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외면했던 십자군과 이단심문의 진실
‘붉은 십자가, 하얀 겉옷, 육중한 말, 큰 칼과 방패로 무장한 기사, 하느님의 전사’, 십자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두르는 십자군 기사를 떠올릴 때, 마음 한편에서 불편함이 인다. ‘그리스도교가 어떻게 전쟁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그토록 잔인한 학살을 자행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다. 가톨릭 역사에서 수치로 여겨지는 사건이 또 하나 있다. 이단심문이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을 이단으로 몰아 합법적으로 죽일 수 있는가?’ 십자군 전쟁과 이단심문이 논의될 때 늘...
우리가 외면했던 십자군과 이단심문의 진실
‘붉은 십자가, 하얀 겉옷, 육중한 말, 큰 칼과 방패로 무장한 기사, 하느님의 전사’, 십자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두르는 십자군 기사를 떠올릴 때, 마음 한편에서 불편함이 인다. ‘그리스도교가 어떻게 전쟁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그토록 잔인한 학살을 자행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다. 가톨릭 역사에서 수치로 여겨지는 사건이 또 하나 있다. 이단심문이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을 이단으로 몰아 합법적으로 죽일 수 있는가?’ 십자군 전쟁과 이단심문이 논의될 때 늘 제기되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는 진실인가 아니면 선입견인가?
이 두 사건은 그리스도교의 부끄러운 역사로 여겨지지만 그 끔찍한 시대를 다시 들추어내 제대로 바라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이 두 사건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여러 면에서 과장되었고 잘못 표현되었다. 더 나아가 십자군 전쟁과 이단심문이라는 두 사건은 지금까지 각색되어 온 것처럼 가톨릭 역사에서 수치스러운 사건만은 아니었다.
두 사건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십자군 혹은 군사작전에 뒤이어 이단심문 혹은 법적 조치가 이어졌다. 다시 말해서, 중세 이단심문은 공식적 십자군 전쟁(1096~1291) 후에, 스페인 이단심문은 국토회복운동(Reconquista, 11세기~1492년) 후에 일어났다. 저자는 이것이 우연의 일치가 아니며 다양한 형태의 이단심문은 십자군 전쟁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이단심문은 그 이전에 사용된 폭거나 군사작전의 명분과 목적을 지속하는 상대적으로 평화적이며 법적인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알비 십자군의 경우에도, 이단심문이 남부 프랑스에서 횡행한 무차별적 폭력을 끝내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었다고 생각한다. 비슷하게, 스페인 이단심문은 1492년에 스페인에서 이슬람교도를 추방한 국토회복운동에 뒤이어 이루어졌다. 즉, 스페인 정복자들이 군사행동으로 했던 것을 법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정립된 것이었다.”
저자는 십자군이 성지 탈환이라는 단순한 이유 하나만으로 조직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성지로 향하는 순례자들을 상대로 한 이슬람교도들의 약탈과 강도 행위가 점점 심해졌고, 이에 맞서 그리스도인들을 지키기 위해 십자군이 조직되었다. 그러나 역사는 십자군의 잔혹 행위를 지나치게 과장했고 전쟁의 전체 과정과 중세라는 시대적 배경을 쉽게 간과했다. 오랜 십자군 전쟁에 이어진 이단심문은 십자군 전쟁 후 비교적 덜 잔혹한 방법으로 정치적·종교적 일치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었다.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마녀사냥이라는 자극적인 소재가 적극적으로 이용된 탓에 이단심문의 법적 절차는 신중하게 다루어지지 않았고, 실제 처형자 수나 그들이 받은 형량도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저자는 이단심문의 법적 절차와 처벌받은 사람의 수와 형량에 대해서 역사적 기록과 최신의 연구를 바탕으로 그 실체를 알려 주고 있다.
