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인문학을 흥미롭게 결합시킨 글쓰기로 명성을 누려온 작가 마크 쿨란스키의 음식문화 산책. 기원전 5세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음식의 역사와 문화를 더듬으며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으로부터 심리주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인물들이 남긴 음식 에세이를 엮었다. 백성들의 의식주에 대한 정부 시책을 비판한 맹자, 미식가로 유명한 아키피우스, 커피에 관해 고찰한 프랑스의 극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와, 그 외에 발자크, 체호프 등 수많은 미식가와 유명한 요리사, 그리고 요리에 관심을 가진 학자와 문인들이 음식문화에 얽힌 인간사의 여러 가지 측면을 조명한다.



아침 9시 이전에 식사를 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규정하는 14세기의 요리책 『르 메스나지에 드 파리』라든가, 건강과 아름다움을 위해 살찌는 방법을 소개하는 브리야 사바랭의 글은 음식문화가 시대와 사회를 직접적으로 반영한다는 사실을 확인해준다. 사치의 극을 달리는 로마의 정치가 루쿨루스라든가, 몇 날 며칠 계속되는 왕후귀족들의 호화찬란한 연회를 준비하는 주방장의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찬바람 부는 모스크바 거리에서 먹을 것을 구걸하는 아버지와 아들, 굶주린 사람들의 눈에 비친 잔인하도록 화려한 과일가게 등 사회구조의 모순을 암시하는 글들도 있다. 그리고 음식문화에는 민족적 자부심이 짙게 배어 있기도 하다. 알렉상드르 뒤마는 프랑스에 영국식 비프 스테이크가 도입된 것은 타 문화에 대한 프랑스의 유연한 태도 때문이라고 단언하고, 브리야 사바랭은 빈 체제 이후 프랑스의 경제가 피폐해질 거라는 예상이 빗나간 것은 오로지 프랑스의 수준 높은 음식문화 때문이라고 미식주의를 찬양했으며, 18세기의 미술사가 루모르 남작은 독일 민족의 자부심을 표현하기 위해 독일의 음식문화에 대한 애정을 담은 책을 썼고, 자코모 카스텔베트로는 이탈리아식 샐러드의 장점을 소개하면서 독일이나 영국의 샐러드 만드는 방식에 혀를 찬다.



음식 자체를 논한 것이든 정치학이나 풍속 또는 자연 연구의 한 가지 요소로서 논한 것이든 인류의 역사와 함께 음식에 대한 글 또한 끊임없이 양산되어온 것은 음식이 그만큼 무궁무진한 사색과 논란의 주제를 제공하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태어난 갖가지 음식 에세이를 적절하게 가미된 양념과도 같은 쿨란스키의 칼럼과 함께 맛깔스런 요리처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2003년에 『음식사변』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것이 이번에 새로운 모습으로 개정되었다.

서문 맛있는 음식은 섹스보다 유혹적이다

미식에 대하여 Gourmets and Gourmands
미식가란 어떤 사람인가(마크 쿨란스키) / 폭식에 반대한다(시므온 벤 시라) / 폭식의 죄악(『르 메스나지에 드 파리) / 미식주의(브리야 사바랭) / 미식가와 대식가(그리모 드 라 레이니에르) / 미식의 승리(오노레 드 발자크) / 현대 사회의 요리미학(오귀스트 에스코피에)

음식남녀 Food and Sex
음식과 섹스(마크 쿨란스키) / 그녀의 따뜻한 샌드위치(존 애시) / 여성과 미식주의(브리야 사바랭) / 가무잡잡한 갈색 머리 여성보다 흰 피부에 금발 여성이 음식과 더 잘 어울리는 이유(그리모 드 라 레이니에르) / 당신도 통통해질 수 있다(브리야 사바랭) / 독신남성을 위한 프라이팬 요리(알렉시스 소이어)

