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등장하고 디지털로 대표되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서, 미처 예견하지 못했던 법적 쟁점이 발생하고 있다. 인간이 만든 지적 창작물에 부여되는 권리인 저작권도 그와 같은 법적 쟁점 중 하나이다. 사실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미디어만 존재했던 시기에는 미디어가 생산하고 제공하는 콘텐츠인 신문기사나 TV프로그램의 저작권에 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부족하였다. 게다가 책을 읽거나 TV 드라마를 시청하기 위해 별도의 복제행위가 불필요하므로, 미디어 콘텐츠의 이용 단계에서도 저작권 때문에 발생하는 법적 갈등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의 미디어 환경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하여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하거나 전자책을 읽기 위해 기본적으로 콘텐츠에 대한 복제가 수반되므로 자연히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새로운 미디어 기기와 서비스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항상 콘텐츠 창작자와 이용자 사이에 첨예한 갈등이 생기고 저작권 쟁점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종이와 연필은 처음 발명되었을 당시 시인이나 화가에게는 혁신적인 창작 도구였으나, 다른 사람이 그들의 시와 그림을 베끼는 수단으로도 사용되었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정보기술과 서비스, 기기들은 저작물의 창작과 이용에 크게 이바지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저작권 침해의 가능성을 높여주면서 저작권자에게는 큰 위협이 되기도 한다. 이것은 1990년대 중반 음악산업에서 시작하여 방송, 영화, 광고 등의 미디어 콘텐츠 영역에서 발생했던 일련의 법적 분쟁에서 엿볼 수 있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는 복제와 배포의 용이성과 신속성, 복제의 질적 향상, 조작과 편집의 용이성과 같은 특성 때문에 아날로그 미디어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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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은 19세기 후반에 와서야 학문적 관심의 대상이 된 비교적 새로운 연구영역이고, 다른 법학 분야와 비교할 때 이론적인 자료가 비교적 축적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고 저작권이 사회 전체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법학 분야는 물론이고 언론학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저작권은 아주 중요한 연구영역이 되었다. 게다가 누구든지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된 이후 미디어 기기나 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저작권 쟁점이 끊임없이 부상하면서, 아날로그 시대와 다른 각도의 논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다양한 미디어 영역에서 제기되는 저작권 쟁점을 조명하고 논의하기 위해, 언론학 분야에서 저작권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가 요구된다. 그리고 교육현장은 물론이고 실무적 차원에서도 저작권에 관한 관심과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해졌다. 이 책은 미디어 저작권 교육을 위한 학습서이자 연구를 위한 학술서로, 동시에 실무적으로 활용 가능한 저작권 지침서로 활용될 것을 목표로 집필되었다.
디지털 환경에서 미디어 저작권의 본질과 쟁점을 다룬 이 책은 3부 15장으로 구성된다. 1부는 저작권의 배경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내용으로, 표현의 자유와 저작권, 저작권 제도 성립과 기술발전, 저작권법 구성, 저작권 기본 이론, 저작권 제한 및 공정이용, 저작물 이용자 이익 등 모두 6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1장에서는 저작권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미디어 이용과 콘텐츠 창작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개념인 표현의 자유와 저작권의 관계를 검토한다. 표현의 자유와 저작권 제도는 다양한 표현물의 창작과 전달이라는 동일 목표를 추구하는 한편, 표현의 자유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 자유이고 저작권은 자신의 표현에 대한 독점권이라는 점에서 서로 충돌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이익 간의 충돌과 균형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와 저작권 사이의 조화를 위한 저작권 제도의 내부 메커니즘인 아이디어와 표현의 이분법과 공정이용(fair use) 제도를 검토하고, 헌법의 저작재산권 제한조항에 근거하여 표현의 자유 보호 목적의 저작권 제한조항과 취지를 설명한다.
