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의 기폭제

이 광 복
(소설가·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새해 벽두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해괴한 바이러스가 인류 사회를 기습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약칭 코로나19)이 그것입니다. 5대양 6대주 각지에서 숱한 사람들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목숨을 잃거나 고통을 받았습니다. 현재도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가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되는 동안 우리나라는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국민들의 일치단결로 세계의 모범을 보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의료진과 국민들이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우리나라는 의료와 방역의 선진국으로 우뚝 서서 세계 각국의 국민들에게 거대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역시 우리 국민은 위대합니다.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입니다.
그렇다고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관계당국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집합금지명령을 발동했습니다. 여러 운동경기가 관중 없이 치러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깊이 파고 들어와 우리의 생활양식까지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시대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살아가던 대면시대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 보지 않는 비대면시대로 전환되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종래의 오프라인(Off-line) 시대를 벗어나 새로운 온 라인(On-line) 시대를 맞이한 것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의 생활 방식도 슬기롭게 전환해야 합니다. 어디론가 나돌아 다니던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독서와 성찰과 사색의 시간으로 대체해야 합니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여러 가지 불편을 보다 유익하게 반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가 책을 많이 읽어 정신적 풍요를 누려야 합니다.
이번에 출판의 명문 청어출판사가 『코로나? 코리아!』를 기획한 것은 크게 상찬 받아 마땅합니다. 이는 시대적 요청에 발맞춘 것으로, 코로나 극복을 화두로 삼아 주옥같은 작품을 쓰신 시인들에게 열렬한 응원과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 이 시집의 필진으로 동참한 시인들은 대부분 우리 한국문인협회 회원들입니다.
단언컨대 이 시집이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심혈을 기울이시는 의료진에게 작은 위안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아울러, 여기 수록된 작품들이 이 시대의 엄중한 위기를 희망의 기회로 반전시키는 강력한 기폭제로 작용하기를 기원하면서 이 시집을 널리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처용님
문효치(한국문인협회 이사장(역). 시집 『대왕암 일출』 외 )

코로나?
코로 나오나?
코 막고 입 막아야 되나?

잠깐
면봉으로 코와 입을 후벼내고
막아야지
코로나 코로나 하다보니
코로 역신이 드나드네

신라로 가야지
처용님, 처용님 어서 모셔와야지

마누라 빼앗기고 문밖에서 춤 췄다고
한때, 그 비열 비난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네

코로나, 코로나 좀
물리쳐 주소
어찌 19는 붙어 있는데 
19금도 없는
코로나 좀 데려가 주오

 

추천사 | 코로나19 시대의 기폭제_이광복(소설가·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간행사 | 자성의 시간 속에서_이혜선(시인·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1부 낯선 사회적 거리두기

문효치 | 처용님
나태주 | 콧등 위에 반창고
유안진 | 기회평등
신호현 | 마스크 사기 3
구명숙 | 코로나19의 도전
이혜선 | 2020년 천지에 봄은 오는데
전정희 | 오월을 그리다
김규화 | 「가시리」 변주變奏
김용국 | 지화자知和者 마스크
이종수 | 우리 모두 소원이 있다면
전 민 | 약국 앞에서
심상옥 | 코로나가 말했나
박방희 | 줄
정성수 | 하늘의 사신 코로나
이유식 | 길은 어디일까
이인평 | 난향 천리蘭香千里
권숙월 | 산수유 봄 일기
배상수 | 신종코로나, 꽃
김도성 | 운동화의 하루
정 원 | 비로소 알았네
김송포 | 스멀스멀 옮겨 다니는 무늬
이명호 | 코로나바이러스로 오는 봄
강희산 | 우리집 아기가 하는 말
권현수 | 불이不二
강정수 | 새벽
조미애 | 봄날은 가고
김현지 | 초봄, 고향에는
오영미 | 우린 아직 진행 중
강희동 | 코로나를 타고
서병진 | 코로나19
이태수 | 봄 전갈
조영희 | 역병, 그 어둠 속 빛살
장충열 | 너와 나
박진희 | 천 개의 손, 천 개의 눈
김해빈 | 투명에 갇혀
박영대 | 얀(Jan)의 젊은 기억
이오장 | 열아홉 코로나
이상규 | 보릿고개
이금한 | 시원하게 불어오는 내일
나고음 | 꽃의 위로
정연덕 | 코로나19의 퇴치
김미윤 | 낯선 사회적 거리두기
오현정 | 코리아는 희망 코로나19
김춘성 | M
이가원 | 2020년 봄은 멀다
이 섬 | 기다려야 할 때


2부 백의 천사 천의 손

신순임 | 말의 온도계
차승진 | 그리운 섬을 찾아서
김현신 | ‘백합꽃’ 사랑
차영한 | 간빙기 수칙은
한이나 | 가장무도회
권정남 | 미안하다, 벚나무야
이영춘 | 마스크
오점록 | 리모델링
조명제(들샘) | 백의 천사 천의 손
안광석 | 코로나19에게
이 솔 | 지구는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관표 | 일상이 그립다
이희선 | 우두망찰 이 난세
정복선 | 거리距離 두는 거리
이영애 | 혼돈
유회숙 | 코로나19를 부탁해
이지선 | 새 길을 보여주다
박연원 | 그만큼
류희옥 | 바람
경현수 | 큰 눈 오는 날처럼
이기라 | 코로나19 심문
김용옥 | 코로나바이러스19의 지혜
임종은 | 찾아온 기회
이신경 | 코로나19 창과 방패
이강현 | 녹두꽃
임애월 | 그래도 봄
가영심 | 닳아지는 날들
김철교 | K-정신
송세희 | 우주가 신음하다
한경희 | 4월의 거리
이구재 | 오월의 초대
김밝은 | 애월涯月을 그리다 11
주경림 | 판도라의 상자
문창국 | 자연과 거리두기
지영희 | 그래서 오월은 푸르다
김은수 | 코로나19 제국의 꿈
박병래 | 꽃등 환하던 그날의 아픔
하순명 | 코로나, 목련
정영학 | 2020년 봄날
김미형 | 코로나19, 미뉴에트에 맞추어
정옥임 | 침?
김윤한 | 별을 찾다


