을 내세워 소록도에 ‘나환자 낙원 건설’을 획책한 가장 큰 이유는 생체실험 때문이었다는 게 이 소설의 주장이다. 나환자들의 병을 치료하고 관리하기 위해 소록도 시설이 필요했던 게 아니라 보다 중요한 이유는 생체실험을 위해 나환자들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나환자들이야말로 생체실험 마루타로 활용하다가 화장터에서 한줌의 재로 변한다고 해도 의혹을 제기하거나 문제 삼을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나환자들은 가족 친지들에게도 버림받을 만큼 연고 없는 처지였다. 이 소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당시 관련자 증언, 소록도갱생원 연보 및 관련 서적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지상에서 가장 끔찍한 학살이 있었다. 이 땅에서 인간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만큼 끔찍한 참상이 빚어졌지만 아무도 보려 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들이 외치는 통한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8?15해방 이후에도 정부 차원의 피해자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 정부조차도 과거 한때의 불행한 역사로 치부하고 만인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기만을 바랐는지 모른다. 하지만 한줌의 재로 변해 소록도 앞바다에 뿌려진 1만 나환자들의 통한은 어느 누가 달래줄 것인가?
이 소설은 당시 죽어간 1만 명 나환자들의 절규를 담고 있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최고로 끔찍한 비극이 이 소설 속에서 되살아난다. 잊어서는 안 될, 지워서는 안 될 비극의 역사가 생생한 고증 속에서 되살아난다. 분명 인간임에도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하고 죽어간 나환자들,

목차
1. 오대산 타잔
2. 발병
3. 소록도 가는 길
4. 경련주사
5. 생체실험과 감금실
6.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7.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