저작권법이 과연 무엇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근본적으로 보호의 대상은 무엇인지, 보호받을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와 같이 본질적인 측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작권 제도의 발전과정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 저작권 제도는 정보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탄생하고 변화하였기 때문에, 저작권 논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바로 기술이다. 2장에서는 미디어의 발달뿐 아니라 저작권의 탄생과 발전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던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저작권 제도의 성립과 기술발전의 관계를 다룬다. 저작권 제도의 탄생과 발전과정은 저작권 개념이 없었던 비보호시대, 출판특허시대, 입법시대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이어서 저작권 역사가 미디어 기술의 역사와 함께했다는 점에서 미디어 기술발전과 저작권의 관계를 살펴본다. 인쇄술, 사진기술, 녹음기술, 인터넷 기술 등의 기술발전에 따른 저작권 범위의 확대를 다루고, 디지털 기술발전으로 인해 생긴 콘텐츠 개념의 등장, 미디어 기술혁신과 콘텐츠 수용방식의 변화에 대해 알아본다.
저작권을 규율하는 저작권법은 기술발전, 시대적 상황이나 사회변화를 반영하면서 끊임없이 개정을 거듭해 왔다. 저작권자와 저작인접권자의 권리 보호와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문화를 창달하는 것이 저작권법의 입법목적이다. 3장에서는 저작권의 법적 근거인 저작권법에 대한 이해와 활용을 돕기 위해, 저작권법의 입법취지에 대해 고찰하고 법의 연혁과 내용구성을 중심으로 정리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미디어 저작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의 본질적인 측면을 파악하고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대상과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향유 할 수 있는 자의 범위 등에 관한 저작권 이론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4장과 5장은 저작권의 본질을 파악하고 쟁점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기초 지식을 제공하는 이론적 배경에 해당한다. 4장에서는 저작권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저작권의 개념, 객체와 주체, 권리 발생, 일반적 특성, 다른 기본권과의 관계를 검토한다. 이어서 저작권의 객체에 해당하는 저작물의 성립과 유형을 다룬다. 먼저 저작물의 개념,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저작물 성립요건, 저작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비보호저작물에 관해 설명한다. 그리고 그동안 저작권 보호대상 여부와 관련하여 논란이 되었거나 기술발전 및 사회변화와 함께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저작물을 중심으로 저작물성을 검토한다. 저작물은 표현형식, 저작자 수, 저작물 성립순서 등을 기준으로 유형을 분류할 수 있다. 각 기준에 따른 저작물 유형별 특성과 분류의 실익을 살펴보고, 2차적저작물과 편집저작물의 개념 및 특성을 다룬다. 저작물 성립요건 중 하나인 창작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표현과 보호받기 어려운 표현의 경계를 획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 창작성 판단기준을 저작물 유형별로 설명한다. 저작권을 행사하는 주체에 해당하는 저작자에 관해서는 저작자의 개념, 저작자 추정의 함의와 방식에 대해 알아본다. 그리고 저작물을 창작한 자를 저작자로 보는 창작자 원칙의 예외에 해당하는 업무상저작물과 다수가 제작에 참여하는 영상저작물을 중심으로 저작자 문제를 논의한다.
저작자에 이어서 저작권 이론의 핵심인 저작자의 권리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먼저 저작권의 범위를 살펴보고, 저작권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권리인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을 유형별로 개념과 특성을 설명한다. 그리고 저작권의 보호기간, 권리의 양도 및 행사 등 절차적인 측면을 검토한다. 이어서 저작자의 권리와 함께 저작권법에서 저작권에 준하는 권리로 보호하는 저작인접권의 개념과 의미, 유형별 특징을 알아본다. 또 저작권법에서 규정하는 기타 권리로 출판권, 배타적발행권에 대해 검토하고,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는 개념은 아니지만 저작권과 유사한 권리인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의 개념과 판결 동향을 살펴본다. 4장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저작권 침해와 피해구제에 대해 다룬다. 저작권 침해 책임이론을 이해하기 위해 저작권 침해의 개념 및 판단기준, 표절의 의미, 간접침해 책임이론, 미국의 간접침해 책임 판결성향을 검토하고, 저작권법상의 피해구제방법을 설명한다.
