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관절질환 환자들...
왜 그 많은 관절질환들이 치료가 되지 않는 걸까?
많은 사람들이 치료받을 때만 잠시 증상이 호전되었다가 재발되고 결국 수술까지 받게 된다.
그런데 우리 몸에 관절이 어디 한, 두 곳 인가?
이 많은 관절들이 침범 당하며 현대인들은 관절염으로 고통을 받는다.

우리 몸이 그리 허술한가? 아니다.
원인적인 접근을 통해 발병 요인을 찾아내어 고쳐야 하고, 환경 변화를 통해 재발되지 않도록 관리해 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턱관절 또한 그렇다. 원리는 같다.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차원 운동으로 양쪽이 같이 움직이며 엄청난 힘으로 음식을 씹는 턱관절.
턱을 괴거나 한쪽으로 누워 자는 등 좋지 않은 습관이 지속되면 한쪽 턱관절이 유독 닳게 되기도 하는데 그로 인해 안면비대칭이 생기고 틀어진 근육으로 인해 근긴장성 두통과 목, 어깨가 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정작 턱관절은 신경분포가 적어 통증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이 책은 턱관절 질환이 현대인 대부분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이를 예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동시에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치료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하려 노력했다.
무엇보다도 저자 스스로가 턱관절 환자로 경험했던 어려움과 이에 대한 공부, 그리고 지난 25년간의 턱관절 환자를 치료하면서 쌓아온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턱관절에 대한 이해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진심을 담았다.

내 첫 환자는, 나 자신이었다(26p).
내가 처음 턱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이를 만난 건 1991년이었다. 당시 환자는 경추(목뼈) 6번과 7번이 골절된 상태였는데, 교통사고가 원인으로, 몸의 왼쪽이 마비되고 두통에 만성피로까지 겪고 있었다.
두 달 동안 구미에 있는 순천향 대학병원 신경외과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었다. 생업에 지장을 입고 있는 건 물론, 일상생활마저 힘들어했다.

환자는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어 다시 MRI를 찍고
상담을 받았으나 뾰족한 수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수술 후 증상이 호전된다는 보장은 못하지만, 그래도 수술을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사의 답을 들었다고 했다. 환자는 힘들고 막막해하며 그런 상황이
3년이나 지속되었다.

답답해하고 지친 그 환자를 위해, 뭔가 수를 내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공부를 시작했다. 무엇보다 절실하고, 누구보다 끈질기게. 28년 전에 만난 그 환자는 바로 나,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내 몸은 내가 망가뜨린다." 또한 우리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의사는 이러한 '자연 치유 과정'이 원활하게 작용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35p).
어떤 사람이 위염 때문에 속이 쓰려서 병원을 찾았다고 해보자. 그런데 이 환자, 알고 보니 평소 생활이 아주 엉망이어서 불규칙한 식사에 맵고 짠 자극적인 맛의 음식을 즐기며, 거의 매일 저녁 술자리를 찾고 줄담배를 피워댄다면 이는 자신의 위장을 스스로 괴롭히는 것이다.

이런 상태로 병원을 찾아오면 이 환자에게 의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조언을 하고, 제산제를 처방하는 정도일 것이다. 환자 자신이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는다면 처방받은 약을 먹을 때만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질 뿐,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내 몸을 어떻게 망가뜨리고 있는지 이해하고, 수긍하는 것이 진정한 치료의 시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리가 부러져서 병원에 가면 부러진 다리를 누가 붙여줄까? 대부분 사람들은 의사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우리 몸 스스로이다.
이때, 의사가 하는 일은 비뚤게 붙거나 감염이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몸은 스스로가 부러진 부위에 조골 세포(뼈를 만드는 세포)가 나타나 다시 뼈를 형성하고, 붙여준다. 이는 우리 몸에서 스스로 일으키는 ‘자연치유능력’이다.

의사가 뼈를 붙여주는 것이라 착각하지 말자.
의사의 역할은 그 ‘자연치유시스템’이 잘 가동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뼈는 자기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 뼈를 움직이는 것은 근육이다. 관절 치료는 근육의 밸런스를 회복 시켜 주는 과정이다(81p).
우리 몸의 뼈대를 형성하는 뼈들에게는 타고난 결점이 있는데, 그것은 자기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위나 심장 등 내장의 운동에 관여하는 내장근을 제외한 대부분의 근육들은 뼈에 붙어 뼈와 관절을 움직이게 하기 때문에 뼈와 관절의 문제는 근육을 배제하고는 생각할 수 없다.