이 책은 최신의 연구들을 제대로 통합해 방대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이 역사의 한 시대에 대해 흥미롭게 알려 줄 뿐 아니라 이전보다 더 정확하게 알려 주기를 바란다. 또한 두 사건 모두 일반적으로 묘사되는 것처럼 그리 단순하지 않으며 지금까지의 통념처럼 서로 관련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우쳐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십자군 전쟁과 이단심문은 서로 관련이 많다. 우선, 두 경우 모두, 십자군 혹은 군사작전에 뒤이어 이단심문 혹은 법적 조치가 이어졌다. 다시 말해서, 중세 이단심문은 공식적 십자군 전쟁(1096~1291) 후에, 스페인 이단심문은 국토회복운동(Reconquista, 11세기~1492년) 후에 일어났다. 나는 이것이 우연의 일치가 아니며 다양한 형태의 이단심문은 십자군 전쟁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이단심문은 그 이전에 사용된 폭거나 군사작전의 명분과 목적을 지속하는 상대적으로 평화적이며 법적인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 더 나아가 십자군 전쟁과 이단심문이라는 두 사건은 지금까지 각색되어 온 것처럼 가톨릭 역사에서 수치스러운 사건만은 아니었다. 십자군 전쟁과 이단심문은 여러 면에서 과장되었고 잘못 표현되었으며 최근에 와서야 재조명되고 수정되고 있다.(15~16쪽)

51. 십자군은 ‘하느님의 이름 아래 장기간 편협함을 보여 준 행위’ 혹은 이슬람 공포증의 중세적 표현일 뿐인가?
십자군은 서방인들이 이슬람교를 참아 내기 힘들어서 시작한 사건이 아니었다. 이는 투르크인들이 근동 지방의 그리스도교 원주민들을 편협하게 대했고 성지로 향하는 그리스도교 순례자들을 위협한 것에 대한 분노에서 시작되었다. 예루살렘을 지배하던 이집트인조차 그리스도교 성지에 대해 예를 갖추었으며 그리스도인이 성지를 방문하고 공경하는 것을 허락했다. 따라서 이러한 분노를 십자군 전쟁으로 표출된 이슬람 공포증이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다.(93~94쪽)

52. 어떻게 이단심문과 십자군 전쟁이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십자군 운동과 이단심문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앞서 말한 바 있다. 그 연관성이란 단지 시간상 전후로 혹은 우연히 발생한 사건, 즉 이단심문이 그저 십자군 운동 이후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단심문이 분명 군사작전 이후, 특히 알비 십자군과 국토회복운동에 이어서 일어나긴 했으나 이 사건들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것 같다. 넓은 의미로 볼 때 두 사건의 목적은 동일했으니, 프랑스 혹은 스페인 내 정치적・정신적 일치를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 알비 십자군과 연이은 중세 이단심문을 통해 프랑스는 통일을 이루었다. 국토회복운동의 경우에는 스페인 이단심문에 이어서 스페인과 그 영토(특히 신세계 내)의 통일이 이루어졌다. 이는 성지 지원을 위해 조직된 여덟 번의 정식 십자군에는 적용되지 않았는데, 정복 과업의 후속 조치를 맡을 법적 기구를 만들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성지의 전사들은 생존에 매달려 있었다.(99~100쪽)

 

 

서문
십자군
1. 십자군 전쟁과 기타 군사작전은 중세 그리스도인들이 이슬람교도 혹은 이교도에 대항하기 위해 시작되었다는 저술이 많이 있다. 한편으로는 이 그리스도교 군대가 정통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유럽과 성지를 수호하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영웅적인 일을 했다고 저술한 책이 있다. 또 한편으로는 이 군사작전 기간에 그리스도인들이 끔찍한 잔혹 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군사작전을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는가?
2. 예루살렘이 아랍인에게 점령된 것은 638년이었다. 성지를 탈환하기 위해 십자군은 왜 그토록 오래 기다린 것일까?
3. 사람들은 당시 교황이 성지로 향하는 십자군을 조직한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가 그리스도교의 성지를 탈환하는 것 이상으로 성취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나?
