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개화기의 혼란과 국권상실에 따라, 주로 서양인 선교사들이나 총독부 당국, 일부 한국인 독학자들에 의해 편찬된 이들 이중어사전들은 1938년 문세영의 『조선어사전』이 나오기 전까지 사실상 국어사전?의 역할 을 대체해 왔다. 그간 서적류나 신문잡지 등을 통해서만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었던 근대 한국어 및 개념어들의 변화 추이를, 사전이라 는 명시적인 자료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문명 ． 문화 ． 민족 ． 철학 ． 과학 ． 미술 ． 문학 ． 예술 등의 각종 번역어의 유입 및 안착 과정을 실증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되어, 번역...
개화기의 혼란과 국권상실에 따라, 주로 서양인 선교사들이나 총독부 당국, 일부 한국인 독학자들에 의해 편찬된 이들 이중어사전들은 1938년 문세영의 『조선어사전』이 나오기 전까지 사실상 국어사전의 역할 을 대체해 왔다. 그간 서적류나 신문잡지 등을 통해서만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었던 근대 한국어 및 개념어들의 변화 추이를, 사전이라 는 명시적인 자료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문명 ． 문화 ． 민족 ． 철학 ． 과학 ． 미술 ． 문학 ． 예술 등의 각종 번역어의 유입 및 안착 과정을 실증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되어, 번역사 자료로서도 큰 몫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방 후 출간된 조선어학회의 『큰사전』이나 ‘국학’ 개념에 주목한 국어학자들의 저술에 의해 가치절하되어 온 면이 있지만, 이들 이중어사전류는 분명 외국인과 한국인의 협업의 소산으로 이 시기의 일상적 한국어와 한국어 추상 개념들을 연구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자료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시기의 한국어를 문맥이 아니라 단어 수준에서 확정적인 형태로 확인하고, 또 이를 계량적으로 연구 할 수 있는 자료는 이들 이중어사전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어의 근대와 이중어사전』은 개화기에서 식민지 시기까지 외국인과 한국인이 발행한 13종의 이중어 사전을 두 저자가 5년여의 자료 추적과 수집, 연구 검토 끝에 내놓은 성과이다. 국내외 도서관과 교회, 장서가들의 손에 숨어 있던 총13종의 대표적인 이중어사전 10,200여 면을 11권으로 영인하여 출판한 것이다. 그간 전국 각지와 해외 도서관, 소장자들의 손에 흩어져 그 전체적 실상을 확인하기 어려웠던 이중어사전류들 전체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각 권마다 영인된 사전의 서지 및 얼개, 동시대 서구인 및 한국인의 각 사전에 대한 인식, 이중어사전 편찬사에서 각 사전이 지닌 함의를 소상하게 밝혀준 해제가 수록되어있다.
프랑스 선교사의 한불대역사전을 비롯하여, 연세대학교를 설립한 언더우드(H. G. Underwood)박사와 그의 아들 원한경(H.H.Underwood), 한글성경 및 국한문 성경을 번역한 게일(J. S. Gale) 박사, 한국인의 하와이 이민을 주도했던 존스(G. H. Jones) 목사, 영국 외교관 스콧(J. Scott), 조선총독부 등 외국인들이 주도한 이중어사전 뿐만 아니라, 그간 거의 잊혀지다시피 했던 김동성, 이종극 등 한국인의 이중어사전들을 함께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 자료집을 통해 당대 한국어의 변화를 내외국인들이 어떻게 파악했는지, 프랑스어, 영어, 일본어를 비롯한 제국어들에 대응하는 한국어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창출되거나 이입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두 사람의 저술 및 자료 편찬은 그 자료사적, 학술사적 의의가 뚜렷한 작업이라는 것이 학계의 중평이다. 『한국어의 근대와 이중어사전』 영인편 전 11권 및 『개념과 역사, 근대 한국의 이중어사전1』(연구편), 『개념과 역사, 근대 한국의 이중어사전2』(번역편)은 그간 전국 각지와 해외 도서관, 소장자들의 손에 흩어져 전모를 확인하기 어려웠던 이중어사전류들을 발로 뛰는 서지 조사 작업과 수십만 단어에 이르는 지난한 입력 작업, 긴 연구 검토를 거쳐 고증한 연구 성과로 특히 총 13종의 사전류의 전모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에 대한 상세한 해제와 연구, 관련 자료의 번역을 망라하고 있어 국어국문학 연구자 뿐 아니라 최근 인문학 전체의 화두인 개념사 연구에도 중대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목차
제1권
Ridel, Felix Clair, 『한불자뎐韓佛字典(Dictionnaire Coreen-Francais)』, Yokohama: C. Levy Imprimeur-Libraire, 1880.
제2권
Underwood, Horace Grant, 『韓英字典한영자뎐(A Concise Dictionary of the Korean Language)』, Yokohama: Kelly & Walsh; London: Trubner & Co., 1890.
제3권
Scott, James, English-Corean Dictionary: Being a Vocabulary of Corean Colloquial Words in Common Use, Corea: Church of England Mission Press, 1891.
제4권
Jones, George Heber, 『英韓字典영한자뎐(An English-Korean Dictionary)』, Tokyo, Japan: Kyo Bun Kwan, 1914.
제5권
Gale, James Scarth, 『韓英字典한영자뎐(A Korean-English Dictionary)』, Yokohama: Kelly & Walsh, 1897.
제6권
Gale, James Scarth, 『韓英字典한영자뎐(A Korean-English Dictionary)』, Yokohama: The Fukuin Printing CO., L’., 1911.
Gale, James Scarth, 『韓英字典한영자뎐(A Korean-English Dictionary(The Chinese Character))』, Yokohama: The Fukuin Printing CO., L’., 1914.
제7권
朝鮮總督府, 『朝鮮語辭典』, 朝鮮總督府, 1920.
제8권
Gale, James Scarth, 『三千字典(Present day English-Korean: Three Thousand Words)』, 京城: 朝鮮耶蘇敎書會, 1924.
Underwood, Horace Grant& Underwood, Horace Horton, 『英鮮字典(An English-Korean Dictionary)』, 京城: 朝鮮耶蘇敎書會, 1925.
제9권
金東成, 『最新鮮英辭典(The new Korean-English Dictionary)』, 京城: 博文書館, 1928.
제10권
Gale, James Scarth, 『韓英大字典(The Unabridged Korean-English Dictionary)』, 京城: 朝鮮耶蘇敎書會, 1931.
제11권
李鍾極, 『鮮和兩引 모던朝鮮外來語辭典(The New Dictionary of Foreign Words in Modern Korean)』, 京城: 漢城圖書, 1937.