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며 동시대의 많은 사람들과 여러 형태의 관계를 맺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앞선 조상들과도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조상이라는 말은 나와는 너무 멀다거나 무관하게만 여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뿌리와 성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 고유의 문화이며, 이러한 측면에서 자연발생적인 종족 단체인 종중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여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종중에 속해있고, 종중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사회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하나의 유기체로 존재하고 있다. 특히나 부동산이나 금융의 측면에서 종중은 거대한 자산을 소유한 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돈이 몰려 있는 곳이 의례 그러하듯 상당한 분쟁과 갈등을 안은 채 대내외적으로 많은 송사에 간여되어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일상에서 잊고 있다시피 한 종중에 관해 새삼스럽게 풀어쓰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구태의연한 종중의 개념과 본질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가 종중에 대하여 오해하고 있는 몇 가지와 우리가 오늘날 종중에 대해 이렇듯 무관심하게 된 배경까지 조목조목 알려주고 있다.
특히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 역사에서 종중의 본래 의미와 역할을 정확히 파악하여 종중이 그 본래적 모습의 회복을 강조하고 더불어 미래적인 소명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종중에 관한 서적과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중과 연관된 다양한 갈등과 그 이유를 법적인 측면에서 비교적 쉬운 언어로 자세히 설명하여 이 책을 읽는 독자 누구라도 관련 문제에 대해 쉽게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한 점도 커다란 성과라고 생각된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의미와 실제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종중에 대해 우리가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충분한 이해를 얻음으로써, 단순히 종중이 소속한 종중원의 이익이나 종중 그 자체의 영속만을 위한 단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담당하고 있는 종중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이와 더불어 이 책이 과거 일제에 의해 일그러진 우리 종중의 원형을 고민해보고, 나아가 실무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되어 왔음에도 구태하게 고수되고 있는 제도들에 대해 건설적인 비판과 토론의 장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법률이 만들어지도록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에 작은 초석이 되기를 또한 기대해 본다.
- 박찬종

들어가며　ⅰ
추 천 사　ⅲ

제1장 종중의 기원

제1절　종중에 대한 인식 변화와 종중 내 재산분쟁 3
1. 종중에 대한 현대인들의 인식　　3
2. 종중 내 재산분쟁　　5
3. 종중 내 분쟁의 근원　　6
4. 종중 참여의 필요성　　8
제2절　종중의 발생과 구성요소 9
1. 종중의 개념 및 구성요소　　9
2. 종중의 기원　　10
3. 자연발생설의 타당성　　12
4. 인위적 성립설　　17
5. 종중의 소멸　　18
6. 종중의 물적 구성요소　　20
제3절　성리학적 사회질서와 종중의 발전, 그리고 현재 24
1. 성리학적 사회질서　　24
2. 계보의식의 강화　　25
3. 종중재산의 축적　　27
4. 인적 결합의 약화와 종중재산의 향방　　28
제4절　종중의 두 얼굴 29
1. 조선시대 정치체계의 하위구조로서의 종중　　29
2. 종중의 긍정적 측면　　30
3. 종중의 부정적 측면　　30
4. 종중의 미래　　31

제2장 종중의 근대법 질서로의 편입

제1절　전통과 근대의 만남 35
1. 근대질서의 등장　　35
2. 제국주의 선봉에 선 근대적 질서　　37
3. 근대사법질서의 특성　　38
4. 전통과 근대의 잘못된 만남　　39
제2절　조선 후기 종중의 단체성과 종중재산의 고유한 특성 41
1. 종중의 단체성　　41
2. 종중의 비법인사단적 성격　　42
3. 종중의 비법인재단적 성격　　43
4. 종중의 혼합적 성격　　44
제3절　분쟁의 씨앗, 일제하 법령과 종중재산의 왜곡 45
1. 일제의 종중에 대한 인식　　45
2. 삼림법　　46
3. 토지조사사업　　47
4. 조선민사령　　49
5. 조선부동산등기령　　50
제4절　일제하 종중 법리의 문제점 51
1. 조선총독부의 회답과 조선고등법원의 판결　　51
2. 합유설의 문제점　　52
3. 종중의 대표자 선정상 문제　　53
4. 명의신탁법리의 문제점　　54