4. 유럽의 귀족들은 젊은 아들들에게 할 일을 주고 싶어 했고, 십자군 전쟁은 그 아들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명예와 부와 토지를 제공할 완벽한 장場이 되었으며, 그들을 아버지의 영지에서 멀리 떠나보낼 기회였다고 말한다. 정말 그렇게 되었는가?
5. 십자군 병사들은 어쨌거나 이 십자군 전쟁에서 중도 하차할 수 없었나? 다시 말해, 그들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참여하겠다는 맹세 혹은 서명을 해야 했나?
6. 그러나 어떻게 전쟁이 ‘신성’할 수 있을까?
7. 무장한 순례자들이 언제 십자군이라는 명칭을 얻었을까?
8. 순례의 의미를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가?
9. 십자군의 상징은 무엇인가?
10. 가장 먼저 십자군 원정을 떠난 사람은 누구인가?
11. 직업군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12. 군대의 규모는 어느 정도였는가?
13. 서방 장군들은 어떻게 행군과 전술을 조직화했을까?
14. 그리스 황제는 자신의 영지로 들어온 수많은 서방의 군사들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15. 십자군과 투르크군이 처음 싸운 것은 언제였나?
16. 초반의 성공 이후, 어떤 모험이 십자군을 기다리고 있었나?
17. 안티오키아가 주요 걸림돌이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18. 이제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이 열린 듯했다. 왜 십자군은 진군하지 않았나?
19. 십자군이 진군할 수 있는 최적의 순간이 온 것 같았는데 지휘관들은 주저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20. 이는 십자군 원정에서 나오는 물질적 이익에 대해 앞서 기술했던 것과 상반되는 것 같다. 십자군이 예루살렘에 도착했을 때 왜 그들은 갑자기 영역 싸움을 벌인 것일까?
21. 예루살렘 포위 공격이 얼마나 지속되었는가?
22. 예루살렘은 어떻게 십자군에게 함락되었나?
23. 예루살렘 함락 이후 십자군이 거주민을 집단 학살했다는 말이 있다. 사실인가?
24. 예루살렘 탈환과 더불어 제1차 십자군은 끝났는가?
25. 십자군은 예루살렘 탈환 이후 무엇을 했나?
26. 십자군의 높은 이상에 직접 관여한 ‘기사 수도회’가 언제 조직되었고 어떤 기능을 했나?
27. 성전 기사단과 관련된 수수께끼가 왜 그렇게 많은 것인가?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는 예수 그리스도의 비밀 이야기, 즉 그가 마리아 막달레나와 결혼을 했는데 성전 기사단이 그러한 ‘비밀 정보’를 알아냈고 수세기 동안 그것을 감추려고 했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28. 기사 수도회 중 일부는 지금도 존재하는가?
29. 전체적으로 볼 때, 기사 수도회는 성공인가 실패인가?
30. 제2차 십자군이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그 목표는 제1차 십자군과 동일했나?
31. 클레르보의 성 베르나르도가 제2차 십자군 결성을 위해 설교한 것일까? 패배 소식을 들었을 때 그는 어떠한 반응을 보였나?
32. 제2차 십자군의 여파로 예루살렘 내 십자군의 상황이 더욱 위태로워졌다고 생각된다. 이슬람교와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은 성지를 향한 불가피한 공격을 어떻게 준비했을까? 그리고 이슬람 군대는 어떻게 예루살렘의 항복을 받아 낼 수 있었을까?
33. 살라딘은 묘사된 것처럼 자비로운 승리자였나?
34. 살라딘의 예루살렘 함락은 서방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35. 제3차 십자군은 예루살렘 탈환에 성공했나?
36. 제3차 십자군의 예루살렘 탈환 실패로 유럽 내 십자군 정신이 붕괴되었을까? 제4차 십자군이 존재했나?
37. 제4차 십자군 전쟁 이후 성지 탈환을 위해 조직된 두 번의 십자군은 총 여덟 번의 십자군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들 알비 십자군과 소년 십자군은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십자군이었을까 아니면 일종의 일탈 혹은 소동이었을까?
