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를 흔히 갈등 공화국이라 한다.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가 지난 7년간 시행한 공공갈등관련 인식조사에서도 나타나듯이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은 우리 사회의 집단 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지난 7년간 별다른 변화가 없다. 오히려 우리 사회에서 양극화와 불평등이 빠르게 심화된 만큼 사회 전반에 다양한 갈등의 형태가 표출됨에 따라 체계적인 갈등관리제도 운영의 필요성이 확산되고 있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협상’, ‘조정’, ‘숙의적 갈등해소방안(공론화기법)’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갈등당사자 간 합의형성을 위한 절차가 필수적이지만, ‘당사자 간 합의’가 어려운 경우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제3자의 도움에 의한 갈등조정과정’은 이해당사자들의 합의안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그만큼 합의안의 실행력도 높아진다. 특히, 갈등조정이나 협상과정에서는 스스로 풀기 어려운 상황들이 발생한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거나 이해관계집단 구성원 다수의 의견을 확인할 필요가 있거나, 국가적인 이슈에서 일반국민들의 생각을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경우, 여러 형식의 ‘숙의적 갈등해소방법(공론화기법)’을 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가장 많이 회자되고 실제로 여러 가지의 변형된 모습으로 시행되었던 ‘숙의여론조사’가 가장 대표적인 방안이며, ‘시민배심원단제도’도 구성원들이 동의가 있으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합의회의’와 같은 방식도 사용 가능하나, 과학적 입증이나 해석이 상이하여 국가적 갈등을 야기하는 경우도 ‘전문가회의’ 같은 형식을 빌려 과학자들에 의한 문제해결을 시도할 수도 있다.
이처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다양하다. 상황에 적합한 방안을 찾아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갈등당사자 집단구성원들의 동의도 구하면서 합의안에 대한 만족도와 실행력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그러나 최근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 이후로 우리 사회의 갈등해결 수단으로 공론화가 유행처럼 퍼지는 현상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모든 공공갈등을 공론화로 풀어야 되는 것은 아니며, 숙의여론조사 기법을 천편일률적으로 남용하는 것도 갈등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갈등의 성격, 이해관계자들의 태도 등을 고려하여 갈등관리 수단을 활용하여야 하며, 숙의적 갈등해소방법(공론화기법)을 활용할 때는 이해관계자와 일반시민의 관계, 공론화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히, 갈등의 성격 등을 무시하고 3개월이란 짧은 기간 동안에 진행되는 우리 사회 공론화는 공공기관의 정책 결정과정에서 정당화 이벤트라는 비난을 태생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등 우리사회 대표적인 공론화 과정에 직·간접으로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례를 분석하여 한국사회 공론화의 성과와 문제점을 발굴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2009년 ‘국립서울병원 이전 및 재건축 갈등조정’ 사례를 공론화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2014 대한민국 미래비전 국민대토론회’ 사례 발굴을 통해 우리사회 공론화가 우연한 유행이 아니라 한국사회 갈등예방 및 해결, 숙의민주주의 관점에서 다양하게 모색되어온 경험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밖에 다양한 공론화 사례를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한국사회 경험에 입각한 한국형 공론화 모델의 단초를 제시함으로써 우리 사회 공론화 활용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갈등 예방과 해결은 이론과 실무적 경험이 중요하다. 공론화의 올바른 적용 또한 마찬가지이다. 10개 사례를 통해서 도출된 공론화 교훈과 시사점은 공론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공공기관과 연구자에게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아울러 갈등관리의 실효성과 신고리원전 공론화 이후 무분별한 공론화를 지양하기 위해서 공론화를 포함한 정부의 갈등관리 관련 법제를 빠른 시일내에 완비할 필요가 있다.
- 이선우 (방송대 행정학과 교수) 

 
최근 한국사회에서 ‘공론화’가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론화라고 통칭되는 방식들은 ① 균형 잡힌 정보의 제공과 학습기회의 제공, ② 소집단 토론 방식으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공론화는 다수결보다는 참여, 대화, 이해, 공감에 기초한 사회적 합의형성을 지향한다. 이러한 지향과 방식은 촛불 이후 한국사회의 시민참여에 대한 욕구를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라 할 것이다.
