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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고기 이야기
- 보현 저
- 동아
- 2017년 0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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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리뷰
ISBN: 9791155117644
448쪽
129 x 188 (㎜)
지금 이책은
- 판매지수 :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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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모래고기 이야기》라는 동화책 덕분에,
12년 만에 만난 첫사랑.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이러시는 거 많이 부담스러워요.”
어렸을 때 겪었던 일들이 너무 아파?뒤로 숨고 마는 여자, 이서린.
“이러지 말아 달라는 말은 거절하겠습니다. 그건 제가 힘들 것 같네요.”
다정한 말로 상처?입은?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남자, 정시교.
망설이면서도 천천히,
외로운 모래고기 이서린이 그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저자 소개
저자 보현은
http://bh-cereal.tistory.com
전자책 출간작
《100일의 붉은 꽃》
《숨기지 마》
책 속에서
“아, 팀장님 오셨네요.”
“어디에 앉으면 되죠?”
중저음에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인다. 어렸을 적, 처음 들었던 사내의 목소리가 이러했다. 또박또박 한 단어 한 단어가 분명히 들리는 발음에 정중한 어투. 설마 하던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였다. 정시교. 집에 놀러 오곤 했던 언니 친구. 제 그림이 좋다고 칭찬해 주고, 이후에 저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 남자였다. 그에게 연락이 닿았다면 정말 모든 걸 바쳐서라도 고마움을 표현했을 거다. 이서린의 인생에서 정시교란 사람이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 그는 모를 거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서린은 꼭 시교를 만나서 고맙다고, 너무 고맙다고, 자신을 살려 줘서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가 천천히 다가왔다. 두 사람만이 이 공간에 존재하는 것처럼 사위에 흐르고 있던 시간이 일순간 멈췄다. 민망한 듯, 저를 가리려는 듯, 서린이 모자챙을 아래로 눌러 얼굴을 가렸다. 그는 저를 알고 있을까, 아니 적어도 이서민과 닮은 이 얼굴을 기억하고 있을까. 패닉과 같은 온갖 상념이 머리를 장악해 그녀는 멍하니 저에게 다가오는 구두에 집중했다.
‘아.’
구두가 멈췄다. 두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미묘한 분위기가 서로를 감싸 올라 심장을 뛰게 했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몸속에서 울려 마음이 조여들어 가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언니의 친구가 집에 놀러 올 때면 서린은 아무 관심 없는 척하며 그들을 훔쳐봤었다. 서민의 친구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남자가 있었다. 곧은 선을 지닌 얼굴, 변성기가 끝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서린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살폈다. 단정한 셔츠와 굵은 목을 지나 깔끔히 면도한 턱 선을 타고 올라가, 그의 코에 도달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새카만 눈동자와 마주했다.
“이서민.”
그는 언니를 잊지 않았다. 막연한 기대에 불과하지만, 그는 언니 뒤에 숨어 있던 저를 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와락 눈물이 솟을 것 같아 서린이 얼른 고개를 숙였다. 눈물은 샘솟지도 않았는데 눈시울이 뜨거워 속에서 피어난 뭉클함이 이내 폭발해 버릴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아는 분으로 착각했네요.”
“아녜요. 괜…… 찮습니다.”
되돌아오는 말에 목이 메었다. 이서민을 기억해 준 그의 말에 설레면서도, 자신이 이서린임을 알아주길 바라는 실망감이 뒤섞여 기분이 가라앉았다. 아랫입술을 한 번 깨물고 나서야 서린은 겨우 문장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제야 왜 작가님 성함이 익숙했는지 알겠네요. 이따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이서린 작가님.”
순간 가슴이 철렁, 주저앉았다가 서서히 부상하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봤었던 미소와 비슷한 웃음을 그린 시교가 서린에게 두근거림을 안기고 나서, 유유히 자리로 돌아갔다. 그 미소에, 그의 말투에, 서린은 정시교가 이서민의 동생 이서린을 알고 있음을 확신했다.
어수선한 상황에 서린이 그를 따라 자리로 돌아갔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의 양 뺨은 시교의 말에 피어오른 열기로 불그스름해져 있었다. 정시교는 이서민을, 그리고 이서린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사실 하나가 서린의 마음에 옅은 열꽃을 피워 냈다.