우리 몸은 서로 연결된 수백 개의 사슬이 하나의 공간 안에 담겨 있는 형태의 ‘폐(閉) 사슬 구조(Closed Chain)’로 되어 있다. 즉, 약 206개의 뼈와 그를 둘러싼 650여 개의 근육이 닫혀있는 하나의 공간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총체적 관점에서전체 근육의 밸런스를 유지하도록 하여 전신적 증상의 호전도 함께 유도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치료이다.

| 들어가는 말 |

1장 Dr. Lee의 턱관절 이야기
1장 01 턱관절 질환?
1장 02 모든 동물은 턱으로 생명을 유지한다!
1장 03 턱관절은 신경통증이 없다.
1장 04 내 첫 환자는, 나 자신이었다.
1장 05 “내 몸은 내가 망가뜨린다.”
1장 06 ‘안면비대칭’ 좌우 턱관절의 불균형, 그로 인한 두통!
1장 07 턱관절은 유일한 3차원 관절운동
1장 08 누구나 앓고 있지만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는 턱관절 질환
1장 09 뼈는 자기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
1장 10 근육은 이기적이다.
1장 11 턱관절 증상은 자기만이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두통, 이명, 목·어깨 결림 등)이므로, 남들은 알아주지 않는다.
1장 12 운동선수가 스플린트를 착용할 때 생기는 변화!
1장 13 턱이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하나?
1장 14 나의 스플린트, AKS와 PRS.

2장 나의 턱관절은 괜찮은 걸까?
2장 01 잘못된 자세가 척추와 턱관절을 망가뜨린다.
2장 02 누우면 죽고 앉으면 병나고 서서 걸어야 산다.
2장 03 잠은 송장처럼 자라?
2장 04 고침단명(高枕短命), 베개를 높이 베면 오래 살지 못한다.
2장 05 거북목? 자라목? 일자목? 직경추?
2장 06 의사 선생님들은 원인을 모르면 스트레스성이라 한다.
2장 07 외상 받은 부위는 증상이 없어 보여도 평생 나를 괴롭힌다.
2장 08 안면비대칭과 양악수술

3장 턱관절 환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
3장 01 스플린트를 왜 아래 치아에 착용하나요?
3장 02 6개월 이상 스플린트 착용을 권하지 않는 이유는?
3장 03 ‘보톡스’와 ‘교근축소술’은 턱관절 치료에 효과가 있나요?
3장 04 교합조정술은 어떤 치료인가요?
3장 05 왜 병원마다 스플린트 치료비가 다른가요?
3장 06 치료 효과는 연령대마다 다른가요?
3장 07 치과치료나 교정치료를 받고 난 후에도 턱관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나요?
3장 08 턱관절 환자는 부드러운 음식만 먹어야 하나요?
3장 09 재발될 염려는 없나요?

의학은 과학이 아니다?
나는 과학을 좋아한다.
특히 ‘자연’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스스로 자(自)에 그럴 연(然). 스스로 그렇게 되었다는 뜻으로 언제나 내게는 경이롭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상이었다.
지금의 초등학교가 ‘국민학교’라고 불리던 그 시절에도 내가 제일 좋아했던 과목은 당연히 ‘자연’이었다.

중·고등학교 때에는 그 관심이 ‘과학’으로 이어졌는데, 그 이유는 ‘자연’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졌던 과목이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로 구체화되면서, 나의 관심도 더 넓고 깊어졌기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당연히 이과(理科)를 선택한 후로는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관한 책들을 끼고 살았다.

그 후 치과대학에 다닐 때나, 치과의사가 된 지금도, 과학 서적은 내게 그 어떤 소설이나 영화보다 재미있고 흥미로웠는데, 그 과정에서 언제나 나를 따라다니는 무언가가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왜?’라는 의문이었다.

치과대학 시절 약리학 수업 시간이 생각난다.
당시 새로 개발된, 어느 진통제에 관하여 교수님의 설명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진통 효과가 아스피린의 무려 50배에 달한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고통 받는 환자에게 이 신약을 처방해 주면 환자들이 통증에서 해방되겠구나!’ 싶은 생각에 가슴이 두근댔다. 약 성분이 우리 몸속에 들어가 질병을 치료하는 과정을 상상하며 입가엔 흐뭇한 미소가
떠올랐다.

아마 의사들 대부분이 경험하고 공감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졸업 후 맞닥뜨리는 ‘현실’은 재학 시절의 ‘상상’과는 딴판이었다.
생각해 보면 세상의 수많은 질병에 대한 약들이 개발되거나 개발 중에 있으며, 질병의 수보다 수십 배 더 많은 약들이 사용되고 있다.
그 수많은 종류의 약들이 애초의 개발 목적대로 효능을 발휘해 주어, 그리하여 질병이 약으로 쉽게 치료될 수 있었다면, 지금쯤은 아마도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없거나 그 수가 현저하게 낮아야 하는 게아닐까?