특히,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의 성공적 실행은 한국사회에서 공론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실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활동을 계기로 한국사회의 각 영역에서 공론화를 통해 공공갈등을 예방하거나 해결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이어졌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2018년 교육부가 의뢰한 ‘2022년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 및 ‘학교생활기록부 신뢰도 개선 정책숙려제’, 기획재정부의 요구로 추진된 ‘2018 국민참여예산 공론화’가 실행되었고, 2019년에는 국토교통부의 ‘제5차 국토종합계획수립을 위한 국민참여단’ 활동, 국가기후환경회의의 ‘미세먼지 문제해결을 위한 국민정책참여단’ 활동으로 이어졌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다양한 공론화 활동이 진행되었다. 2018년 ‘제주 녹지국제병원 공론화’, ‘대전 월평공원 공론화’, ‘광주 도시철도2호선 공론화’, ‘2018 서울지역균형발전 공론화’와 2019년 ‘창원 스타필드 입점 공론화’ 등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되었다.
이러한 공론화 경험은 촛불로 상징되는 시민들의 직접적 참여 욕구를 제도화된 공간으로 흡수할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광장에서 난무하는 자기중심적 일방적 주장을 공론화를 통해 제도화된 합의형성을 도모함으로써 공식적 의사결정과정의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참여와 숙의를 결합시켜 한국사회 주요 문제에 대해 합의를 기반으로 해법 모색을 추구하는 숙의민주주의의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숙의 기반 시민참여 방식이 아직 도입단계이기 때문에, 성과 못지않게 다양한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사회 공론화 사례와 쟁점: 한국형 공론화 모델의 탐색’은 매우 시의적절한 저작이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사회에서 실행된 다수의 공론화 사례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성과와 함께 개선점에 대해 꼼꼼히 정리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작은 성과에 매몰되어 공론화가 무분별하게 남용될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울러 저자들이 특히 강조하고 있는 바와 같이 특정한 공론화 모델을 과도하게 일반화하여 적용하지 말 것과 상황의 특성에 부합하는 다양한 유형의 공론화 모델을 탐색하여 적용할 필요성을 역설한 점도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론화를 실천적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독자들이라면 반드시 ‘한국사회 공론화 사례와 쟁점: 한국형 공론화 모델의 탐색’을 정독해 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특히, 제1장(공론화와 공론화 모델)과 부록(공론화 10개 사례분석에 따른 주요 이슈)에 대해 열독 해 보기를 권한다.
- 신철영 

머리말

필자들은 2020년 1월 30일과 31일 양일 간 영국 PHM(People’s History Museum)에서 개최된 “2020 Democracy R&D Network” 연차회의에 참석하였다. 맨체스터에 있는 PHM은 영국 민주주의 국립 박물관으로 영국 민주주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담고 있다. 영국 민주주의 산실인 PHM에서 미국, 유럽, 호주, 일본, 한국 등 각 나라에서 진행된 공론화의 경험을 기반으로 “민주주의 혁신”을 토론하는 자리는 상징적 의미가 있었다. 오늘날 정치적 양극화, 유권자의 무관심과 정치적 불신, 그릇된 정보 확산, 위임받은 정치인들이 복잡한 사회현안을 주의 깊게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 등 민주주의 위기가 전 세계적인 현상임에도 유럽의 시민의회(Citizen’s Assembly), 영·미권의 시민배심제(Citizen’s Jury) 및 숙의여론조사(Deliberative Poll) 등 다양한 공론화 모델의 확산은 일반 시민의 숙의적 참여를 통해서 민주주의를 쇄신하고 공공정책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한국갈등학회와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는 2019년에 숙의민주주의의 글로벌 네트워크인 “Democracy R&D Network”에 가입하였다. 2020 맨체스터 연차회의는 미국의 ‘시민배심제’를 창안한 Ned Crosby와 시민배심제를 세계적으로 전파하고 있는 제퍼슨센터의 Kyle Bozentko 소장, 독일의 Panning Cell을 창안한 Peter Dienel(작고)의 아들 Hans Dienel 교수 등 유럽과 미주 그리고 아시아에서 숙의민주주의 연구자 및 전문가 76명이 참석하였다. 공론조사(숙의여론조사)를 개발한 James Fishkin도 회원으로서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측 참석자를 대표하여 이선우 교수(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이사장)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사례 등 한국사회의 공론화 경험을 발표하였는데, 놀랍게도 일부 참석자들은 최근 한국 사회에서 역동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공론화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참석자들은 한국사회의 공론화가 공론조사(숙의여론조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유를 궁금해 했고 다양한 공론화 방식의 적용 가능성을 조언하기도 했다. Hans Dienel 교수는 한국 측 참여자들과 토론하는 과정에서 한국에서 “Panning Cell 기법”이 활용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질의하기도 하였다.
