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우리 현대사의 격변기인 1950~80년대 척박했던 문화 예술ㆍ종교ㆍ사회사업ㆍ여성운동 분야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명원 김미희 선생의 삶과 사상, 인간애를 다룬 신간 『시대를 이끈 휴머니스트 명원 김미희 Ⅱ』가 출간됐다.
명원 김미희 선생은 쌍용그룹 창업주인 고(故) 성곡 김성곤 회장의 부인으로, 전후의 피폐했던 우리 사회의 모순을 문화의 힘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선각자이자 여성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힘쓴 여성 지도자다.
이 책 『시대를 이끈 휴머니스트 명원 김미희 Ⅱ』는 명원과 함께 사회ㆍ문화ㆍ여성 운동을 함께해온 각계 지도...
우리 현대사의 격변기인 1950~80년대 척박했던 문화 예술ㆍ종교ㆍ사회사업ㆍ여성운동 분야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명원 김미희 선생의 삶과 사상, 인간애를 다룬 신간 『시대를 이끈 휴머니스트 명원 김미희 Ⅱ』가 출간됐다.
명원 김미희 선생은 쌍용그룹 창업주인 고(故) 성곡 김성곤 회장의 부인으로, 전후의 피폐했던 우리 사회의 모순을 문화의 힘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선각자이자 여성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힘쓴 여성 지도자다.
이 책 『시대를 이끈 휴머니스트 명원 김미희 Ⅱ』는 명원과 함께 사회ㆍ문화ㆍ여성 운동을 함께해온 각계 지도자와 원로들의 회고담을 중심으로 엮었다. 한국 최초 여성 비행사 김경오, 전 국회의원 박정자, 조계사 주지 세민 스님, 도예가 김익영, 무형문화재 매듭장 김희진, 삼성출판박물관 김종규 관장 등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이들의 회고와 증언을 따라가다 보면 명원 김미희 선생이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분야를 개선하기 위해 생전에 얼마나 열정적으로 활동했는지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보여준 예술적 안목,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따뜻한 인간미, 삶과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종교적 성찰도 아울러 엿볼 수 있다.
제1부 「김미희의 시대정신과 휴머니즘」은 식민 지배가 남긴 암울한 현실을 딛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가 펼쳐 보인 활동과 불교적 세계관을 소개하고 있다. 언론인 박래부 선생은 명원 선생이 우리나라의 발전된 미래를 꿈꾸며 개인의 몸으로 국태민안의 철학을 몸소 실천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불교학자 목정배 박사는 부처의 말씀에 뿌리를 둔 명원의 삶과 철학을 들려준다. 명원은 “탐함은 좋은 길을 막고, 자비 보시는 나쁜 길을 막는다”는 자경문의 구절을 좌우명처럼 삼고 생활 속에서 불교의 가르침을 실천했다고 말했다. 불교 전문지『법륜』에 실렸던 박완일『법륜』발행인과의 대담에서는 명원이 한국 불교의 앞날에 얼마나 깊은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제2부 「한 시대를 깨우다」에서는 가부장 문화 속에서 소외되었던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스스로 신장시키고 한국 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데 앞장선 지도자로서의 면모가 드러난다. 명원은 ‘법을 모르는 무지 때문에 고통당하는 여성을 돕는다’는 취지로 여성법률상담소를 세운 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 씨를 지원하기 위해 1965년 여성법률상담소 후원회 17인 클럽을 조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창설, 대한소년단ㆍ대한여자청년단의 운영을 지원했다. 한국 최초 여자 비행사인 김경오 씨를 도와 한국여성항공협회를 창설했으며 공군사관학교 어머니회인 청매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제3부 「허물어진 천년 고찰이 있으면 말하라」는 전후의 폐허 속에서 불교문화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힘쓴 명원의 노력을 담고 있다. 고려대장경을 모본으로 한 신수대장경을 영인 간행했으며 육ㆍ해ㆍ공군사관학교의 법당은 물론, 군단 이상의 군사령부 법당을 건립했다. 특히 19세기 초의 선사가 머물며 차 문화 전통을 이어갔던 대흥사 일지암 복원에도 큰 공헌을 했다. 한국 불교의 대표적 율승인 자운 스님은 “전국에 있는 대부분의 절이나 스님들이 명원의 도움을 받지 않은 분이 없습니다. 유사 이래 저렇게 큰 공덕주는 다시는 없을 겁니다”라고 평했다.
제4부 「메세나 운동의 선두에서」는 여러 장르의 문화 예술인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후원한 명원의 발자취를 그린다. 최초의 국악고등학교가 설립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명원은 국창 김소희가 활동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주는가 하면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세계적인 국악 연주 그룹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최근 타계한 세계적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보고 국내 언론과 만날 수 있도록 한 것도 명원이었다. 무엇보다 명원이 관심을 기울인 분야는 도예다. 차 문화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전통 다기를 복원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도예가 황종례, 김익영, 원대정 씨 등을 적극 지원했다.
제5부 「한국 차 문화의 선구자」는 지난 해 출간된『차茶의 선구자 명원 김미희』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차에 관한 이야기를 실었다. 명원은 차와 관련된 고문헌과 자료를 광범위하게 직접 조사했다. 구례, 하동, 여수, 순천, 광주, 강릉 등 우리의 차 역사가 남아있는 지역을 수차례 답사했고, 20여 종이 넘는 다구 일체를 고안하여 고증을 받았다. 특히 1980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주한 외교사절들이 참가한 가운데 생활다례ㆍ접빈다례ㆍ궁중다례ㆍ사원다례를 발표해 한국의 차 문화를 널리 알리기도 했다. 국민대에 명원민속관을 건립해 정식 교양과목으로 ‘다도’ 수업을 개설했다.
제6부 「나는 남보다 햇빛을 많이 받는 사람」에서는 명원의 넓고 깊은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사연을 담았다. 하루 종일 찌개만 끓이는 아줌마를 집안에 둔 명원은 늘 대문을 활짝 열어둔 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한번은 문간에 서서 차마 집주인을 부르지도 못하고 어정거리던 거지 식구들에게 돈 봉투를 건네기도 했다. 거지에게 돈을 내어줄 때도 꼭 봉투에 넣어주었다는 이야기에서 명원의 성품을 알아볼 수 있다. 또 명원의 ‘나눔과 베풂의 정신’이 성장 과정에서 차곡차곡 다져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글도 실었다.
한국 다도의 선구자이자 사회사업가, 여성 운동가, 문화 후원자, 종교인의 삶을 살다간 명원의 삶과 철학은 이 책을 엮은 명원의 차녀 김의정 이사장에게 그대로 전승되고 있다. 10대 때부터 조선의 마지막 상궁들로부터 직접 궁중다례를 전수받은 김 이사장은 ‘차 문화를 계속 복원하고 보급시키라’는 어머니의 유지에 따라 명원문화재단을 세워 한국 차 문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목차
또 한 권의 책을 펴내며 · 김의정
제1부 김미희의 시대정신과 휴머니즘
제2부 한 시대를 깨우다
제3부 허물어진 천년 고찰이 있으면 말하라
제4부 메세나 운동의 선두에서
제5부 한국 차 문화의 선구자
제6부 나는 남보다 햇빛을 많이 받는 사람
명원茗園 김미희金美熙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