제3장 종중의 구조와 법적 규율

제1절　고유종중과 유사종중의 비교 59
1. 고유한 의미의 종중　　59
2. 고유한 의미의 종중의 성립요건　　61
3. 유사종중　　63
4. 고유종중과 유사종중의 비교　　66
제2절　종중의 구성과 권리행사 67
1. 오늘날 종중원의 자격　　67
2. 종중 대표자의 선출　　68
3. 종중 대표자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 선임　　69
4. 종중총회　　72
제3절　종중의 자율성과 그 한계 77
1. 종중의 자율성　　77
2. 종중 자율성의 한계　　77
제4절　종중 관련 현행 법제도상 문제점 79
1. 종중총회 결의 없이 한 대표자 행위의 문제　　79
2.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상 문제점 　　81
3. 부동산등기법상 문제점　　82
4. 농지법상 문제점　　83
5. 세법상 문제점　　84

제4장 종중재산의 귀속과 분쟁

제1절　종중재산의 형성 및 법적 성격 87
1. 종중재산의 의의와 종류 　　87
2. 종중재산의 소유형태　　88
3. 종중재산의 명의신탁　　89
4. 종중재산의 증명　　90
제2절　종중의 농지 소유 92
1. 종중의 농지 소유 제한　　92
2. 종중이 소유하는 농지　　92
3. 농지의 종중명의로의 등기　　95
제3절　종중재산의 관리 및 처분 106
1. 종중재산의 관리상 문제점과 처분의 용이성　　106
2. 종중재산의 사용?수익, 관리?처분　　107
3. 종중재산의 관리처분권자　　109
4. 대표권이 없는 자가 한 처분행위의 추인　　110
제4절　종중재산의 분배 112
1. 종중재산 분배의 인정 여부　　112
2. 종중재산 분배절차 및 총유재산 분배기준　　113
3. 종중재산 분배 결의의 공정성 판단　　114
제5절　종중재산을 둘러싼 분쟁과 해법 118
1. 종중재산의 명의신탁을 둘러싼 분쟁　　118
2. 명의신탁자로서 종중의 권리 행사 방법　　121
3. 종중재산의 분배와 관련한 분쟁　　124

제5장 소송을 통한 종중재산 분쟁의 해결

제1절　종중의 당사자능력과 당사자적격 130
1. 소송요건 일반　　130
2. 종중의 당사자능력　　130
3. 당사자능력의 입증 자료　　131
4. 종중의 당사자적격　　132
제2절　토지조사부와 지적공부 134
1. 토지공부　　134
2. 토지조사부 및 임야조사부　　135
3. 보존등기의 추정력 및 사정명의인과의 관계　　136
4. 특별조치법상 등기명의인과의 우선 관계　　137
5. 지적공부의 권리추정력　　138
제3절　종중재산 소송의 양상 144
1. 종중재산 소송의 유형　　144
2. 총유물에 관한 소송요건　　147
3. 소송유형에 따른 구체적 모습　　148
제4절　종중재산 소송의 주요 쟁점들 155
1. 당사자 특정 문제　　155
2. 명의신탁　　156
3. 취득시효　　162