잊을 수 없는 식사 Memorable Meals
초대장(마르티알리스) / 오직 루쿨루스만을 위한 만찬(플루타르코스) / 먹을 것 없는 잔치(마르티알리스) / 왕실 만찬, 이렇게 준비하라(쉬퀴아르 아미즈코) / 추수감사절 만찬(새러 헤일) / 1867년 4월, 뉴욕 델모니코 식당에서 찰스 디킨스가 먹은 저녁식사 / 폼페이우스에게 보내는 찬사(마르티알리스)

곡물 Grain
빵의 부작용(갈레노스) / 신에게 바쳤던 음식, 밀가루 빵(플라티나) / 강낭콩과 완두콩(갈레노스) / 크림을 섞은 완두콩 요리(윌리엄 베럴) / 시칠리아 마카로니(마르티노 다 코모) / 나폴리식 아몬드 라이스(『15세기 나폴리 요리법 모음)

달걀 Egg
양파를 섞은 바그다드식 달걀 요리(『향토음식 소개) / 달걀로 만드는 특별한 요리(해나 글라세) / 부드러운 달걀 요리, 수란(리디아 차일드) / 달걀 이야기(펠레그리노 아르튀지)

채소 Vegetable
푸른 올리브 보관법(카토) / 우크라이나식 보르스치(엘레나 몰로코베츠) / 눈이 밝아지는 양파(플리니우스) / 피클 만들기에 좋은 오이(칼 프리드리히 폰 루모르) / 양배추의 놀라운 효능(카토) / 시금치와 친해지기(자코모 카스텔베트로) / 향긋하고 쌉싸름한 시금치(칼 프리드리히 폰 루모르) / 오크라 콩으로 만드는 검보(애너벨라 힐) / 군침 도는 아티초크(자코모 카스텔베트로) / 채소의 여왕, 감자(캐서린 비처와 해리엇 비처 스토 자매) / 감자의 모든 것(패니 파머) / 피를 맑게 해주는 상추(플라티나) / 최고의 샐러드를 위하여(자코모 카스텔베트로) / 만찬을 우아하게 해주는 샐러드(마거릿 도즈 존스턴) / 겨울철 샐러드에 좋은 꽃상치(이사벨라 비턴) / 셀러리를 조심하라(그리모 드 라 레이니에르)

어패류 Fish and Seashell
프랑스 궁정의 굴 스튜(타이방) / 세련되게 만드는 굴 스튜(로버트 메이) / 굴 좀 주세요!(안톤 체호프) / 그리스의 바다생선(아르케스트라투스) / 감동적인 혀가자미 튀김(타비타 티클투스) / 식탁을 압도하는 게 요리(알렉상드르 뒤마) / 참게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피터 룬드 시몬스) / 풍미가 완벽한 검은 게 구이(캐롤라인 설리번) / 말린 대구튀김은 사절(펠레그리노 아르튀지) / 베아타 섬의 바다거북(피에트로 마르티레)

육류와 가금류 Meat and Poultry
육식에의 혐오(플루타르코스) / 레알의 도축장(에밀 졸라) / 부드러운 영국식 비프스테이크(알렉상드르 뒤마) / 돼지고기의 무한한 가치(그리모 드 라 레이니에르) / 돼지고기를 이용한 여러 가지 요리(아피키우스) / 삶아먹어야 좋은 베이컨(안티무스) / 터키식 양 구이(알렉시스 소이어) / 쇠고기의 변신(『르 메스나지에 드 파리』) / 사슴고기가 상하기 시작하면(일라이자 스미스) / 살아 있는 짐승처럼 보이게 하는 고기 요리법(『15세기 나폴리 요리법 모음) / 장정 50명분의 고기 요리(알렉시스 소이어) / 가금류를 특별히 맛있게(안티무스) / 칼리프의 닭고기 요리(칼리프 알 마문) / 칠면조 요리를 좌우하는 갖가지 소스(해나 글라세)

향신료와 양념 Spice and Seasoning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는 백리향(플리니우스) / 마늘에 대한 5가지 상식(『바빌로니아 탈무드』) / 왕자다운 식물, 바질(플라티나) / 요리의 특별한 즐거움, 사프란(플라티나) / 매혹적인 신맛, 소렐(칼 프리드리히 폰 루모르) / 소금 만드는 법(진춘)

