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들의 저항과 부흥, 그리고 신국가 건설의 꿈! 왕과 귀족들이 버린 나라를 몽골 군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고려의 민초들이 일어섰다. 이 땅의 진정한 주인, 민초들이 꿈꾸는 새로운 나라는 어떤 모습인가!! 이 소설은 몽골의 1, 2차 고려 침공이 감행된 123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당시 고려는 최제우에 이어 그 아들 최우가 나라의 정권을 장악하고 있었는데 1차 침공에 이어 몽골이 두 번째로 고려의 강토를 유린해 들어오자 고려 조정은 지레 겁을 먹고 해중(강화)으로 천도해 버린다. 해전에 약한 몽골 군을 피해 바다 건너 섬으로 도망친 것이다.

이 소설은 몽골의 1, 2차 고려 침공이 감행된 123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당시 고려는 최제우에 이어 그 아들 최우가 나라의 정권을 장악하고 있었는데 1차 침공에 이어 몽골이 두 번째로 고려의 강토를 유린해 들어오자 고려 조정은 지레 겁을 먹고 해중(강화)으로 천도해 버린다. 해전에 약한 몽골 군을 피해 바다 건너 섬으로 도망친 것이다.

강화 천도 뒤에도 소설의 주인공 정현응은 야별초의 일원으로서 개경의 궁궐을 지키고 있었다. 몽골군이 아니라 개경에 남은 일반 백정들이 궁궐에 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남아 있었던 것이다. 즉, 고려의 정규군이자, 최우의 친위대이기도 했던 야별초의 적은 몽골 군이 아니라 고려의 일반 백정들이었던 셈이다. 이에 정현응은 야별초로서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은 채 점점 최우와 야별초로부터 마음이 멀어져 갔다.

그러던 중 몽골 군의 사령관 살리타이를 암살하라는 명령이 야별초에 하달된다. 정현응은 야별초 중에서도 골라 뽑은 결사대를 데리고 몽골 군을 추적해 들어간다. 그러나 정현응의 부대는 곧 푸른 탈박을 쓴 사내로부터 기습을 받고 몰살당한다. 부대원을 모두 잃은 채 간신히 혼자 살아남은 정현응은 내부의 적이 암살 계획을 외부에 흘린 것이 분명하다고 단정 지으며 예전부터 생각해 오던 일을 결행에 옮긴다. 야별초를 떠난 것이다. 목숨처럼 따르는 부하 한 명을 데리고 개경을 떠난 정현응은 푸른 탈박을 쓴 사내에 대한 복수와 내부의 적을 찾아내기 위해 고려 내에서 가장 정확하고 방대한 정보력을 갖춘 지하 상인 조직을 찾아간다. 필요한 정보를 얻는 대신 지하 상인 조직의 일원이 된 그는 오래지 않아 자신의 복수가 지하 상인 조직이 장차 벌이려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고려의 지하 조직들이 강화로 도망쳐 버린 정부군을 대신하여 몽골에 대한 항전을 선포한 것이다. 결국 정현응은 자신이 목적한 바를 이루어나가는 과정에서 상인 조직과 합세하여 몽골과의 전쟁을 치르게 된다.

한편 지하 상인 조직이 군대를 결성하기에 앞서 처인성에서는 몽골 군을 맞아 처음으로 전투다운 전투가 벌어진다. 그러나 그 전투는 고려군과 몽골 군 간에 벌어진 전투가 아니었다. 처인성을 지키던 고려군은 몽골 군이 몰려온다는 소식에 도망치면서 식량고의 쌀마저 태워 버리려 한다. 이 소식을 듣고 사방에서 몰려온 노비와 천민, 부녀자와 부모 잃은 아이들이 군량미를 지켜내고는, 생명과 다름없는 쌀을 지키기 위해 몽골 군과 전쟁을 벌인다. 그들은 서둘러 대나무를 베어다가 죽창을 만들었고, 물을 끓였으며, 돌멩이를 모았다. 그 허술하기 이를 데 없는 무기로 세계 최강 몽골 군과 싸우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살기를 포기한 그들은 몽골 군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낸 채 악귀처럼 덤벼든다. 그 바람에 천하의 몽골 군이 수없는 사상자를 낸 채 퇴각한다. 이름 하여 고려의 노비군이 몽골 군을 물리친 것이었다. 노비 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적의 사령관 살리타이를 살해하며 자신들이야 말로 고려의 진짜 주인임을 마음으로 깨달아간다.

