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년 전 중생대 한반도는 공룡들의 낙원이었다!

‘공룡’은 학술 연구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영화, 만화, 소설 등의 주요 소재로 문화적인 콘텐츠로서 매우 널리 활용되고 있어, 누구에게나 친근한 대상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생대 한반도가 공룡들의 천국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억 년 전 한반도에는 어떤 공룡들이 살았을까.

『한국의 공룡 화석』은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가 한국의 화석을 시대별로 엮어 화보로 발간하는 프로젝트의 첫 번째 책. 경남 고성군 덕명리 공룡 발자국 화석(천연기념물 제 411호), 해남 우항리 공룡·익룡·새 발자국 화석 산지(천연기념물 제394호) 등 공룡 화석 산지 21곳의 사진과 정보, 발견 과정 등을 담은 화보집이다. 공룡 연구 역사가 매우 짧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세계적 규모의 공룡 화석들을 화보로 정리한, ‘한반도 공룡 화석’의 모든 것이 담긴 책이다.

사실 우리나라 공룡 연구의 역사는 세계적으로 볼 때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편이다. 1972년 경남 하동에서 공룡 알 화석을 발견한 것을 시초로 현재까지 40년 정도의 연구 역사를 갖고 있다. 본격적인 연구는 1980년 이후 경남 고성과 1996년 전라남도 해남 우항리 공룡 화석 산지가 발굴되면서 활발히 진행되었다. 지금까지 50곳이 넘는 지역에서 공룡 화석이 발견되었다. 이들 화석들의 발굴 성과들은 국제적인 논문으로 출간되고 세계적 새로운 신종 화석으로 인정받으면서 한반도 공룡이 전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현재까지 일곱 번의 국제공룡학술심포지움을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바 있다. 지금도 남해안에는 발굴을 기다리는 공룡 화석이 곳곳에 숨어 있다.

우리나라 공룡 화석이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공룡 발자국이 세계 최대 규모인데다가 익룡 발자국과 새 발자국이 개수가 많고 크기가 아주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규모 공룡 알과 알 둥지 화석, 공룡 뼈 화석, 이들과 함께 규화목 및 식물 화석, 거북, 악어, 어류 등의 각종 척추 동물과 무척추 동물 및 생흔 화석들이 발굴된 것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다양한 화석들은 백악기 공룡 시대를 복원하고 당시의 공룡 생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자료임에 틀림없다. 이들 연구로 공룡 멸종에 관련된 새로운 과학적 연구가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백악기 후기로 접어들면서 유럽이나 북미에서는 용각류가 쇠퇴한 반면, 한반도 일대에는 용각류 발자국이 대규모로 발견된 사실은 한반도가 몽골 고비 및 중국 일부지역과 함께 공룡 시대 최후의 파라다이스였음을 시사하고 있다.

2009년에는 세계 최소 크기의 공룡 발자국(경남 남해)과 세계 최대 크기의 익룡 발자국(경북 군위) 화석들이 연이어 제69차 세계척추고생물학회에 발표되면서 우리나라 중생대 척추 동물 화석 연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이 책을 만드는 데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등 관련 분야 최고의 권위자들이 참여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화석들을 중심으로 화석 산지에 대한 정보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정리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공룡 화석 산지에 대한 정보를 한 권으로 정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 책은 고생물학을 전공하는 학자, 공룡과 자연유산에 대해 관심 있는 학생이나 일반인 모두에게 활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책을 시작으로 한국의 신생대, 중생대, 고생대, 선캄브리아누대 화석으로 나누어 발간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의 공룡 화석』은 영문판으로도 제작하여 소중한 자연 유산인 공룡 화석 산지를 세계 여러 나라에 알려 우리나라가 중생대 백악기 공룡의 주요 서식지라는 이미지를 제고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