5장에서는 일정한 경우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 저작권을 제한하는 문제에 주목한다. 먼저 저작권 제도에서 저작물 자유이용의 개념과 정보공유에 관해 설명한다. 저작재산권 제한에 대해서는 저작재산권 제한의 법적 근거와 의의, 저작권법상의 저작재산권 제한규정의 내용을 중심으로 알아본다. 이어서 최근 저작권법에 도입한 공정이용에 대해 고찰한다. 영미법 국가의 판례법에 근거한 공정이용의 국내 도입배경과 의미에 대해 살펴보고, 공정이용의 개념과 의의, 판단요인 등을 설명한다. 그리고 미국의 공정이용 판결에서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는 변형적 이용 개념에 대해 고찰한다.
저작자 보호와 공정한 이용이라는 저작권법의 목표에도 불구하고 기존 논의는 저작물의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저작권자의 권리 보호에 초점을 맞추었던 경향을 보인다. 6장에서는 그와 같은 기존 논의의 한계에서 탈피하고 저작권 연구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저작권 논의에서 거의 주목하지 않았던 저작물 이용자 이익에 대해 다룬다. 특별히 이 부분은 저자의 학술논문에 기초하고 있는데, 우선 저작물 이용자의 개념과 유형을 살펴보고 저작물 이용자 권리에 관한 논의의 부재를 설명한다. 그리고 저작권자의 권리와 상충할 수 있는 저작물 이용자 이익의 성격에 대해 저작물 이용의 자율성, 편의성, 접근성 이익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2부는 미디어 유형별로 저작권의 특성과 주요 쟁점을 다룬 내용으로, 모두 6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5세기 인쇄술을 기반으로 한 출판특허제도는 개별 저작물에 특허를 부여함으로써 저작권 개념을 확립하고 저작권 제도를 탄생시키는 단초가 되었다. 그리고 책, 신문 등의 인쇄매체는 이후의 미디어 저작권의 내용이나 형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7장에서는 가장 역사가 오래된 인쇄매체와 저작권을 다룬다. 먼저 종이책의 출판과 저작권에 대해 알아보고, 디지털 등의 기술발달로 새롭게 등장한 전자책을 중심으로 저작권 문제를 검토한다. 이어서 인쇄매체의 핵심 콘텐츠인 신문기사를 기반으로 하는 뉴스와 저작권에 주목하고, 저작물로서의 뉴스콘텐츠의 특성, 저작권 보호범위 및 판단기준, 그리고 뉴스콘텐츠의 생산, 유통 및 이용 단계에서의 저작권 쟁점을 다룬다.
8장에서는 여전히 대표적인 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 방송과 저작권을 다룬다. 방송콘텐츠 저작권은 넓게는 방송콘텐츠의 저작권뿐 아니라 방송콘텐츠의 제작과 전달에 참여한 방송사업자, 실연자, 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권이 관련된 개념이다. 저작물로서 방송콘텐츠는 영상저작물, 공동저작물, 2차적저작물, 업무상저작물의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저작권 문제가 매우 복잡하다. 먼저 미디어로서의 방송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미디어 환경변화에 따른 방송의 개념 정의에서 출발하여 저작물로서의 방송콘텐츠의 특성, 방송콘텐츠 산업의 특성과 저작권의 관계를 설명한다. 그리고 방송콘텐츠의 생산, 유통, 이용의 단계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쟁점을 논의한다. 생산 차원에서는 외주제작 방송프로그램과 저작권, TV프로그램 포맷과 저작권, 유통 차원에서는 지상파방송의 재송신과 저작인접권, 그리고 이용 차원에서는 TV프로그램의 시․공간이동 시청의 법적 성격을 공정이용의 관점에서 다룬다.