“어디에 앉으면 되죠?”
중저음에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인다. 어렸을 적, 처음 들었던 사내의 목소리가 이러했다. 또박또박 한 단어 한 단어가 분명히 들리는 발음에 정중한 어투. 설마 하던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였다. 정시교. 집에 놀러 오곤 했던 언니 친구. 제 그림이 좋다고 칭찬해 주고, 이후에 저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 남자였다. 그에게 연락이 닿았다면 정말 모든 걸 바쳐서라도 고마움을 표현했을 거다. 이서린의 인생에서 정시교란 사람이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 그는 모를 거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서린은 꼭 시교를 만나서 고맙다고, 너무 고맙다고, 자신을 살려 줘서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가 천천히 다가왔다. 두 사람만이 이 공간에 존재하는 것처럼 사위에 흐르고 있던 시간이 일순간 멈췄다. 민망한 듯, 저를 가리려는 듯, 서린이 모자챙을 아래로 눌러 얼굴을 가렸다. 그는 저를 알고 있을까, 아니 적어도 이서민과 닮은 이 얼굴을 기억하고 있을까. 패닉과 같은 온갖 상념이 머리를 장악해 그녀는 멍하니 저에게 다가오는 구두에 집중했다.
‘아.’
구두가 멈췄다. 두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미묘한 분위기가 서로를 감싸 올라 심장을 뛰게 했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몸속에서 울려 마음이 조여들어 가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언니의 친구가 집에 놀러 올 때면 서린은 아무 관심 없는 척하며 그들을 훔쳐봤었다. 서민의 친구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남자가 있었다. 곧은 선을 지닌 얼굴, 변성기가 끝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서린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살폈다. 단정한 셔츠와 굵은 목을 지나 깔끔히 면도한 턱 선을 타고 올라가, 그의 코에 도달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새카만 눈동자와 마주했다.
“이서민.”
그는 언니를 잊지 않았다. 막연한 기대에 불과하지만, 그는 언니 뒤에 숨어 있던 저를 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와락 눈물이 솟을 것 같아 서린이 얼른 고개를 숙였다. 눈물은 샘솟지도 않았는데 눈시울이 뜨거워 속에서 피어난 뭉클함이 이내 폭발해 버릴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아는 분으로 착각했네요.”
“아녜요. 괜…… 찮습니다.”
되돌아오는 말에 목이 메었다. 이서민을 기억해 준 그의 말에 설레면서도, 자신이 이서린임을 알아주길 바라는 실망감이 뒤섞여 기분이 가라앉았다. 아랫입술을 한 번 깨물고 나서야 서린은 겨우 문장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제야 왜 작가님 성함이 익숙했는지 알겠네요. 이따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이서린 작가님.”
순간 가슴이 철렁, 주저앉았다가 서서히 부상하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봤었던 미소와 비슷한 웃음을 그린 시교가 서린에게 두근거림을 안기고 나서, 유유히 자리로 돌아갔다. 그 미소에, 그의 말투에, 서린은 정시교가 이서민의 동생 이서린을 알고 있음을 확신했다.
어수선한 상황에 서린이 그를 따라 자리로 돌아갔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의 양 뺨은 시교의 말에 피어오른 열기로 불그스름해져 있었다. 정시교는 이서민을, 그리고 이서린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사실 하나가 서린의 마음에 옅은 열꽃을 피워 냈다.
목차
목차
1. 정시교, 이서린
2. 오랜 시간이 지나
3. 나의 터닝 포인트
4. 우리의 과거와 현재
5. 너의 터닝 포인트
6. 갑작스런 폭풍
7. 한 번 더, 제대로
8. 폭풍이 지나가고 또 다른
9. 서로에게
10. 사막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11. 상어
12. 모래 고기와 상어
에필로그 1
에필로그 2
1. 정시교, 이서린
2. 오랜 시간이 지나
3. 나의 터닝 포인트
4. 우리의 과거와 현재
5. 너의 터닝 포인트
6. 갑작스런 폭풍
7. 한 번 더, 제대로
8. 폭풍이 지나가고 또 다른
9. 서로에게
10. 사막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11. 상어
12. 모래 고기와 상어
에필로그 1
에필로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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