제6장 종중재산의 관리와 종중의 미래

제1절　제4차 산업혁명 시대와 종중의 미래 167
1.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종중　　167
2. 전통가치의 발전적 계승　　169
3. 미디어를 활용한 미래세대와의 소통　　170
4. 문화콘텐츠를 통한 미래세대와의 만남　　171
제2절　종중 내부의 자율적 관리와 그 한계 172
1. 종중운영상 특징　　172
2. 종중자율권과 종중분쟁　　173
3. 종중법인화의 필요성　　174
4. 종중친화적 법제도 정비　　175
제3절　자본과 전통의 상호호혜적 결합 176
1. 자본주의 사회와 종중　　176
2. 종중재산의 합리적 운용과 미래세대 육성　　177
3. 토지에서 자본으로　　178
4. 금융을 통한 종중재산의 발전적 활용　　179
제4절　종중재산 관리의 합리적 대안 180
1. 종중재산 관리의 연대성 확보　　180
2. 수익형 자산으로의 전환　　181
3. 신탁제도의 활용　　182
4. 신용협동조합 제도로의 편입　　183

마 치 며 185

미 주 187

사항색인 205

들어가며

당신은 왜 지금 시점에 종중에 관한 이 책을 손에 들었는가. 현대인들에게 종중은 조상님이라는 말 만큼이나 구태의연하게 여겨지며, 간혹 일상에서 관여되는 일이 생기더라도 대부분 나의 일이 아닌 채 누군가가 대신 업무를 전담하여 처리해주는 것으로 지나쳐버린다.
하지만 판례나 문헌에 의하면 종중은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된 종족 집단체로 종중원이 탈퇴할 수도 없도록 되어 있다. 이 말은 곧 우리 대부분은 종중에 속하고 있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종중은 현대에서도 사실 활발하게 사회적 유기체로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즉 오늘날 종중은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로 거래의 주체가 되기도 하고, 행정기관에서 받은 보상금을 보유하거나 배분해주기도 하며, 심지어 적지 않은 소송의 원고나 피고가 되고 있기도 하는 등 엄연한 사회적 주체로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듯 우리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종중이 어쩌다 이처럼 현대인과는 무관한 것으로, 심지어 구시대의 유물처럼 여겨지게 되었을까. 이러한 물음이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출발점이 되었다.
현대에서 종중은 단순히 과거 조상을 모시고 선조들의 분묘를 관리하며 제사를 지켜 행하는 주된 업무에서 변모하여, 종중의 재산을 적극적으로 관리.운용하고 종중과 관련된 대내외적인 분쟁에 대처하기도 하는 등 그 규모에 따라 여느 단체 또는 기업과도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그 역할과 활동은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로 확대.발전할 여지가 있다.
한편 우리는 또 다른 의문을 연속적으로 가지게 되는데, 종중은 그 실체가 무엇인가 하는 점에 대한 성찰이 그것이다. 소송의 당사자로서의 종중은 과연 실체적인 관점에서 누구인가. 종중의 재산의 명의와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는 주체는 서로 어떤 관계인가 등등.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답은 이미 판례와 법학 교과서에 잘 정리되어 있는 듯하다.
오늘날 변모한 종중의 면모에서 생각해 볼 때 이전에 정리된 내용을 막연히 그냥 고수해 나가도 좋을지에 관하여는 다시금 생각해봐야 하는 지점에 와있다고 생각된다. 산적한 종중 관련한 수많은 분쟁, 유사한 사건들이 적재된 소송들이 계속하여 그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종중에 관하여 시중에 나온 책들은 분쟁과 소송 매뉴얼, 종중 재산에 관한 지식으로 국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앞선 질문과 고민들에 대하여 다시금 현재에 걸맞은 종중의 모습과 미래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바람직한 형상을 찾아가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고 고스란히 이 책의 내용을 이루게 되었다.
이 책에는 종중과 관련하여 실무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음과 동시에,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종중의 재산 귀속 및 운영 등에 관한 질문에 대해 가장 적절한 해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이르게 된 종중의 본질과 원형에 대하여도 비교적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이 책이 기존의 책과는 차별화되는 측면이라고 본다.
그리하여 일상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버린 종중을 새삼스럽게 알고자 하는 다양한 동기와 고뇌를 가진 독자에게 실질적이고 적절한 안내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2019년 7월
집필진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