한국사회의 공론화 사례는 세계적 차원에서 관심과 연구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한국사회의 공론화 활용은 최근 정책 결정의 영역을 넘어 중앙정부의 예산편성 과정까지 확장되고 있는데, 중앙정부의 예산편성과정에서 시민들의 숙의(공론화)가 연례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한국의 공론화 사례의 특징인 “시민참여단의 높은 참여율”과 정부 주도의 공론화가 집중적으로 시도된 것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한편, 대부분의 연차회의 참석자들 역시 공론화와 관련하여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 그리고 숙의민주주의와의 관계에 대해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들도 논쟁 중이며, 공론화의 효과성도 상황에 따라, 지역에 따라 그리고 주관자의 의지에 따라 각각 다를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였다. 또한, 숙의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무작위 추출(추첨)하는 과정에 조작의 문제점을 예방하거나, 실질적인 대표성을 담보하는 방안, 그리고 시민들이 충분한 정보를 받고 주의 깊고 열린 자세로 함께 토의하는 방법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에 깊은 공감을 했다.
필자들은 그동안 한국사회의 공론화 경험이 축적되면서 공론화 사례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본격적으로 시도될 때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공론화를 바라보는 일반 국민들과 관련 전문가들의 시각은 긍정과 부정이 혼재하고 있다.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가 한국리서치와 함께 매년 실시하고 있는 ｢한국인의 공공갈등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공론화에 대해 국민적 인식은 긍정적 평가(공론화가 행정의 신뢰를 높이고 숙의민주주의에 기여)가 2018년 65%, 2019년 6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부정적 평가(공론화가 책임회피수단으로 남용)도 2018년 52%, 2019년 53%로 절반이 넘고 있다. 또한 ｢2019년 공론화에 참여한 전문가조사(하동현·서정철, 2019)｣ 결과에서도 전문가 대부분은 공론화의 긍정적 효능(92%)에 동의했지만 “졸속추진”, “기관장의 책임회피 및 정책 결정의 정당화 악용”, “획일적 신고리 모델 적용” 등을 공론화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공론화가 우리 사회의 갈등 해결과 숙의민주주의에 기여하도록 긍정적 기능을 살리면서 공론화 과정에서 드러난 “졸속추진”, “책임회피 우려”, “찬/반 승부를 가르는 도구”로 왜곡되는 문제점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가 한국사회에 공론화의 효능을 확인시켜주고 공론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증폭시키는 결정적 계기였지만, 사실 한국사회에서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이전부터 다양한 형태의 공론화가 기획되고 실행되어왔고, 이러한 경험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활동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2005년 8·31 부동산정책 수립과정에서 숙의 여론조사기법(Deliberative Poll)이 본격적으로 활용된 이후, 2007년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 ‘2014 대한민국 미래비전 국민대토론회’, 2015년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활동 등에서 적용되었고, 울산 북구 음식물자원화시설 건립에 시민배심원제가 처음 적용되었다. 아울러, 일반 시민이 중심이 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와 달리, 이해관계자 중심의 합의형성(consensus building)형 공론화 활동도 진행되었는데, 2009년 ‘국립서울병원 이전 및 재건축 갈등 공론화’ 활동과 2016년 ‘4·16 세월호 참사 안산시추모사업 공론화’ 사례 등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각각의 공론화 경험들은 하나의 정형화된 모델에 입각하기보다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설계되고 실행되어 왔다. 그 결과 일부 사례는 ‘성공적이다’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고, 일부 사례는 ‘실패한 사례’로 평가되기도 하였다. 성공이든 실패이든, 각각의 사례는 완벽한 것은 없으며 우리들에게 극복해야 할 과제와 쟁점을 남겨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본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실행된 사례들을 객관적인 분석틀과 필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얻은 경험적 교훈을 종합하여 공론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고 한국형 공론화 모델을 탐색하려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본 연구는 공론화 사례에 대한 분석의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공론화 과정에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론화 과정의 내적 역동성을 파악하는 등 종합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제1장 공론화 및 공론화 모델에서 우리는 한국 사회에서 진행된 공론화와 관련하여 몇 가지 유형화를 시도하였다. 우선, 합의형성을 지향하는 이해관계자 중심의 공론화와 찬반옵션 선택(의견분포 확인) 및 의제발굴을 도모하는 일반시민 중심의 공론화로 유형화했다. 비용과 편익이 분산된 대중적 정치 상황에서는 시민 중심의 공론화, 비용과 편익이 집중된 이익집단 정치 상황에서는 이해관계자 중심의 공론화, 비용과 편익이 불일치할 경우에는 혼합형 공론화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했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진행한 다양한 공론화 사례를 유형화하는 것은 공론화를 설계하고 기획하는 데 가장 핵심적 과제인 공론화 모델의 선택에 도움을 줄 것이다.
