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라이프사이클과 원인을 알면 사나운 불길을 진화하고 생명을 회복할 길이 보인다!
《교회의 갈등과 회복》은 목회자와 신학생, 교회 리더들이 목회 현장에서 항상 곁에 두고 참고할 실전 교과서로 기획된 ‘목회 라이브러리’ 시리즈 그 두 번째 책이다. 관상과 목회를 연결하는 영성 훈련에 초점을 맞춘 《들음의 영성》에 이어 이번에는 어느 교회 어느 조직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을 화두로 삼았다.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책에서 저자 론 수섹 목사는 지극히 작은 의견 차이가 어떻게 거대한 불길로 번져서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되는지 생생한 사례를 보여주고 갈등의 원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단계별 대처 방안과 회복의 길을 제시한다.
전 세계 50여 개 국가에서 행하고 있는 평신도 복음전도 훈련 ‘국제 전도폭발’의 설립자로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제임스 케네디 박사의 말처럼 교회 갈등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그 어떤 책보다 정교하고 예리하다. 1부에서 저자는 피츠버그 중앙침례교회의 사례를 토대로 교회 공동체를 휘감는 갈등의 라이프사이클을 여섯 단계로 나누어 분석하고 각각의 단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세밀하게 묘사한다. 따라서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하기만 하면 우리가 속한 교회 공동체가 지금 어느 단계를 지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각 단계에 알맞은 대처 방안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세밀한 관찰력과 분석력보다 놀라운 건 저자의 깊은 통찰력과 경건한 지혜, 그리고 진정성이다. 40여 년 넘게 목회 현장에서 헌신한 선배 목사로서 후배 목회자들에게 갈등의 단계와 원인, 실제적인 예방법과 회복의 길을 전수하는 내내 그는 고통받는 교회의 회복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복음전도자의 열정을 한 순간도 잊지 않는다. 그의 글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건 이 때문이다.

♠ 갈등은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아주 사소한 실수로 결국 사임까지 하게 된 로이 로버츠 목사의 말대로 “심각한 갈등이 일어나기까지 24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그 후 일 년이면 수년간의 열심과 성장이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만다.” 저자는 로이 목사의 말을 인용하며, 그는 과연 “자신의 작은 판단 착오가 거대한 불길로 번져 몇 달간 굴욕을 당하고 결국 사임까지 하게 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라고 묻는다. 결국 그 일이 있고 얼마 되지 않아 50대 초반밖에 안 된 로이 목사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그러나 제아무리 큰불이라도 처음에는 작은 불꽃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사람들 사이에는 늘 갈등이 있게 마련이고, 한 번 생긴 불꽃은 제풀에 사그라지는 법이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불꽃이 이는 것을 보고도 저러다 제풀에 사그라지겠지 생각하고 방치하다 결국 걷잡을 수 없이 사나운 불길에 휘말리고 만다. 미국에서 나온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 교회가 결국 목회자를 해고하거나 사임을 강요하는 단계까지 치닫는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교회 안에서도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지 않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 교회는 예외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

♠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깊은 통찰력
어느 날 저자에게 마이어스타운 은혜형제교회를 재건하는 일을 맡아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지독한 불길이 휩쓸고 지나간 뒤 잿더미 위에 서 있던 이 교회가 생존할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교회는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고 남아 있는 교인들은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렸으며, 죄의식과 자괴감이 온 교회를 휘감았다. 재정도 어려워져 부채를 갚고 아주 기본적인 운영비를 떼면 천 원 한 장 남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회는 살아남았다. 이를 두고 저자는 “하나님의 손이 함께하신 결과”라고 회고한다. 그리고 주님의 능력과 지혜로 은혜형제교회가 갈등을 극복할 수 있었다면, 그것은 곧 모든 교회가 그럴 수 있다는 의미라고 힘주어 말한다. 갈등과 분열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교회를 맡아 직접 회복시킨 경험이 있는 목회자이기에 가능한 생생한 목소리와 깊은 통찰력으로 설득력 있게 논의를 끌어가는 것, 이것이 이 책의 장점이자 다른 책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특징이다.

♠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갈등 해결 매뉴얼
다양한 사례로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 못지않게 저자는 실제적인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갈등을 예방하고 회복하는 길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먼저 1부 갈등의 라이프사이클에서는 1단계부터 6단계까지 각 단계별로 사람들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갈등의 징후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각 단계에 들어섰다면 목회자와 운영위원회를 비롯한 교회 리더들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실행에 옮겨야 하는지 세밀하게 가르친다. 또한 2부에서는 갈등의 원인별 대응책을 살펴보고, 3부에서는 교회가 갈등이라는 사나운 불길과 맞서 싸울 때 목회자 차원에서 해야 할 일과 교회 차원에서 해야 할 일, 갈등 관리 컨설턴트에게 맡겨야 할 일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마지막 4부에서는 피해조사, 상처 입은 목회자와 교회를 돌보고 재건하는 방법, 임시 목사 청빙 등 갈등에 휘말려 잿더미 위에 서 있는 교회에 실제적으로 필요한 일들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체크하고 점검하여 구조적이고 영적인 회복의 길로 나아가도록 안내한다. ‘폭풍처럼 번지는 불길’에 비유할 만큼 교회 갈등은 파괴적이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불굴의 의지와 한결같은 긍휼, 귀중한 경험을 잘 버무려서 어떤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영적으로 민감한 사람들은 불안해했다. 정확한 진단은 불가능해도 문제가 곧 수면으로 떠오르리라는 것쯤은 감지할 수 있었다. 에드나 닐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은 기도의 자리로 자신들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꼈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소요의 불꽃이 일고 있는지는 하나님만 알고 계셨다. … 초기 단계에서는 이런 징후가 감지된다. 위협적이지는 않지만 목회자나 운영위원회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이 생긴다. 행정 절차를 두고 갈등을 겪는 무리가 생긴다. 운영위원회가 문제를 불공정하게 처리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생긴다. 교회가 나아가는 방향에 불만을 느끼는 무리가 생긴다. 자신이 무시와 모욕을 당한다고 느끼는 사람이 생긴다. 목회자가 자신의 지위를 남용한다. p.30-31
 

불만을 느끼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거대한 불길을 뿜어낼 정도로 충분한 영향력, 의지, 용기가 부족해서 자신의 불만을 다음과 같이 최소한의 에너지를 들여 표현한다. 성가대를 그만둔다. 헌금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불평을 털어놓는다. 운영위원회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한다. 교회를 떠난다. 이렇게 부당함을 느끼는 사람들의 숫자가 충분히 모이면 거대한 불길은 치솟게 돼 있다. p.31
 

진정한 권위는 다른 누군가가 줄 수도 없고, 사람이 막을 수도 대적할 수도 없다. 말 그대로 지옥에 천국을 옮겨오고, 교회가 음부를 뚫고 승리하게 하고, 소망이 없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을 끌어내는 권위이다. 목회자들과 교회 운영위원들, 누구든 이 권위를 얻을 수 있다. 이 길을 향해 길고도 힘든 과정에 자기를 내어 맡기고 몸소 위대한 수건을 매신 그리스도께서 자신 안에 새겨지도록, 자기에 대해 죽을 준비가 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것이 위기에 처한 교회를 진정으로 섬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수건을 매고 무릎을 꿇는 것이 능력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신 분의 생애와 그 영향력을 생각해보라. 그는 세상과 교회라는 무대에서 사랑으로 진리를 선포하셨고, 수건을 들고 무릎을 꿇으셨다. p.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