38. 알비 십자군이 소년 십자군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는가? 어떤 방식으로든 그것은 제4차 십자군과 관련이 있었는가?
39. 제5차와 제6차 십자군은 역사가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들은 무엇을 성취했나?
40. 프리드리히 2세는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도착했으나 그의 십자군 원정(제6차 십자군)은 혼돈과 패배로 끝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41. 이집트가 십자군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무엇이었나? 십자군 장군들이 연이어 예루살렘 탈환 전에 이집트를 중립지대로 만들려고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
42. 프랑스의 왕 루이 9세는 자신의 영토에서 북부인들이 알비파 영토를 습격했을 때 형성된 반감뿐 아니라 예루살렘의 탈환과 관련하여 교착상태를 종식시킬 방법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무슨 계획을 세웠나?
43. 나라를 단결시키려는 루이 9세의 시도는 효과가 있었을까?
44. 루이 9세의 공격 계획은 이전의 십자군과 달랐을까?
45. 루이 9세는 예루살렘 탈환이라는 꿈을 버릴 수 없었기에 제8차 십자군을 다시 소집했다. 이 십자군의 목적은 무엇이었나? 다른 십자군들보다 더 나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46. 제8차 십자군 원정은 예루살렘 탈환을 위해 서방의 군대가 정식으로 조직되었던 마지막 원정이 되었다. 루이의 실패 이후 무슨 일이 있었나?
47. 제8차 십자군 원정이 끝난 이후에도 또 다른 십자군이 성지를 탈환하기 위해 조직되었나?
48. 니코폴리스와 콘스탄티노플에서의 승리가 합쳐져서 동부 유럽을 투르크인에게 내어 준 셈이었다. 투르크인이 새롭게 얻어 낸 성과의 이점을 취하는 데 방해가 된 것은 무엇일까?
49. 그리스도인들이 스페인의 이슬람교도를 몰아낸 레콩키스타(국토회복운동)는 아직 언급되지 않았다. 그 사건은 성지로 떠난 십자군 원정과 심지어 알비 십자군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50. 성지로 향했던 십자군이 실패한 궁극적 원인은 무엇인가?
51. 십자군은 ‘하느님의 이름 아래 장기간 편협함을 보여 준 행위’ 혹은 이슬람 공포증의 중세적 표현일 뿐인가?
이단심문
52. 어떻게 이단심문과 십자군 전쟁이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53. 중세 이단심문과 스페인 이단심문을 비교하는 것은 상당히 야심 찬 시도인 듯하다. 두 사건 사이에는 수백 년의 간격이 있고 매우 다른 환경에서 시작되었다.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가?
54. 군사작전을 법적 절차로 대체하겠다는 것 외에 12세기와 13세기 유럽에서 이단심문이 발생하는 데 기여한 요소는 무엇인가?
55. 어떤 종교운동이 ‘선함보다는 해악’을 끼칠 수 있거나 타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나?
56. 많은 저자의 의견에 따르면, 발도파는 신학적 이유보다는 정치적 이유 때문에 더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즉, 그들이 교리보다는 교회의 정치적 조직 혹은 제도에 더 위협적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정당한가?
57. ‘경계선을 넘은’ 것으로 언급된 또 다른 단체는 알비파였다. 그들은 누구이며 그 명칭은 어디서 유래했나?
58. 알비파에 영향을 받은 지역은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알비파가 북부 프랑스 귀족들과 교회 모두의 주의를 끈 이유는 무엇인가?
59. 알비파의 생각과 믿음은 무엇이었기에 그렇게 심한 반감을 유발했나?
60. 알비파가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61. 사회와 교회는 이들 운동에 어떤 반응을 보였나?
62. 알비파 제거에 무장 십자군을 활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성공적이었는가?
63. 알비 십자군은 프랑스 남부의 이단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나?
64. 도미니코 성인이 알비주의에서 보았던 왜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