다음으로 제2장은 사례분석의 준거틀(framework)을 기술했다. 사례분석을 토대로 한국형 공론화의 일반적인 모델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례를 하나의 준거틀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준거틀은 특정한 공론화 과정을 기획하고 실행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미시적 요소들에 주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공론화 과정을 크게 1) 공론화 사전준비 단계, 2) 프로세스 설계 단계, 3) 참여 및 숙의 단계, 4) 결과 도출 단계로 구분했고, 각 단계별로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들을 도출하여 각 사례를 분석하였다.
제3장은 그동안 진행된 공론화 사례 중에서 사례가 갖는 상징성과 필자들이 직·간접으로 참여한 경험을 중심으로 10개의 공론화 사례를 선택하고 2장에서 필자들이 구축한 준거틀을 바탕으로 사례를 분석하였다. 10개 사례는 연대순으로 구성됐으며 ▲국립서울병원이전 및 재건축갈등 공론화(2009) ▲2014 대한민국미래비전 국민대토론회 ▲4·16 세월호 참사 안산시추모사업 공론화(2016) ▲신고리 5·6호기 중단 및 재개 관련 공론화(2017) ▲학교생활기록부 신뢰도 개선 정책숙려제(2018) ▲2022년 대입제도개편공론화(2018) ▲2018 국민참여예산제도 ▲광주 도시철도2호선건설 관련 공론화(2018) ▲2018 서울지역 균형발전 공론화 ▲제5차 국토종합계획수립을 위한 국민참여단 운영(2018) 등이다.
제4장은 결론 부분으로 본 연구를 통해 확인된 결과를 요약하고, 한국형 공론화 모델 탐색과 관련된 몇 가지 제안을 덧붙였다. 핵심적 내용으로 공론화 모델은 사안의 특성, 갈등 발생의 유·무, 공론화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와 2022년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에서 활용된 “시민참여형조사”, 2018 서울균형발전 공론화 등에서 활용된 “공공토의 모델”, 국립서울병원 이전 및 재건축 관련 공론화 및 4·16 세월호 참사 안산시추모사업 공론화에 활용된 “협의체 & 공공토의(또는 숙의여론조사)모델”은 외국의 사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이를 보완하고 개선하여 한국형 공론화 모델로 발전시킬 것을 제안했다.
끝으로 부록에서는 10개 사례분석을 통해 제기된 이슈 중에서 성공적인 공론화를 위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10개의 핵심 이슈를 살펴봤다. ▲적절한 공론화 유형의 선택 ▲합의지향과 의견조사 ▲사전공론화의 필요성 ▲공론화기구의 구성과 권한 ▲공론화의제의 적절성 ▲기울어진 운동장(공정성) ▲숙의 성찰성 ▲시민참여단 구성(대표성) ▲온라인참여단 활용 ▲공론화의 확장성 등은 핵심적인 이슈로서 한국형 공론화 모델을 탐색하는데 미시적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들이다.

이 책은 엄밀한 의미에서 논리적 정합성을 갖는 논문이 아니라 공론화와 연관된 필자들의 경험과 문제의식을 토대로 실용적인 관점에서 작성된 일종의 사례분석 보고서이다. 필자들의 역량의 한계로 드러난 여러 가지 부족한 점들은 향후 해당 분야의 연구자 및 활동가 그리고 일반 독자들이 다양한 토의를 통해 보완되길 기대한다. 끝으로 추천사를 작성해주신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이사장이신 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님, 신철영 경실련 공동대표님(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공론화 사례로 언급된 10개 사례에 함께해 준 여러 동료들과 기꺼이 발간을 허락해준 박영사에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