음악은 영상콘텐츠와 더불어 거의 모든 미디어 콘텐츠의 생산에서 필요로 하는 콘텐츠이다. 하지만 그 어떤 미디어 콘텐츠보다도 구매와 이용이 쉽고 복제가 수월하므로 저작권 관련 법적 분쟁이 가장 잦았던 분야이기도 하다. 디지털 환경이 되면서 음악콘텐츠는 저작권 분쟁의 효시가 되었고, 다른 분야의 미디어 콘텐츠 저작권의 법리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음악과 저작권에 주목한 9장에서는 음악콘텐츠와 기술발전에서 시작하여 저작물로서의 음악콘텐츠의 특성, 음악콘텐츠 저작권의 특성, 음악콘텐츠의 전달과 저작인접권을 중심으로 음악콘텐츠의 저작권에 대해 살펴본다. 그리고 음악콘텐츠 저작권과 관련하여 쟁점이 되었던 음악콘텐츠의 미리 듣기 서비스와 동일성유지권 침해 여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매장 내 음악콘텐츠 재생과 영화에서 음악사용을 중심으로 음악콘텐츠의 공연권에 관해 설명한다. 이어서 음악콘텐츠 서비스제공자의 법적 책임이 문제가 되었던 판결을 토대로 온라인상의 음악콘텐츠 유통과 저작권 침해책임을 검토하고, 음악콘텐츠의 공간이동(space-shifting) 이용의 법적 성격을 공정이용의 관점에서 논의한다.
10장은 대표적인 영상저작물이자 가장 대중적인 영상콘텐츠인 영화와 저작권에 관한 내용이다. 영화는 일반적으로 다수가 참여하는 공동저작물, 원저작물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2차적저작물의 성격을 가진다. 또 제작과정에서 많은 저작물과 기술적인 요소들이 이용되고 다수가 참여하기 때문에 저작권 관계가 매우 복잡하며, 이용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유통 및 이용 단계에서도 저작권 침해가 많이 발생한다. 먼저 저작물로서의 영화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고 저작물 특성상 쟁점이 되었던 영화의 저작자와 저작권자, 저작권 특성에 관해 설명한다. 그리고 영화 저작권의 침해 문제를 제작과 유통단계로 나누어, 영화제작에서 저작물 이용과 디지털 환경에서 영화의 유통 및 이용을 중심으로 저작권 쟁점을 논의한다.
11장은 광고와 저작권에 관한 내용이다. 상업성이라는 속성 때문에 저작물성이 논란이 되기도 하지만, 창작성 요건을 갖추면 광고도 역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다. 먼저 저작물로서의 광고의 특성, 저작물성 논란, 저작권 귀속에 대해 다룬다. 광고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음악, 미술, 사진, 영상 등을 구성요소로 하므로 광고 그 자체뿐만 아니라 이용되는 저작물 개개의 저작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광고효과를 높이거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잘 알려진 장면을 이용하는 패러디 광고도 자주 제작된다. 이에 광고 제작단계에서 저작물 이용으로 발생 가능한 저작권 침해의 문제와 특별히 패러디 광고의 저작권 쟁점에 대해 검토한다.
