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존 뮤어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주요 저작에 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서에는 없던 열 장의 사진과 연보, 그리고 여정을 살펴볼 수 있는 간략한 지도가 첨가되어 있다. 특히 세계적인 산악 사진의 대가 앤젤 애덤스를 비롯해, 존 뮤어가 당시 느꼈던 감동을 독자들도 같이 느낄 수 있도록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촬영된 사진들을 수록하였다.
출판사 서평
▶산을 오른다는 것은 곧 마음의 본질을 오르는 것이다.
2년 전인 2002년은 UN이 정한 ‘세계 산의 해’였습니다. 당시 대한산악연맹이 수여하는 산악환경상을 반납한 환경운동가 박그림 씨는 다음과 같?은 반납 이유를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자신의 만족을 위해 산을 오르는 이기적인 사람은 산악인이 아니라 등산기술자에 불과하다. 우리는 등산기술자인가, 산악인인가? 산악연맹이 거액을 들여 해외 원정 등반에 주력하면서, 정작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고 생태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이끄는 행사는 사라져버...
▶산을 오른다는 것은 곧 마음의 본질을 오르는 것이다.
2년 전인 2002년은 UN이 정한 ‘세계 산의 해’였습니다. 당시 대한산악연맹이 수여하는 산악환경상을 반납한 환경운동가 박그림 씨는 다음과 같은 반납 이유를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자신의 만족을 위해 산을 오르는 이기적인 사람은 산악인이 아니라 등산기술자에 불과하다. 우리는 등산기술자인가, 산악인인가? 산악연맹이 거액을 들여 해외 원정 등반에 주력하면서, 정작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고 생태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이끄는 행사는 사라져버린 현실이 안타깝다.” 이 책의 주인공 존 뮤어가 다시 살아 돌아온다 해도 그 역시 같은 말을 했을 것입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산을 좋아합니다. 휴일이면 너나없이 산을 찾아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달랩니다. 어느덧 우리 나라도 산행 인구가 천만이 넘는다고 합니다. 산은 이제 대한민국 국민의 대표적인 여가 공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제대로 산을 즐기고 있는 것일까요? 이것은 존 뮤어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존 뮤어는 산을, 아니 자연을 진정으로 누릴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승부욕과 정복욕에 사로잡혀 목표지향적인 산행을 한다면, 존 뮤어는 산의 양적 측면보다는 질적 측면을 중요시하는 가치지향적 산행을 추구했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나라는 산을 신성시하여 ‘등산登山’이라는 표현보다는 자연과 한몸이 되는 ‘입산入山’이라는 표현을 더 즐겨 썼습니다. 산의 품으로 복귀한다는 의미를 강조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들은 어떤가요? 산을 단지 정복의 대상이나 건강을 위한 체력단련장 정도로 보고 있지는 않은가요?
“산을 오르는 것은 곧 마음의 본질을 등반하는 것”이라 했던 존 뮤어는, 산이 경제적 효용가치 이상의 심미적 고귀함을 지니고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깨달은 풍경의 종교성, 그리고 자연이 지닌 내재적 가치를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신은 그에게 탁월한 글쓰기 재능을 선물했습니다.

▶세계적인 여행 작가 빌 브라이슨은 《나를 부르는 숲》(동아일보사, 2002년)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튼’이라든지 ‘셰넌도어 국립공원’이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주의자 존 뮤어가 표현한 대로 빵 한 덩어리와 차 한 봉지를 낡은 배낭에 넣고서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어 달려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자연주의자 존 뮤어의 에세이집!
자연이나 환경을 주제로 한 책들이 홀대받기 일쑤인 우리 나라와 달리, 서구에서는 알도 레오폴드나 존 제임스 오두본, 존 뮤어같이 이른바 ‘자연주의자’로 분류되는 지식인들의 글이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미국이 낳은 양심’이라 평가받는 존 뮤어는, “미국 내 모든 자연보호 관련 법안의 통과는 이 클럽을 통해야 가능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100년이 넘는 역사와 60여만 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자연보호 시민단체 ‘시에라 클럽Sierra Club’의 창설자입니다. 이밖에도 오늘날 우리가 국립공원이라고 부르는 자연보존지역을 세계에서 처음 만들었으며(요세미티 국립공원), 미국 환경운동 사상 큰 의미를 지닌 헤츠헤치Hetch-Hetchy 계곡 개발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자연보존 분야에서의 업적으로 미루어 존 뮤어를 단순히 환경운동가라고만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입니다. 뛰어난 등반가이자 빙하연구가, 환경윤리학자 그리고 산림학자로 평가받는 그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문필가이기도 합니다.
‘산행 문학’ 혹은 ‘산행 에세이’로 불리는 문학 장르 안에서 존 뮤어가 차지하는 위상 또한 남다릅니다.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과 끈기로 자신이 ‘야생 대학’이라 표현한 자연을 연구하는 데 평생을 바친 그는, 캘리포니아의 등줄기인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알래스카를 비롯한 전 세계의 산을 등반하며 수많은 에세이들을 남겼습니다.
이 책은 존 뮤어의 수백 편에 이르는 아름답고 시적인 에세이들 가운데 11편의 대표작을 모은 선집입니다. 우리 나라에는 그의 유년기와 청년기를 다룬 자서전인 《나의 유년기와 청년기The story of My Boyhood and Youth》가 《자연보호의 아버지 존 뮤어》(에디슨 북, 2002년)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바 있지만, 정작 자연주의자이자 산악인의 면모를 보여주는 그의 에세이는 아직 한 편도 소개된 적이 없습니다.


▶자연주의자의 눈으로 바라본 문명의 뒷모습
존 뮤어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이른바 ‘문명의 폐해’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습니다. 얼마 동안 도시에서 생활하다 다시 산에 올랐으나 골짜기에서 추락할 뻔한 경험을 한 존 뮤어는 자신의 두 발에 대고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게 바로 너희들이 지루한 도시의 계단과 죽은 포장도로와 사귀면서 얻은 결과야.”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에 이미 존 뮤어는 자신을 도시 문명에 찌든 속물이라며 통렬히 반성했던 것입니다.
고전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소로와 달리 존 뮤어는 “나에겐 책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산에서 보낸 하루가 몇 수레의 책보다 낫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산과의 직접적인 교류”뿐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이것은 존 뮤어가 의도적으로 과장한 표현입니다. 이렇게 말을 한 존 뮤어도 실은 어릴 때부터 소문난 책벌레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는 설교와 노동만을 강조하던 아버지 몰래 책을 읽기 위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장치와 시간을 측정하는 기계를 발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산과 자연에 대한 책 백 권을 읽느니 한번이라도 산과 자연을 직접 체험하라는 그의 충고는 앎과 삶이 따로 노는 현대인, 몸과 마음의 괴리로 신음하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합니다.

목차
차례
[마운틴 에세이]를 엮으며
투올름 캠프
하이 시에라에서 바라본 근경
어느 지질학자의 겨울 산책
섀스타 산에서 겪은 위험한 하룻밤
사우스 돔
산에 대한 상념
레이니어 산 등반
스티킨 강
글레?노라 피크
뮤어 빙하에서의 썰매 여행
헤럴드 섬 첫 등반
존 뮤어 연보-생애와 저작
옮기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