3부 힘내라, 대한민국

김정화 | 코로나19 有感
노혜봉 | 잔인한 코로나의 달, 나날들
전가은 | 코로나의 길
강정화 | 끝나지 않는 시위
박정원 | 붉은 여우를 찾아서
김건일 | 코로나19
노창수 | 코로나19
이애정 | 독감毒感
최임순 | 코로나에 무풍지대
김종순 |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김필영 | 로봇행렬시대
갈정웅 | 코로나19
양왕용 | 보도블럭 사이의 민들레
이춘하 | 코로나바이러스
안재찬 | 코로나19 방송국
신성호 | 코로나19의 경고를 듣다
최금녀 | 벌레카페
박인수 | 요즈음엔
한규동 | 우주의 메시지
김일호 | 힘내라, 대한민국
정영숙 | 고망古莽의 나라
이덕주 | 비대면非對面
강남주 | 펜데믹 세상
안혜초 | 머리칼을 자른다
정유준 | 답다
민문자 | 코로나에 빼앗긴 봄
임솔내 | 하이바이, 19
김유제 | 하얀 전쟁
박무웅 | 빨간 목장갑
한다혜 | 사랑받는 꽃
김선진 | 몽환의 다리에서
이신강 | 천국을 살다
진 진 | 역설, 코로나19
도경원 | 멈춰버린 시간
탁영완 | 연담재蓮譚齋, 4월
김점순 | 세균
임보선 | 코로나19




4부 마스크 사기

마경덕 | 아름다운 마스크
동시영 | 추운 봄
신을소 | 코로나19
남민옥 | 닫힌 문
권오휘 | 새로운 일상
이희국 | 해바라기
김미숙 | 두려움에서 배우다
강숙려 | 2020 삼월 COVID 19 PANDEMIC
임현숙 | 이천이십년의 봄
안봉자 | 2020년 오월은 그렇게 오셨다
한정우 | 우리 아직은
김원길 | 마스크를 쓰고
김예태 | 술래잡기
김정임 | 바람, 햇빛, 바다
전원범 | 그대들의 아름다운 이름
서정윤 | 초록 콧물
김청광 | 수상한 동행자
김용재| 코로나, 너도 가거라
김정현 | 부끄러운 만보
박영숙영 | 창안과 창밖
이기철 | 각북에서 쓰다
이기철(송현) | 어색한 동거
심은섭 | 나이팅게일의 후예들
나숙자 | 봄이 슬프다
안기찬 | 침묵의 꽃
배선옥 | 초록가시의 시간
위상진 | 귀가 자라난다
김금용 | 거리두기
임상호 | 숨겨진 영웅
은학표 | 악마에게 보내는 편지
박순하 | 이기리라
김원식 | 포스트 코로나
김찬식 | 코로나19의 간격
손은교 | 레퀴엠
박분필 | 지금은 거리두기 중
정 호 | 어떤 술래

출간사 |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_이영철(청어출판사 대표·한국문인협회 이사)

□ 간행사

자성의 시간 속에서

책임편집  이 혜 선
 (시인·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인수공통감염병人獸共通感染病인 COVID-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 5개월이 되었다.
모처럼 사람들은 각기 자기 집 속에 스스로 자가 격리를 하고 자신의 내면 속을 깊이 들여다 보고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어 고통 받고 목숨 잃는 사람이 늘어나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이 감염되고 사망자가 늘어나는 불행을 겪고 있지만,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자성自省의 시간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격리된 생활을 하면서 비로소 이웃과 친지와 나누던 사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절감하고, 자신이 공동체 속의 일원이라는 유대감을 새삼 느끼고 있다.

유례없는 코로나19 유행 시기를 통과하면서 청어출판사 이영철 발행인과 함께 『코로나? 코리아!』시집을 간행하게 되었다. 국내의 시인과 외국에 거주하는 동포시인 161명의 시를 모아서 코로나19를 주제로 시집을 엮는 것을 의미 깊게 생각한다.
그동안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순리를 망각하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심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환경을 훼손하고, 우주의 순행이법을 거스르며 감히 신의 영역까지 넘보는 오만을 저질러왔다.
이러한 오만과 탐욕, 이기심을 반성하면서 겸허히 옷깃 여미는 마음들이 여기 모였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애써 오신 국민들과 관계당국과, 무엇보다 의료진들의 희생적인 노고에 감사드리면서 이 시집을 바친다. 모쪼록 이 시집이 국민 모두의 힘들고 우울한 마음을 위무해주고 작은 힘을 보태는 긍정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코로나19가 하루 빨리 퇴치되기를 바라며 기도한다.
코로나를 잘 이겨내고 맞게 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국민 모두와 세계인 모두가 물질적인 풍요만을 따라가던 이전의 삶을 반성하면서, 인문학과 문학으로 내면을 살찌워서 보다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누리기를 기원한다.

좋은 작품을 보내주신 전국 각지의 시인들과 멀리 캐나다의 밴쿠버, 앨버타, 미국의 휴스턴, 워싱턴의 시인들께 감사드리며, 의미 깊은 책을 기획하고 발행해주신 청어출판사 이영철 대표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