2부의 마지막 장인 12장에서는 인터넷에서 콘텐츠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쟁점에 초점을 맞춘다. 인터넷에서 매개자 역할을 하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저작권 침해 책임, 정보를 선별하고 획득하는 도구인 인터넷 검색엔진 서비스의 공공성과 저작권, 그리고 웹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연결해주는 기능을 하는 인터넷 링크와 저작권 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3부에서는 디지털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저작권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검토하고 앞으로의 변화를 전망하기 위한 목적에서, 디지털 환경에서 새롭게 등장하거나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미디어 저작권 쟁점을 다룬다. 모두 3개의 장으로 구성되는데, 13장에서는 디지털 콘텐츠의 복제와 관련된 법적 쟁점에 주목한다. 저작권법에 새로운 저작재산권 제한조항으로 포함된 디지털 네트워크에서 일시적 복제의 법적 성격을 살펴보고, 특별히 디지털 환경에서 콘텐츠 사적복제의 개념을 좀 더 명료하게 이해하고자 사적복제의 개념과 쟁점, 입법동향, 사적복제의 전제 조건인 사적 이용의 개념과 정당성, 사법부의 판단기준과 그 함의를 논의한다. 그리고 디지털 VTR(Video Tape Recorder)을 이용한 TV프로그램의 사적녹화의 법적 성격을 아날로그 VTR의 경우와 비교하면서 공정이용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미국의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 1998)｣에 디지털 환경의 저작권 침해방지를 위한 기술보호조치 조항이 포함되면서, 저작권자에게 자신의 저작물 이용에 대한 접근과 이용을 통제하는 권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저작권 침해 방지기술과 접근통제권에 관한 14장에서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술적 보호조치를 설명하고, 저작권자의 접근통제권과 관련된 쟁점을 다룬다. 접근통제권을 이해하기 위해 저작물 이용과 통제 차원에서 접근권의 의미를 살펴보고, 저작물에 대한 접근통제권의 인정 근거 및 쟁점, 기술적 보호조치와 접근통제권에 관한 입법 현황을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15장에서는 디지털 기술발전과 함께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새로운 저작권 쟁점을 전망해 보았다. 먼저 SNS(Social Network Service), 인터넷 개인방송과 MCN(Multi Channel Network), OTT(Over-The-Top) 서비스 등과 같이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의 특성을 살펴보고 각각의 저작권 쟁점을 설명한다.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으로 인해 새롭게 제기되는 저작권 쟁점을 다룬다. 먼저 인공지능의 개념과 특성, 인공지능이 창작한 콘텐츠, 컴퓨터 창작물의 저작권 입법 동향을 살펴본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만든 창작물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저작자는 누구이고 저작권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등과 같이 새로운 논의가 필요한 저작권 쟁점을 전망한다. 아직 관련 입법이나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단계이지만, 기술발전으로 인한 저작권 제도의 변화를 예측해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클 것이다.
이 책은 디지털 환경에서 저작권의 본질과 쟁점을 검토하고 기술발전에 따른 저작권 패러다임의 변화를 전망해 보려는 취지로 저술되었다. 종래 언론학 분야의 저서가 저작권을 개별 미디어나 콘텐츠별로 다루었다면, 저작권 이론을 토대로 하여 미디어 유형별 저작권 쟁점을 한 권에서 모두 다룬 점이 본 저서의 특징이다. 또 저작권에 관한 저술이 많지 않은 언론학의 현실을 고려하여 미디어 저작권에 주목하고, 언론학을 전공하는 학생과 연구자는 물론 미디어 관련 실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하였다. 언론법의 연구영역을 저작권으로 확대하였으며 무엇보다도 저자가 그동안 발표했던 학술논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책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저작권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2006년 4월의 어느 날 한국언론학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디지털 미디어 시대 방송저작물의 공정이용에 관한 연구”를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되어, 저작권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법학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혼자 하는 저작권 연구가 무척 어려웠고 연구결과가 매번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언론학자의 시각에서 저작권을 연구한다는 것이 변명이자 위안이 되어 지금까지 연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연구결과물이 쌓이게 되면서 감히 단독저서를 저술하겠다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책 저술을 핑계로 소홀히 했던 사랑하는 가족과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늘 힘이 되어 주었던 배진아 교수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책을 마무리하면서 문득 박사학위 논문의 머리말에 썼던 글귀가 떠오른다. 시작했기에 끝이 있었지만, 사실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 책이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할 수 있는 조그만 힘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 출간에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2018년 6월, 이화여자대학교 포스코관에서
저자 조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