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청춘>은 12살 짜리 초등학생의 눈으로 들여다 본 어른들의 세계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린 성장 소설이다. 이 소설은 어른들에게는 추억의 아름다운 시간을 돌이켜 보게하고 아이들에게는 성장 과정을 통해 미지의 세계에 눈뜨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이들의 시선과 마음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이미 훨씬 더 성숙해 있으며 어른들의 굴절된 세계상에 대해서도 잘 인식하고 있다. 12살 꼬마들의 기성세대를 향한 반란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유년 시절의 추억이 사람을 성장시킨다' 누구나 다 어른들에게는 제각각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과 상처가 있다. 추억이던 상처이던 한 번쯤 사람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싶어한다. 그 어린 시절은 어른이 되기 위한 인격의 성장과정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삼 년만의 침묵을 깨고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가 김제철 씨(한양여대 교수)가 펴낸 '초록빛 청춘'(고요아침)은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상처를 더듬어 볼 수 있으며 아이들에게는 아버지들의 어린 시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익한 소설이다. 초등학교 5학년인 '나'는 어느 날 아버지의 근무지를 따라 우리나라에서 두 번 째로 큰 도시인 '바다가 보이는 학교'에서 세 번 째로 큰 도시인 학교로 전학을 가게된다. 두 번째로 큰 도시에서 공부를 꽤 잘했던 '나'는 그 보다 작은 도시에서는 웬일인지 공부를 오히려 못했다. 그것은 그곳의 환경과 공부방법 등 그 학교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시간이 흐르고 서서히 전학간 학교생활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나'가 속한 반에서 어떤 보이지 않는 비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담임 선생님과 초등학교 반 아이들의 미묘한 관계(?)를 눈치 채던 것이다. 그 당시 공부를 항상 일등하는 아이를 반장으로 뽑고 부 반장은 선거를 하여 뽑는데 선생님은 공부를 못하는 원순이를 부 반장 단일 후보로 나서게 하여 뽑히게 한다. 이른바 '원순'이는 집이 부유하고 부모님이 자주 학교에 오는 것이 그 이유라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그런 사실이 있는데도 다만 모른 채 할 뿐 나약한 '나'로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서서히 학교 생활에 적응하면서 늘 1등만 하는 '은기'에 밀려 2등만 하는 '나'는 그 외의 등수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서서히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중에는 우등생이 될 수 없는 '원순'이가 다른 아이를 제치고 우등상을 받는 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이 사실을 알게 된 '나'는 '원순'이 때문에 우등상을 받지 못한 아이와 그리고 '은기' 등과 의기 투합하여 '반란'을 꿈꾼다. 그 '반란'이란 방과 후 선생님의 책상 위에 \" 원순이는 우등상을 받을 자격이 없는데 왜 주게 되었습니까?\" 그러나 이러한 메모쪽지의 반란에 대해 담임선생님은 어떠한 말씀도 대꾸도 해명도 하지 않았으며 우등상은 원순이가 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의 이러한 반란은 무기력하게도 이내 잊혀지고 말았다. 그 당시 초등학교 때부터 과외가 성행했는데 우리반에는 담임선생님과 전교에서 늘 1등을 하는 최주봉의 아버지가 과외를 했는데 '나'는 최주봉의 아버지에게 과외를 받았다. 내가 보기에는 최주봉의 아버지는 별 실력이 없었고 공부를 잘하는 아들을 내세워 과외를 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공부를 잘하는 나는 최주봉의 아버지가 과외를 나오지 마라는 통보를 받는다. 이유는 최주봉과 비슷하게 공부를 잘 하는 나가 언제나 신경에 거슬렸기 때문인지 도 몰랐다. 일방적인 통보였다. 나는 여기에서 충격을 받는다. 담임 선생님은 집안이 부유한 아이들을 상대로 과외를 했다. 시험문제도 항상 과외를 받는 아이들이 먼저 알았다. 부당한 처사였다. 그 후 겨우 한 학년에 두 명 정도 밖에 갈 수 없는 명문 중등학교 입학 시험에서는 늘 2등을 했던 '나'와 5학년 때까지 전혀 공부를 못하다가 뜻 밖에 6학년 때부터 공부를 잘하던 엉뚱한 아이가 합격을 하게 되었다. 반에서 1등을 하던 '은기'와 전교 '1등'을 하던 최주봉은 입학시험에 떨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실로 재미있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 소설이 지니는 이야기는 무척 새롭고 흥미롭다. 초등학교 아이들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이 작은 사건은 어른들의 세계를 압축하여 보여 주고 있다. 언제나 1등을 하는 아이와 아첨과 치마 바람의 작은 권력을 내 세우던 아이는 끝내 현실에서 밀려나고 늘 외로운 2 등만 한 아이와 늘 공부를 못하지만 성실하고 열심히 공부를 배우던 아이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 이 소설이 지닌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부당한 담임선생님에게 잘못을 알리기 위해 선생님의 책상 위에 쪽지를 써 놓고서 밤새 가슴을 두근두근 거리는 아이들의 마음. 바로 우리들의 아이인지도 모른다. 마치 어린시절의 삽화를 보는 것 같은 이 이야기속에는 많은 진실이 숨겨져 있다. 성장 소설 ' 초록빛 청춘'은 12살 짜리 초등학생의 눈으로 들여다 본 어른들의 세계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린 성장 소설이다. 어쩌면 이 소설은 어른들에게는 추억의 아름다운 시간을 돌이켜보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성장과정을 통해 미지의 세계에 눈뜨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이들의 시선과 마음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이미 훨씬 더 성숙해 있으며 어른들의 굴절된 세계상에 대해서도 잘 인식하고 있다. 12살 꼬마들의 기성세대를 향한 반란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읽으면 읽을수록 책속으로 빠져드는 재미에 독자들은 흠뻑 젖게 될 것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오늘날의 청소년들에게 한 번쯤 읽히고 싶은 소설이다. ☞ 저자 소개저자 김제철경북 대구 출생으로 한양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84년
<소설문학>
, 신인상
<희곡>
, 1986년
<삼성문예상>
, 1988년
<오늘의 작가상>
을 각각 받았다. 장편으로는
<사라진 신화>
(문학사상),
<그리운 청산>
(민음사),
<솔레이노의 비가>
(민음사) 등이 있으며 현재 한양여자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