제아무리 효과가 뛰어난 약이라 해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효과가 나타나는 환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도 많다. 왜일까?
새내기 의사 시절, 나는 ‘의학은 곧 과학’인 줄 알았다. 그래서 주어진 값에 같은 값을 더하거나 빼면 그 결과는 매번 같을 거라고 여겼다. 마치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인 것처럼...
그러나 그건 순진한 착각이었다. 전제부터가 잘못되었던 것이었다. 즉 사람의 몸은 모두가 같을 것이라는 전제, 바로 이 전제에서부터 오류가 비롯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자, 의학은 과학이 아니라는 일부 과학자들의 견해가 이해되면서, 내 스스로가 그 동안 약에 대해 너무 맹신해 왔음을 깨달았다.
‘통증’은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음을 경고하는 일종의 ‘알람’인데, 그것을 약으로만 제어하려 한 것이다.
즉, 알람신호에 대한 원인을 찾아볼 생각은 못한 채, 고통 받는 환자의 통증만을 약으로 해결하려 했었던 것이다.그래서 나는 근본적인 통증의 원인은 무엇이며, 사람마다 달리 나타나는 반응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그것이 알고 싶어졌다.

의사들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환자 진료를 시작하며 딜레마에 빠진다고 한다. 이는 환자를 진찰하고, 거기에 맞는 처방을 했음에도 환자마다 다른 반응과 결과를 보여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분명 어떤 처방을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선배 의사들은 의과대학에서 배운 것이 현실과 다르고, 환자마다 반응이 다른 것에 대하여 그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더 나아가 환자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도 의문을 갖지 않는다.
그저 ‘기다려 보자.’,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 또는 ‘만성’, ‘난치’, ‘불치’ 등과 같은 단어를 자주 쓰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환자 진료에 치이다 보면 무언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점점 기존의 의사들처럼 되어가고, 그것을 보고 배운 초보 의사들 또한 그것에 순응하며 따라하게 된다.

일부 의사들은 현대의학의 이런 한계점을 인식하고, 환자들을 위해 새로운 치료방식을 찾으려 노력한다. 약 처방을 통해 증상을 호전시키려고 하는 치료는 진정한 치료과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 중에도 질병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고, 같은 질병에 같은 처방을 받았는데도 치료 효과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개개인이 서로 다 다르기 때문이다.

원인에는 ‘소인(素因)’과 ‘유인(誘因)’이 있다.
소인은 병에 걸리기 쉬운 내적 요인으로 유전이 대표적이다. 유인은 어떤 현상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질병’마다 다 다르다.
따라서 똑같은 병명을 얻었다 하더라도 사람마다 그 원인은 다양할 수밖에 없으며, 그 중 어떤 원인이 주가 되느냐에 따라 환자를 괴롭히는 증상도 달라진다.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원인을 찾기 위해 접근했으며, 이것이 과학이라고 믿는다.

‘똑똑한 사람들이 왜 이상한 것을 믿을까?’라는 책이 있다. 내 대답은 ‘답답하니까!’이다. 현대의학은 최첨단 의료장비들을 이용하지만 병의 원인을 알아낼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나도 턱관절 질환의 원인을 알아내고자 20여 년을 공부해 왔지만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배운 의학적 지식, 의사로서의 오랜 임상적 경험 그리고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공부해 온 제도권 외의 의학들을 살펴보고 정리하여 나만의 치료 프로토콜을 만들었다. 그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고, 많은 환자들의 증상이 호전되고 있다.

우리를 움직여 주는 관절, 그 관절을 이루고 있는 뼈, 그러나 정작 뼈는 자기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 단지 뼈를 움직이는 근육들에 의해 관절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나쁜 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근육들이 비뚤어져 있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그 비뚤어진 근육들이 관절을 틀어놓는다. 즉, 모든 근육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다른 관절에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 몸은 유기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래서 발목만 틀어져도 시간이 지나면 상행성으로 턱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한 위아래 어금니의 교합이 맞지 않아 턱이 틀어지기 시작하면 하행성으로 척추가 틀어지면서 발목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나는 근골격계 질환 원인의 핵심은 ‘척추’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환자들이 내 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았으면 한다.
그것을 이해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깨닫고, 어떻게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알았으면 한다. 근본적인 것은 우리 스스로가 해야 하고, 그러지 못할 때 의사를 찾아야 한다.

의사는 신이 아니다. 의사는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들이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좋아졌다고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증상만 없는 상태가 아닌, 진정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턱관절로 고생하는 분들을 위해 미약하지만 내가 오랜 기간 동안 턱관절 환자를 진료해 오면서, 그리고 여러 가지 공부를 해오며 느낀 것들을 남기고자 이 책을 쓴다.

여러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많은 도움이 되고, 이 책의 내용을 잘 참고하여 병원에 가는 일이 적어지기를 바란다.

끝으로 이 책을 완성하기 까지 힘을 실어준 분들과 특히 나의 친구 김석준 이사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내 삶의 존재 이유인 우리 가족, 30년을 함께 해 온 사랑하는 아내와 이젠 엄마의 친구가 되어주는 딸 슬비, 일러스트를 맡아 준 사위 수진, 깜짝 출연한 손자 호담. 그리고 홀로서기 중인 든든한 아들 정민에게 언제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