송로 Truffle
신사들이 돼지를 몰고 나가는 이유(자코모 카스텔베트로) / 버섯의 왕(칼 프리드리히 폰 루모르) / 송로 감자 요리(펠레그리노 아르튀지)

지방 Fat
기름진 음식이 좋다(마크 쿨란스키) / 잘 익은 올리브에서 갓 짜낸 올리브유(플라티나) / 최초의 식물성 쇼트닝, 크리스코(매리온 해리스 나일) / 요리에는 가장 좋은 버터를 쓰라(패니 파머)

과일 Fruit
그녀는 바나나를 좋아한다네(로어링 라이언) / 새콤달콤한 사과(알렉상드르 뒤마) / 포에니 전쟁을 결정한 무화과(플라티나) / 습지의 보석, 크랜베리(헨리 데이비드 소로) / 시원하고 상쾌한 수박(헨리 데이비드 소로) / 이국적인 열대과일 망고(페르디낭 에디아르) / 유럽인이 처음 만난 파인애플(크리스토퍼 콜럼버스) / 상상 속의 그 맛, 파인애플(라이오넬 와퍼) / 자두는 후식이 아니다(자코모 카스텔베트로) / 악마의 과일가게(에드나 퍼버)

달콤한 음식 Sweet
초콜릿의 역사(마크 쿨란스키) / 담배와 초콜릿의 저주(프란시스코 데 퀘베도) / 초콜릿 예찬(브리야 사바랭) / 벌과 꿀(플리니우스) / 벌꿀에 담근 달콤한 페이스트리(갈레노스) / 디저트의 역사(마크 쿨란스키) / 장미로 만든 디저트(아피키우스) / 고기와 바나나로 만든 달콤한 디저트(『향토음식 소개』) / 궁전의 비밀, 아이스크림(펠레그리노 아르튀지) / 소박한 시골 음식, 애플 파이(윌리엄 엘리스) / 레몬과 모과를 곁들인 애플 파이(해나 글라세)

음료 Drink
커피, 프랑스를 점령하다(알렉상드르 뒤마) / 가장 좋은 음료, 물(새러 헤일) / 물이 없으면 탄산수를!(알렉시스 소이어) / 갈증의 근본적 해결책(브리야 사바랭) / 물을 싫어하는 수도사(알렉상드르 뒤마) / 노인에게 특히 좋은 와인(모세 마이모니데스) / 와인은 적당히(『바빌로니아 탈무드』) / 생명의 물, 와인(조르주 상드) / 보드카로 시작해서 맥주로 끝내기(안톤 체호프) / 저승의 신이 빚은 용설란주(프랜시스 칼데론 드 라 바르카) / 술친구(마르티알리스)

벌레로 만든 음식 Bugs
멕시코의 곤충 요리(마크 쿨란스키) / 모기알, 진미가 되다(프랜시스 칼데론 드 라 바르카) / 거미를 먹는 사람들(피터 룬드 시몬스) / 벌레, 먹지 못할 이유가 없다(빈센트 홀트)

세계의 요리 World Food
파리는 음식천국(제롬 리포마노) / 프랑스와 미국의 농작물 비교(토머스 제퍼슨) / 어리석은 프랑스 요리(해나 글라세) / 음식으로 게르만을 정복하라(타키투스) / 독일인에게 요리 가르치기(칼 프리드리히 폰 루모르) / 향락과 죽음이 공존하는 이집트 연회(헤로도토스) / 멕시코 전통 연회(프랜시스 칼데론 드 라 바르카) / 자메이카의 푸짐한 성찬(머라이어 스키너 누젠트) / 요리가 한없이 나오는 아이슬란드 연회(윌리엄 잭슨 후커)

음식사변 Think about Food
온 백성을 잘살게 하려면(맹자) / 식사는 편안하게(칼 프리드리히 폰 루모르) / 식탁에서 시를 짓지 말라(마르티알리스) / 뚱뚱보와 말라깽이(에밀 졸라) / 요리에 대하여(플라톤) / 마들렌, 잊혀진 기억 속으로의 회귀(마르셀 프루스트)

감사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