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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준
전직 뮤지컬 배우, 16년차 책&잡지 에디터, 3년차 작가&글쓰기 멘토, 6년차 버림받고 상처 많았던 일곱 고양이 냥아빠 등등. 직업 관련 수식어가 너무 많아 적당한 수식어를 찾다가 정신이 혼미해지기 일쑤인 초슈퍼 울트라 프로 N잡러. 대학 시절 구입한 목 늘어난 구제 티셔츠를 아직 입고 다니면서도, 구찌(Gucci) 패션쇼 프런트 라인에 공식 초대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TV보다 라디오를 좋아하며, 화장실 갈 때 절대 스마트폰을 들고 가지 않고, 음악 감상 못지않게 악기 연주에 푹 빠져 있는 무한감성주의자. 자타공인 취미수집가여서 일이 취미이고 취미가 일이라 오해하는 주변인들이 많다. 모 인터넷 포털 라디오 DJ 및 번역가 데뷔를 준비 중이다. 공동 집필을 포함하여 7권의 책을 썼으며, 분야는 인문, 에세이, 자기계발 등 다양하다.
인스타그램 @jeremy.cho
브런치 brunch.co.kr/@chojeremy
유튜브 ‘냥킹TV’
“아이고, 우리 손발이, 어쩜 이렇게 손발이 예쁘지.” 그냥 그렇게 3개월 된 그 아이는 손발이가 되었다. 첫 날은 공간에 적응하느라 손발이가 힘들어했다. 손발이가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힘들었다. 길러보는 것이 처음이라 마음이 급했다. 얼른 적응하고, 매일 내 곁에 와서 놀아주었으면 하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는 걸, 그 녀석은 알고 있었지만, 난 몰랐다. 동물은 동물일 뿐이라며 하찮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_ p41
퇴근 이후의 방송은 조금씩 감성과 로맨스를 버무리기 시작한다. 노을이 질 무렵의 음악과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밤의 음악은 달콤하지만 더없이 민망한 편지쓰기에 버금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멜랑콜리하면서도 말랑말랑하게 심장을 세심하게 쓰다듬는다. 갑작스레 뭉클해지는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 바보 같은 옛사랑의 단편들이 떠올라서일까. _ p93
풀코스를 달린다고 했을 때 마라톤이라는 교집합에 함께하지 않은 100여 명 중 98명은 필사적으로 뜯어말렸다. ‘무릎 나간다’, ‘척추 나간다’, ‘발목 나간다’, ‘도가니 나간다’라며 마라톤 끝나면 중환자실에 병문안을 올 것처럼 호들갑이다. 하지만 나머지 두 명의 대답은 은근 시원했다. 그중 한 명은 “한번 뛰어봐. 죽을 것같이 헐떡여봐야 사는 것의 소중함을 아는 것 아니겠어?”라며 파이팅을 건넨다. 다른 한 명은 “뭘 망설이냐. 몇 시간이면 끝이잖아. 지금껏 수십 년도 넘게 힘들었는데 그깟 몇 시간 가지고 뭘.” 물론 모두가 내 편이었겠지만 두 명의 시원함이 출발 선 앞에 서 있도록 부추겼다. _ p150
좋아하면 어쩔 수 없다. 미쳐 있으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내가 영어천재는 아니어도 어디 가서 ‘영어 조금 하네’라고 과분한 칭찬을 가끔 듣는 이유는 영어가 좋아서 어쩔 줄 몰랐기 때문이다. 영어 성적을 잘 따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가끔 묻는 분들이 있다. 그러면 이야기를 잘 들어보고 이렇게 저렇게 퍼즐을 짜 맞추듯 나름의 방법을 말씀드리곤 한다. 하지만 최소의 에너지와 시간을 들여 최대의 효과만 보려고 한다. 세상사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이 있을까. 정말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지름길로 갈 수는 있겠지만 현실에서 축지법이란 없다.
_ p187
인생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불안감이 졸졸거리는 물줄기일 수도, 거대한 쓰나미일 수도 있지만 그것에 사로잡혀 스스로 내팽개치진 않으려 한다. 오늘 밤에도 잠들기 전, 난 중얼거릴지도 모른다. ‘내일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테니까요”라고 외친 것처럼 그냥 그대로 맞이해야겠지. 소심하게라도 파이팅을 외쳐보려 한다. _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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