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루를 이해하기 위한 최고의 입문서
플랫아이언 빌딩부터 8 스프루스 스트리트까지,
맨해튼 마천루 건축사를 한 권으로 만난다!

“마천루란 무엇인가? 그것은 높고 키가 크다. 마천루 안에는 힘과 에너지가 있어야 하고, 영광과 긍지가 있어야 한다. 마천루는 모든 길이마다 치솟는 자부심과 의지로 가득 차야 한다. 그것은 높이 날아오르는 기쁨이어야 하고, 밑에서부터 위까지 낙하하는 선 하나 없는 비상이어야 한다.”
_루이스 설리번(건축가)

“더 이상 사람들은 마천루가 꼭 필요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스스로를 조화로운 우주에서 아슬아슬한 상태로 밀어낼 때, 그들의 육체와 영혼은 요동친다. 아마도 사람들이 맨해튼을 찾는 본질적인 이유가 바로 요동침에 들어가고 싶어서일 것이다.” _리베스킨트(건축가)

이 책은 대중을 위한 ‘맨해튼 마천루 입문서’이자 동시에 ‘마천루 개론서’이다. 저자는 이미 보스턴과 뉴욕 건축을 조망한 책(『건축으로 본 보스턴 이야기』 『건축으로 본 뉴욕 이야기』)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건축가로서, 이 책에서는 전반적인 맨해튼의 도시 건축보다는 특히 ‘마천루’에 집중해 그 발전 과정을 설명한다.
20세기 세계의 수도는 단연 맨해튼으로, 맨해튼이 다른 도시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이자 맨해튼을 가장 맨해튼답게 만드는 것이 바로 끝없이 높은 곳을 향한 수직성의 마천루였다. 이 책을 통해 건축가는 물론이고 일반 독자들도 쉽고 재미있게 각각의 시대별 양식을 대표하는 마천루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맨해튼이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세계적인 마천루 도시로 성장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맨해튼의 화려한 마천루로 떠나는 신나는 여행에 독자들을 초대한다.

마천루로 보는 맨해튼, 하늘도시의 시작

이 책은 저자가 최근에 펴낸 『건축으로 본 뉴욕 이야기』의 속편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이 책만 따로 읽어도 무방하지만, 전편에서는 ‘길’을 통해 개괄적인 맨해튼 이야기를 하고 이 책에서는 ‘마천루’에 중점을 두고 있으므로 두 권을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한다. 저자는 맨해튼이란 도시를 이해하기 위한 두 가지 키워드로 길과 마천루를 설정했는데, 이는 물론 맨해튼은 길의 도시이자 마천루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18세기 세계의 수도는 런던이었고, 19세기 세계의 수도가 파리였다면, 20세기 세계의 수도는 단연 맨해튼이다. 자연스럽게 맨해튼으로 세계의 힘, 돈, 문화가 집중되었다. 이전 시대를 대표하던 유럽의 수평적인 도시들과 다르게 맨해튼은 마천루를 통해 ‘수직적인 도시’를 만들었다. 지금 우리가 맨해튼 하면 떠올리는 도시 이미지가 바로 하늘을 찌를 것처럼 높게 솟은 수많은 고층빌딩들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맨해튼을 가장 맨해튼답게 만드는 주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가 바로 끝없이 높은 곳을 향한 수직성이다. 이로써 맨해튼은 ‘하늘도시’가 되었다. 따라서 맨해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천루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라고 볼 수 있다. 맨해튼은 고층 빌딩들과 함께 자라났고, 오늘날의 모습으로 강한 도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언제부터 맨해튼은 마천루가 가득한 도시로 성장한 것일까? 20세기 초, 세계의 마천루 시장은 미국이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시카고와 맨해튼이 선두 주자였다. 1871년 대화재를 통해 잿더미가 된 시카고가 기존의 수평 도시에 새로운 건축형식으로 수직의 개념을 도입한 것은 너무나 유명하다. 이때 발명한 새로운 건축 형식이 바로 마천루이다. 당시 시카고와 맨해튼은 육로는 물론 수로, 철로로 긴밀하게 연결된 도시였는데, 시카고가 마천루를 발명했다는 소식은 맨해튼에도 빠르게 전해졌다. 곧 맨해튼은 시카고와 경쟁하면서 수많은 마천루를 지었다. 곧 맨해튼의 부가 시카고를 능가하면서, 수많은 마천루 건설의 꿈과 새로운 실험이 맨해튼에서 이뤄졌다. 마천루의 씨앗은 시카고가 뿌렸지만, 그 꽃은 맨해튼에서 폈다.

새로운 건축형식의 시작, 마천루란 무엇인가

마천루는 흔히 높은 건물을 뜻한다. 땅이 제한된 도시에서 폭발적인 인구 증가는 땅의 높은 효율화를 촉진했다. 맨해튼만큼 인류사에서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도시는 없다. 건축은 솟아야 하고, 높아야만 한다. 고만고만한 높이의 건물이 수직적으로 팽창하자, 사람들은 이런 고층 빌딩을 ‘하늘을 찌른다’는 의미에서 ‘마천루(skyscraper)’라 불렀다. 고층 건축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초고층 마천루 현상은 19세기 미국의 현상이다. 기술이 쌓이고 돈이 쌓이고 도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건축물은 높이 솟아야만 했다.

