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계절에 따라 황사가 기승을 부릴 땐 황사에 대해 알고 싶고,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써야하면 미세먼지가 궁금하고, 아파트 안의 건축자재에서 라돈이 기준이상 방출되어 문제가 될 때는 라돈이 뭔가 궁금해지게 마련이다. 새 집에서 유기화합물 때문에 알레르기가 발생하면 새집증후군은 또 무슨 말이고 휘발성유기화합물이란 게 뭔가 궁금하고, 공기 중에 중금속이 많아 해롭다고 하는데, 종합비타민 구성성분에는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으니 이건 또 무슨 조환가 알고 싶어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이런 오염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루어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설명된 책이 없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대기오염뿐만 아니라 실내공기 오염문제도 신문이나 TV에서 크게 또는 심각하게 다루어지고 있으나 오염물질 하나하나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신중하게 다루면서 오염물질을 체계적으로 다루어 서로의 연관성이나 발생원인, 사람에 미치는 영향, 제거방법 등은 단편적으로 설명하여 문제점이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지 체계적으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인터넷에서 찾아봐도 어떤 것은 설명이 너무 학술적이거나 전문적이어서 문장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아 일반인들도 체계적이면서 쉽게 풀어 쓴 오염문제에 관한 책이 필요한 것을 통감하여 이 책은 가능한 한 알기 쉽게 그리고 체계적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하였다.

대기오염만 문제가 되고 실내공기오염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문제인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는 무슨 소린가? 플라스틱 공해란 것이 그렇게 심각한 문제인가? 오염물질에는 어떤 것이 있고, 사람의 몸에는 얼마나 해롭기에 이렇게 요란스럽게 떠들고, 심지어 일기예보에까지 미세먼지농도, 자외선지수, 오존지수 등을 예보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인가? 우리 일상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환경문제는 참으로 다양하고, 특성도 다르며, 때로는 해결책이 있기도 하고, 어떤 문제는 뚜렷한 대안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려고 그 많고도 많은 환경문제를 체계적으로 간추려 설명하고, 해결책을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오염물질의 명칭이 대부분 화학적 용어이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나 병명이나 증상에는 의학적 용어가 많은데다, 관련 외국기관과 사용용어에 영어식 표기가 많아 독자들이 읽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어느 정도까지 이야기를 풀어가야 할지 결정하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 그래서 화학용어나 의학용어 또는 특이한 용어는 새로 나타날 때마다 깊은 지식이 없는 필자가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풀어 설명을 달아두었다.

필자의 전공이 건축공학에서 도시계획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화학과 의학에 대한 지식은 고등학교 졸업수준을 결코 벗어나지 못한다. 따라서 책의 내용은 필자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 다시 말해 고등학교 졸업 수준이다. 우리말에 없는 화학용어나 의학용어의 영어식 표현에 거부반응을 갖지 말고 읽어 가면 상당히 넓은 상식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가능한 한 원어를 괄호 속에 밝혀두었다.

책에 제시된 오염문제에 대한 정책, 자료, 통계들은 우리나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과 환경관련 기관의 자료는 물론,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환경보호청(EPA), EU국가들의 가장 최근 자료들에다 Wikipedia에서 뽑아낸 것에다, 필자의 저서인 건축환경-실내공기오염(기문당, 2007)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우리나라의 네이버와 다음을 통한 검색정보는 특히 우리나라의 최근 환경관련 뉴스와 우리말 용어를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오염문제의 해결책은 대부분 발생원에서 찾을 수 있다. 대기오염은 집밖에서 해결책을 찾지만, 실내공기 오염문제의 해결책은 실내 발생원 즉, 실내 마감자재에 그 해결책이 있다. 합판이나 MDF 같은 합성목재, 방부제, 접착제, 페인트, 시너, 라커, 실링제, 코킹제 등의 마감재에 문제가 있어, 실내공기가 오염되는 것이 건축전공인 필자를 환경문제로 끌어들인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10여년이 넘게 환경공부를 하게 되었고, 정년퇴임 후에도 계속 공부를 이어왔다.

정년퇴임 후 여러 해에 걸쳐 개발도상국(베트남, DR콩고, 스리랑카)의 정부기관에서 자문관으로 근무하면서 느낀 그 나라의 발전상태와 그에 따른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공무원들 인식의 차이는 필자에게 우리나라의 발전과정에 따라 변화해왔던 환경문제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대처방안의 마련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기회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심각성을 더해가는 환경문제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고, 후손들에게 환경의 틀을 제대로 갖춘 나라를 물려주고 싶은 일념에서 필생의 마지막 작업으로 뭔가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책으로나마 기여하고 싶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이 책을 썼다. 그래서 이 책을 미래의 이 나라 주인이 될 젊은이들과 나의 손주들(여강, 카노아, 범수)에게 바친다.

2020년 7월
 저 자 차 동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