고려에 몰아닥친 국난은 이렇듯 민초들의 가슴속에 잠들어 있던 주인 의식을 깨우치기에 이른다. 이제 고려의 민초들은 몽골 군을 몰아내는 데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기 시작한다. 과연 그들이 꿈꾸며 이루어내고자 한 새로운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 핍박 속에서 살아온 고려의 잡류 천인들, 농민과 상인들. 그들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 신국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가슴속에도 크나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 틀림없다.

저자의 말-원영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새로운 나라를 꿈꾼다.
고려 시대.
우리에게 ‘난’이라 잘못 알려진 민초들의 저항과 부흥, 그리고 신국가 건설의 꿈.
고려 시대만큼 민중들의 의식이 성장한 시기도 찾기 힘들다.
이 이야기는 ‘신국’을 꿈꾸고 그것을 실현하고자 했던 정열적인 고려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내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주변 사람들은 늘 궁금해 해왔다. 그래서 조용한 성격임에도 이상한 시선을 느끼고 살았다.
무엇이 나의 머릿속에…….
흡혈귀, 타임머신, 칭기즈 칸, 그리고 유토피아.
난 돌연변이.

-“이 성을 지킨다고 우리가 고려를 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라. 고려의 보승군들은 식량고를 버렸고, 고려의 백정들을 버렸고 심지어 군량고에 불을 지르려 했다. 너희는 노비들이고 잡류 천인들이다. 너희가 낳은 자식들도 천민이고 노비다. 그러나 우리는 도망가지 않는다. 저 뒤에 있는 군량고의 식량은 우리의 피와 땀을 고려에 바친 것이다. 이곳을 지키려 하는 진정한 고려인의 모습을 저 소년, 소녀들과 젖먹이들에게 보여주자. 저 아이들과 우리가 고려의 주인이자 이 땅의 희망이다. 우리의 자식들은 더 이상 노비가 아니다…….”

- 귀족들과 주력군들, 그리고 근방 고을의 보승군들까지 최씨 정권과 더불어 강화로 들어가 버린 상황에 처인성에서는 큰 효과가 없었다. 죽음을 몰고 다닌다는 사신들인 몽골 군이 저항을 이겨내고 처인성 토성 위를 올랐을 때, 그들이 마주친 것은 발 벗고 짧은 갈옷 위에 짚단을 두르고 손에는 쇠스랑을 든 노비군이었다. 무장도 하지 않고 훈련도 받지 않았지만 노비군들의 눈에는 공포라는 게 없었다. 그들은 죽을 장소를 찾아 처인성에 온 것이라 이미 삶에 미련이 없었다. 사신이라 불리는 몽골군은 귀신들을 만난 거였다.

- 회장 안에는 여성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운명에는 사람 차별이 없었다. 아이이기 때문에 여자이기 때문에 노인이기 때문에 고통과 죽음에서 제외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아이에 가까운 어린 소년과 소녀들도 있었고 백발의 노인들도 있었으며 젊은 여인과 중년 부인도 있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 모두 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건 하나같이 투쟁의 눈빛을 가지고 있는 거였다. 적어도 이들은 절망에 빠져 있진 않았다.

“거사의 날은 지금부터 보름 후, 거사 장소는 경상도 장산입니다. 장산에서 상주로 상주에서 충주로 충주에서 죽주로 죽주에서 남경으로 몽골 군이 침공해 온, 다시 말해 그들의 퇴각로를 따라 진격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이야기와 세세한 작전회의는 간부들 중심으로 내일 다시 소회의를 열겠습니다. 우리가 거사 일에 장산에서 다시 만날 때에는 화적떼도 아니고 유랑민도 아니며 상인도 아닙니다. 고려의 군대입니다. 이상으로 전국협객대회 주 회의를 마치겠습니다.”

1부
쫓는 자 - 야별초로서의 마지막 밤
소년 - 처인성에서 빛나는 별
케식 - 대령산의 노인

2부
쫓는 자 - 개경 본부
소년 - 암궁
케식 - 노인과 소녀

3부
쫓는 자 - 전국 협객 대회
소년 - 암궁에서의 결투
케식 - 벽란도

에피소드 - 보이지 않는 원자의 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