마천루라는 새로운 건축형식이 있기 전에 도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사람이 계단을 통해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최대 높이인 5층 정도였지만, 엘리베이터 발명 이후 마천루는 급속도로 퍼졌다. 맨해튼에서 마천루는 1890년대부터 하나 둘씩 세워졌지만, 사람들이 손꼽는 맨해튼 마천루 1호는 1903년 매디슨 스퀘어에 세워진 ‘플랫아이언 빌딩’이다. 이 빌딩은 맨해튼 특유의 X자형 광장 남쪽 삼각형 땅에 세워져 특별한 상징성을 갖게 되었다. 플랫아이언 빌딩은 그리드 가로체계와 브로드웨이의 만남을 설명했고, 삼각형처럼 뾰족한 모습으로 지어짐과 동시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뿐만 아니라, 플랫아이언 빌딩은 마천루 창시자 중에 한 사람인 시카고 건축가 다니엘 번햄이 맨해튼에 세운 최초의 마천루로서 정통성도 획득했다. 이로써 플랫아이언 빌딩은 최초의 랜드마크 마천루가 되었다.

이처럼 마천루의 높이는 브랜드(Brand)였고, 트렌드(Trend)였다. 플랫아이언 빌딩은 맨해튼 마천루 건설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이 건물은 앞으로 전개될 맨해튼 마천루의 방향을 결정했다. 결국 맨해튼은 점증적으로 세계적인 ‘마천루 도시’로 성장하게 되었다. 마천루가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호칭을 받게 되면 해당 건물의 주인인 기업 브랜드를 높이는 훌륭한 장치가 되었다. 한 번 높음을 맛보자 ‘보다 더 높음’을 향한 열망은 치열해졌고, 초고층 도시로서 맨해튼은 계속 발전하였다.

발전 양식으로 본 마천루 건축의 역사

이 책에서는 맨해튼 마천루 발전 과정(양식사)을 크게 일곱 개로 나눠 정리하고, 각 시대를 대표하는 주요 마천루들을 살펴본다. 맨해튼에는 수많은 마천루가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맨해튼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적인 랜드마크 마천루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첫째, 기능주의 마천루 시대(1880~1900)이다. 마천루 시대가 개막된 시대로 부드러운 연철 기술로 외장을 장식했다.
둘째, 절충주의 마천루 시대(1900~1920)는 고딕 양식과 고전주의 양식을 오고간 혼합 시대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마천루로는 고전 양식의 플랫아이언 빌딩(1903)과 고딕 양식의 울워스 빌딩(1903)이 있다.
셋째, 아르데코 스타일 마천루 시대(1920~1940)는 상상력의 시대로, 철의 광채와 돌의 색채가 건물 외장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유명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1931)과 크라이슬러 빌딩(1930) 등이 이 시기에 건축되었다. 가장 높은 빌딩의 자리를 얻기 위한 크라이슬러 빌딩의 비밀스런 철침 공사와 아름다운 외관은 지금도 유명하다. 또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꿈에 그리던 ‘100층’이라는 엄청난 높이를 달성한 첫 마천루로 지금도 맨해튼을 대표하고 있다.
넷째, 인터내셔널 스타일 마천루 시대(1940~1965)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스타 건축가들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새로운 마천루 건축 시대가 열렸다. 경제적이고 기능적인 유리 마천루의 시대로, 대기업 본사 마천루가 지어지면서 미국식 세계화가 시작되었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마천루로는 UN 본부와 레버하우스 빌딩, 시그램 빌딩 등이 있다. 특히 시그램 빌딩은 조닝법으로 똑같은 웨딩케이크 모양의 마천루가 되지 않기 위해 넓은 전면 광장을 둔 것으로 유명하다.
다섯째, 후기 모더니즘 마천루 시대(1965~1975)이다. 경제적 가능성과 부의 상징으로 초고층 건축 시대가 열렸다. 이전 시대의 유리 마천루에서 벗어나 구조, 설비, 시공의 경제성을 고려하여 마천루를 디자인했다. 포드 재단 빌딩, GM 빌딩, 록펠러의 XYZ 빌딩 등이 이 시기를 대표한다.
여섯째, 포스트모더니즘 전조 마천루 시대(1970~1980)에는 추상적인 삼단 구성법의 마천루가 도래했다. 대표적으로 그레이스 빌딩, 시티 코어 빌딩 등이 있다. 특히 시티 코어는 이후 전개될 맨해튼 마천루 시장의 작동 원리, 즉 실용성과 기술 집약성을 앞세우는 태도를 잘 보여준다. 이후 맨해튼에는 어떤 특정 스타일이나 트렌드 대신 끊임없이 변하는 사회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새로운 생각과 이를 완성하고야 말겠다는 도전정신이 건축시장을 지배했다.
마지막으로 포스트모더니즘 마천루 시대(1980~현재)는 복고주의로 시작하여 부드러운 형태의 마천루와 새로운 장식적인 마천루가 시작되었으며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뉴욕타임스 빌딩, 8 스프루스 스트리트, 프리덤 타워 등이 세워지고 있다. 다양한 건축 실험과 도전으로 맨해튼은 새로운 최첨단 마천루 시대를 맞고 있으며 오늘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